독일 동포 미디어 베를린리포트
커뮤니티 새아리 유학마당 독어마당
커뮤니티
자유투고
생활문답
벼룩시장
구인구직
행사알림
먹거리
비어가든
갤러리
유학마당
유학문답
교육소식
유학전후
유학FAQ
유학일기
독어마당
독어문답
독어강좌
독어유머
독어용례
독어얘기
기타
독일개관
파독50년
독일와인
나지라기
관광화보
현재접속
248명
[자유투고] 자유·토론게시판 - 타인에 대한 약간의 배려 말고는 자유롭게 글을 쓰시면 됩니다. 어떤 글이든지 태어난 그대로 귀하지 않은 것이 없으니 <열린 마음>(타인의 흠결에 대해 관대하고 너그러움)으로 교감해 주세요. 문답, 매매, 숙소, 구인, 행사알림 등은 해당주제의 다른 게시판을 이용하세요. 이런 글은 게시판 사정에 따라 관용될 때도 있지만 또한 관리자의 재량으로 이동/삭제될 수도 있습니다. 펌글은 링크만 하시고 본인의 의견을 덧붙여 주세요.

지비 있지 뭣허러 나왔댜...

페이지 정보

작성자 sonnenblume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3건 조회 2,321회 작성일 14-06-30 23:48

본문

어제 서울을 벗어나 지방의 한 도시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시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시골이나 다름없는 곳입니다.
터미널에 도착해서 시내버스로 갈아탔습니다.
버스가 새것인데다가 인테리어가 독일에서 자주 보던 것과 유사했습니다.
한참을 가다가 어느 정류소에서 오래 멈췄습니다.
무슨 일인가 하고 봤더니 휠체어를 탄 장애우를 태우기 위해 기사가 애쓰고 있었습니다.
독일에서 흔히 보던 버스들처럼 차체가 기울어져 있고 휠체어를 버스안으로 태우는 중이었습니다.
휠체어 주인도 휠체어 조종이 서툴고 버스 기사는 자신의 휠체어가 아니니 더 서툴렀습니다.

정류소에서 정차하는 시간이 길어지니 승객들이 지켜보면서 뭐라고 합니다.
그 시간대에는 어르신들이 많았는데 그 중 한 분이 말씀하십니다.
"지비 있지 뭣허러 나왔댜?"
제가 속으로 답합니다.
'저 사람들도 용무가 있겠지요. 어떻게 집에만 있겠어요?'
기사가 장애인 석에 앉은 승객을 물리고 휠체어가 차지할 공간에 서 계신 어르신을 다른 곳으로 가게 하니 제 바로 옆에 앉으신 어르신께서 한 마디 하십니다.
"장애인 차가 따로 있던디..."
여기 저기서 한 마디씩 하시길래 제가 한마디 합니다.
"이 버스가 저런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버스예요. 장애인 전문 차량들도 있지만 그건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것이고 이렇게 버스도 타라고 만들어진 거예요."
제 오른쪽 옆에 앉으신 어르신 들으시라고 드린 말씀인데
제 왼쪽 옆에 앉으신 어르신께서 자꾸 댓구를 하시고
제 오른쪽 옆에 앉으신 어르신은 집에 있지 뭐하러 나왔냐는 말만 뒤풀이 하십니다.
그래서 저는 제 왼쪽 어르신과 함께 버스에 대해서 계속 얘기를 나눕니다.
"서울에도 없는 버스가 여기에 있네요, 이렇게 버스가 기울어지는 것은 독일에서 개발한 기술이에요."
"이 버스 어디서 만든겨? 독일차여?"
"글쎄요, 어떤 버스인지는 저도 모르겠고요, 이렇게 차체를 기울이는 것은 독일 기술이에요."
정류소에서 장애우를 태우느라 시간이 좀 지체되는 것을 못기다리시고 몸도 불편한데 뭐하러 돌아다니냐고 하시는 어르신의 말씀을 들으며 맘이 짠했습니다.
추천10

댓글목록

gomdanji님의 댓글

gomdanji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소위 '순박'한 사람들이 산다는 곳의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을 보면 소름이 끼칩니다. 이게 한국인인가 하는 생각들이 자주 들더군요.

sonnenblumen님의 댓글

sonnenblume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충청도 분들만 저러시겠어요? 장애우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가지신 분들이 우리 나라에 아직은 많이 계시는 것이죠.

