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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잊혀지는 것입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Jiva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677회 작성일 14-05-31 01:24

본문

세월호 희생자 유예은 학생의 아버지 말씀

많은 공감을 하며 읽은 글, 단순히 퍼 왔지만 여러분들께 소개드리고 싶은데 어디가
적합한지 몰라 여기 올려봅니다. 관리자님, 적당한 곳으로 옮겨 주세요.
http://www.catholic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520

글이 길어 일부만 올렸습니다. 전문은 위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예은이 아빠 유경근입니다.
무슨 말씀을 전해드려야 할까 고민이 많았지만 생각나는대로 말씀을 드리는게 좋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결혼한 다음 해에 하은이와 예은이를 낳았습니다. 이란성 쌍둥이라서 그런지 생김새, 성격이 판이하게 다릅니다. 첫째인 하은이는 주관이 뚜렷하고 고집이 세서 지기 싫어하는 편입니다. 예은이는 엄마를 닮아 유순하고 언니랑 싸워도 항상 지고, 양보하는 성격이었습니다.

17년을 키웠고, 잘 자라줬습니다. 예은이는 가수를 하고 싶어 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유명한 가수가 될 거라고 했는데, 그 또래는 누구나 그런 꿈을 갖기 때문에 그냥 귀엽게 봤습니다. 중학교에 진학하고 고등학교에 가서도 꿈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을 했지만 결국 하고 싶은 것을 못해서 평생 후회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지원해주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예은이는 학교에서 늦게까지 공부하고, 노래를 배우고 연습하면서 힘들지만 재미있어 하고 항상 밝은 얼굴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사고 당일, 그 이후의 이야기를 궁금해 하십니다. 그래서 몇 차례 이야기를 하기도 했지만, 이야기를 하다 보면 많이 힘이 듭니다. 대변인을 맡고 있지만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무엇을 해야 가장 바쁠까, 무엇을 해야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정신없이 살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자원을 하게 됐습니다. 덕분에 아침부터 새벽 2-3시까지는 너무 바빠서 잘 지냅니다. 하지만 일이 끝나고 분향소에 가서 아이 얼굴을 보고 들어가 아침까지 혼자 있는 시간은 견디기 힘이 듭니다.

저도 신앙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하느님 나라를 믿고 제 아이도 예수님 곁에서 영생을 누릴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디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그 아이가 마지막 순간 어떤 상황에서 어떤 과정과 고통을 겪으며 세상을 떠났는지, 보지 않았지만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은이는 2학년 3반이었습니다. 3반 여자 아이들은 모두 4층 다인실에 묶여 있었고, 9시 30분 경 예은이의 전화를 받고 문자를 주고받다가 저와는 10시 9분에 연락이 끊기고 엄마와는 10시 17분에 연락이 끊겼습니다.

연락 내용은 “아빠, 배가 기울어졌어, 구명조끼 입으래, 방안에서 가만히 기다리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선생님 옆에 계시니, 구명조끼 입었니, 방송은 뭐라고 하니”라고 물었습니다. 잠시 후에 “해군이 왔어. 우리 층 구조할 차례야. 순서 기다리고 있어요. 빨리 구조돼서 나갈게요. 보고 싶어요, 사랑해요”라는 문자가 마지막 연락이었습니다.

연락을 듣고 바로 진도로 출발했습니다. 어떻게 갔는지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5시간 거리를 3시간 만에 도착했고, 구조자들이 온다는 체육관에서 아이를 찾았습니다. 버스가 3대 왔고 사람들이 내렸지만 아이가 보이지 않아 묻고 찾아다녔습니다. 한 아이가 “예은이는 분명히 나왔을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제 바로 뒤, 두세 명 뒤에 서 있어서 제가 나왔으니 예은이도 나왔을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기다리면 올 거예요”라고 말했지만, 나오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은 해경이 왔다고 해서 복도에 나가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제 아이 앞에서 구조가 끊긴 겁니다. 해경이 철수하고 약 30분 후 배가 뒤집어지면서 침몰을 한 것이죠.

제 아이는 4층 복도에서 못 나오고 생을 마쳤습니다. 일주일만인 4월 23일 아침 8시 3분에 저희 아이가 잠수사 손에 이끌려 나왔는데, 찾은 장소도 4층 복도였습니다. 이 말씀을 굳이 드리는 이유는 제가 꼭 드려야 할 이야기의 중요한 단서이기 때문입니다.
저희 가족들이 견디지 못하는 이유는, 그 아침에 다 살릴 수 있는 아이들을 그냥 수장시켰기 때문입니다. 해경이 와서 다른 조치를 취할 것도 없었습니다. 그냥 소리만 한번 치면 되는 거였어요. “빨리 나와라, 바다로 뛰어들어라” 이 한마디만 외쳤어도 이 아이들은 살았습니다.  ....................
...................................  생략
추천4

댓글목록

Noelie님의 댓글

Noel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원래 출처로 들어가 몇 번이고 읽어보았습니다.

예은이 아버님의 나즈막한 육성이 전달되는 듯합니다.
우리가 아무리 잊으려고 애써도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소개해주셔서 고마습니다. Jivan 님

Jivan님의 댓글

Jiva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로선 감히 헤아릴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이런 글을 쓰셨다는 거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자녀를 두신 분들이, "아이들에게 선장말을 들어야 한다고 가르쳐야 하느냐, 아님
듣지 말라고 해야하느냐, 이제 어떻게 가르쳐야 하느냐" 라고 물어보신다는 걸
어디선가 읽고 한참 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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