참, 서울에 저런 버스가 있는지 없는지는 확실히 몰라요. 제가 주로 마을버스와 전철 아니면 광역버스를 타고 다녀서 장애우가 이용할 수 있는 시내버스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고 경기버스에는 장애우를 위한 버스가 있는 것 같았어요. 아마 서울에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김원겸님의 댓글의 댓글

김원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딴지는 아닙니다. :)

완곡하고 부드러운 표현으로 종종 쓰이는 단어이기는 하지만, '장애우' 라는 표현은 옳은 표현이 아니라고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Noelie님의 댓글의 댓글

Noel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군 모어겐!
많은이들이 이 단어를 해바라기님처럼 그분들을 존중하는, 연대의식의 의미로 사용하기는 하지요.

그러나 반드시 잘못된 말이라기 보다는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랍니다. 언젠가 오랫동안 힐체어에 의지하시는 할아버지가 손녀의 학교 운동회에 갔더니 어린이들이 쓴 환영인사에 "장애우"라는 표현을 보고 의도는 이해해도 난감했다는 글을 쓰셨더군요.

다잘될거야님의 댓글의 댓글

다잘될거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장애우 VS 장애인 용어 논쟁이 10여년전에 있었습니다. 지금도 단체명에 장애우를 쓰는 곳도 있지만, -'장애우권익연구소(?)일거에요. 아마- 대체로 장애인을 그대로 쓰고 있죠. 장애우란 말이 오히려 도움이 필요한 사람, 친구가 되어줘야하는 사람이란 인식을 갖게 한다는 것이죠. 당사자에게 직접 물어보면 답은 뻔한건데 늘 그런식이죠. 어떻게 불러줄까식의 접근. 탈북자도 마찬가지인데요, 새터민이라고 정부에서 '정해줬지요'. 당사자들에게 묻지도 않고. 나중에 오히려 탈북자 단체들이 '우린 폭압적인 북한정권이 싫어 자유를 찾아온 탈북인들이다' 우리 정체성을 지우려 하지마라며 거부했죠. 소수자에게 있어서 외부에서 부여하려는 정체성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참 복잡합니다만, 사람과 사람이 어떻게 평화롭게 관계를 형성할 것인가는 인류의 영원한 숙제인 것 같습니다.

  • 추천 1

sinelaude님의 댓글

sinelaud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일종의 교육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해해야 할 부분은 아니지만, 그 사람들은 장애인이 집에서 우두커니 앉아 소일거리를 하거나 동네를 배회하는 것만 보다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한 마디 거들고 싶은 것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사회는 바뀌고 있고, 이른바 젊은 사람들은 개인주의라는 것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단, 겉으로 내색하지 않을 뿐이지 장애인이 차를 타면서 열차가 지연되거나 버스가 멈추는 것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주변 사람들과 수근거리거나 지인에게 약속시간에 늦어서 미안하고, 내 상황이 짜증이 난다고 문자를 보내는 일이 아무렇지 않게 일어난다는 점에서 어른들의 문제와 젊은 사람들의 문제는 본질적으로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장애인 당사자 입장에서 삿대질을 당하거나 욕을 먹는 일보다 단지 다른 사람의 표정이 일그러지는 일을 겪는 것이 나을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빠르고 신속한 것이 미덕이 되는 사회, 또 공동체의 이익이 나의 이익과 부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불신의 문화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장애인 인식이 얼마나 나아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장애인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고, 이는 평등의 차원에서 당연하다는 것은 학습되어야 하고, 많은 경험을 통해 체득되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고, 이른바 복지를 늘리고, 유능한 장애인이 발굴된다고 해서 평등의식이 신장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물론 한국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독일의 장애인 의식수준 역시 그렇게 높은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종종 보는 장애인들 역시 사람들의 시선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의견을 관철시켜보고 안 되면 마는 식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전쟁을 두 차례나 겪은 탓인지 독일인들은 그들이 가진 삶의 질보다 조금 더 불행하게 살고, 또 여유가 없어 보일 때가 있습니다.

장애인 복지나 더불어 사는 사회를 이론적이고 원론적으로 고민하기 전에 또 장애인을 적극적으로 도우려고 하기 전에 지하철이나 버스에 타려고 하는 장애인이 승하차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평정심을 잃지 않는 훈련을 하는 것이 사회에 더욱 유익한 일이 될지 모릅니다.

sonnenblumen님의 댓글의 댓글

sonnenblume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사람들은 장애인이 집에서 우두커니 앉아 소일거리를 하거나 동네를 배회하는 것만 보다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한 마디 거들고 싶은 것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한 마디 거들고 싶은 것이 아니었나... 를 계속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어르신들이 무슨 시간을 다투게 바쁘신 분들도 아니었을 것이고 평소에 보지 못하던 모습을 보시고는 '몸도 불편한데 저렇게 나와서 고생하나...' 싶은 마음을 '지비 있지 뭣허러 나왔댜' 로 표현하신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애인 태우느라 시간이 지체되는 것에 대한 불평을 하신 것은 아니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gomdanji님의 댓글

gomdanji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독일에서 저는 다른 경험을 했어요.
지적장애가 있고 휠체어에 타고 있는 소녀가 동행과 함께 신호등을 건너가다가 그 자리에서 타고 있던 자리에서 내려 안 가겠다고 그 자리에 버티고 앉아 있었는 경우가 있었는데요.
말없이 한 독일인이 그 교차로의 차들 바로 앞에 서서 아무 말없이 그 소녀가 자리에 앉아 건너갈 때까지 그 차들에게 일종의 신호를 보내고 있었고 바쁜 시간이었기에 차들이 계속 밀려들어와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지만 모든 차들이 조용히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최소한 5분에서 10분이 걸렸어요. 그 소녀를 그 동행이 설득하고 또 다른 사람 한 명이 이 소녀와 소통을 하면서 설득이 되어 스스로 웃으면서 다시 휠체어에 앉고 나서야 길을 건너가게 되었죠. 이렇게 시간이 소요되어도 그 순간에 어느 누구도 짜증을 내면서 차를 빵빵 거리거나 지나가던 행인들도 그냥 이 소녀가 설득이 되도록 조용히 기다리거나 즉 같이 하더군요.

  • 추천 3

맑은집님의 댓글의 댓글

맑은집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원래 이런 모습이, 우리들 민족의 본모습 이었습니다.
아니 이보다 더해서, 유유자적 이라 했습니다.
일제를 거치면서, 엄청난 문화삭제 및 민족성 말살, 갖은 권모술수를 배우게 되었답니다.
거기다 이승만이 결정적으로!!! 그 왜곡문화를 정착시키는데 한 몫 단단히!!! 했구요.
한마디로, 일본 역사상 최고의 구국열사인 것이죠..

머, 이런 말씀을 드리고저 했던 건 아닌데
자꾸만 왜곡되어지는 우리들 본심이, 너무 안타까워서 말입니다.

혹 들으셨는진 모르겠지만,
사람으로 태어나기가 '태평양에서 빠져서 거북이 등을 만나는 것과 같다' 합니다.
역시, 한국인으로 태어나기 또한 이와 같습니다.
???
정신력이 가장 깊은 민족, 천족의 후예이니까요.

일본이, 자위권을 발동했다는데도
위정자들, 한 마디도 못하는.. 이 정권이 눈물납니다.
또 일본은, 이 사실에 얼마나 고소해할 지.. 정말 눈물납니다.........

  • 추천 1

코이와님의 댓글

코이와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별개의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한국엔 아직도 '공익'의 이해가 부족한 듯 보여요.
장애인이 너무 권리주장한다고 듣기 싫어하면서도,
다리아프다고 계단이나 에스칼레이터가 아닌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시죠.
인도나, 건물, 횡단보도를 지날때 휠체어가 다닐 수 있게 깎아달라고 하면 욕을 하시면서도,
산에 쉽게 오를 수 있게 케이블카를 설치하자고 주장하기도 하죠 ;;;;
내 동네에 장애인시설이나, 임대아파트는 안되지만, 고리원전은 남일............ㅠㅠ

슬픕니다.

  • 추천 5
[자유투고] 자유·토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7119 본에사는총각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4 01-03
17118 본에사는총각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4 01-03
17117 본에사는총각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91 01-03
17116 Schönentagnoch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2 01-02
17115 williwiberg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70 12-28
17114 한국맘in독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04 12-19
17113 sidhdsidhd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1 12-08
17112 이현수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1 12-06
17111 sxye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74 11-30
17110 해병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3 11-28
17109 독린이살이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90 11-26
17108 Co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60 11-24
17107 시몬스침대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19 11-24
17106 Schönentagnoch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2 11-21
17105 henkaipa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2 11-21
17104 romy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89 11-16
17103 Wynto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55 11-16
17102 상한가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33 11-14
17101 Coo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4 11-06
17100 룽지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7 11-05
게시물 검색
이용약관 | 운영진 | 주요게시판사용규칙 | 등업방법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비밀번호분실/재발급 | 입금계좌/통보방법 | 관리자문의
독일 한글 미디어 베를린리포트 - 서로 나누고 돕는 유럽 코리안 온라인 커뮤니티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