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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아련히 우리세대에 사라진 것들

페이지 정보

작성자 독일병정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3,328회 작성일 13-08-06 03:53

본문

우리 세대에 사라진 것들

어려운 시절 봉지 쌀 사먹을 때, 동네 쌀가게 아저씨가 사용하던 주판 계산기

30년 전 딸아이 유아원 시절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보관하던  큰 앨범첩

살아가면서 없어진 것들에 대한 향수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멀쩡한 고무신을 바꾸어 먹던 엿장수

장에 가기에 바쁜 농촌 생활에 활력을 불어주던 박물장수

유원지에 삼강사와 통을 둘러메고 외치던 아이스께기 장수

만원버스에 위태롭게 매달려가던 버스 안내양

휴대전화의 등장으로 쇠락의 길에 들어서야 했던 삐삐와 공중전화

이메일 덕에 사형선고를 당한 편지와 우체통

의학의 발달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곰보와 천연두......

이러한 물질문명이 없어진 단면도 있지만

북한 사람을 빨갱이라고 부르던 반공교육과

한집 건너 하나만 낳자고 우기던 가족계획과 같은

정신문명의 단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안타까운 것은

없어지지 말아야 할 것들도 함께 사라져가는 아픔이 있다는 것이지요.

어디서나 미역 감고 놀았던 깨끗한 자연

뉘 집을 들어서도 반갑게 맞이하던 넉넉한 인심

어린아이의 순수, 사람들 간의 끈끈한 정........

이런 것들이 함께 없어져가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많습니다.

사회의 발달에 따라 과거의 회상 건너편으로 사라지는 것들을

현세에 되살려 놓을 수는 없겠지만

소중한 우리의 정신문명만큼은 잘 지키고 간직했으면 하는 소망을 메일에 싣습니다.

* 이 외에도 없어진 것이 많군요..

찹살떠억~~, 똥~~퍼, 냄비나 고무신 때워요~~, 개 삽니다.

풍년초, 외상막걸리, 장터국밥, 버스 회수권

석유곤로, 노래 테이프, 달고나, 불량식품,

흑백TV, 할아버지의 긴 장죽, 갓이나 망건, 역도산과 김일의 프로레슬링........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것이라 더 아련한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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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anpigone님의 댓글

anpigon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꼼꼼히 읽어보았지만 저의 세대가 겪은 것은 큰 앨범첩, 사형선고받은  편지와 우체통, 공중 전화기 뿐인듯 해요. ㅠㅠ  그러나 부모님들을 통한 간접적인 체험으로 많이 들어서 알고 있답니다. 엿장수 이야기, 고무신, 버스 안내양에 대한 에피소드 같은거요... 한국은 정말 빠른 속도로 발전한거 같아요.

sonnenblumen님의 댓글

sonnenblume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전 가끔 편지를 써요.
엽서를 쓰기도 하고요.
예쁜 편지지를 고르고
이리 저리 궁리를 해서 내용을 작성하고
보내고 받을 때까지 기다리고
그 과정을 즐기죠.
제가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예쁘고 멋지거나 운치있는 편지지들이 많았는데
요즘엔 예전만큼 맘에 드는 편지지들이 없어요.
초등학생들이나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 편지지들 뿐이더라고요.
90년대 말이었나, 2000년대 초였나
강남 터미널에 가면 멋진 한지 편지지도 많았거든요.
예전 생각이 나서 한지 편지지를 사려고 갔었는데
이젠 그런 운치있는 편지지는 찾아볼 수가 없더라고요.
어디서 살 수 있는지를 제가 모를 수도 있겠고
이제는 그렇게 편지 쓰는 사람이 없어서
만들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snooker님의 댓글의 댓글

snooker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sonnenblumen 님,
한지 편지지... 인사동에 가면 틀림없이 있을 겁니다.

참으로 우아한 취미를 갖고 계시네요.
부디 영원히 이어지기 바랍니다.
요새 참 아쉽죠. 이런 멋진 분이 드물어서리...

물봉선님의 댓글

물봉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sonnenblumen님,
어제 텃밭에 가서 찻 수저만한 토마토를 따먹다가 님 생각이
떠올라 혼자 웃었어요. 토마토는 잘 영글고 계신가요.

그 한지 편지지 저한테 잔뜩 있어요. 사실라우?
20년 전에 한국에서 사가지고 온것들인데 예전엔 독일친구들한테
손편지를 써서 역시 한지 편지봉투에다 셋트로 보내주면 내용보다 겉모양에
감동들을 받아서는 당장 전화가 쪼르르 오곤 하던 기억이 납니다.
봉투에 주소를 쓰려면 낙옆 박힌 부분을 피해가며 글씨가 울퉁불퉁
나름 멋졌답니다.

snooker님의 댓글의 댓글

snooker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물봉선님, 그 편지지 팔지 마시고,
스누커한테 시조라도 적어 보내실라우?
요새 손글씨가 워낙 귀해서 낙서조차 아름다워 보이던데,
물봉선님의 귀한 친필 편지라면 을매나 반가울까 생각합니다.

물봉선님의 댓글의 댓글

물봉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snooker님,
시조 당장 띄웁니다.~
((((((((((((한장에 단 돈 칠백오십원)))))))))))))))
몽땅 구매 하실라우? 네고 가능.

저 어렸을때 김희라 아버지 이름 할머니가 맨날 부르셔서
기억했었는데 지금은 까먹었어요. 할머니도 돌아가시고.
그리고 아래 이름들 다 틀렸어요.
허장강 구봉서 서영춘 배삼룡 서영춘 요렇게 불렀어요.

sonnenblumen님의 댓글의 댓글

sonnenblume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토마토 잘 영글어서 우리 합창단 단원들과 나눠먹고
햇볕 잘 못받는 한 그루는 잘라서 없애고
넝쿨을 옆으로 쭉쭉 뻗어
빨래줄에까지 걸친 한 그루에는
꽃이 또 잔뜩 피어 있어서
이제나 저제나 열매가 다시 맺힐까
눈빠지게 기다리고 있어요ㅋㅋㅋ

그 한지 편지지 제가 몽땅 사고 싶은디
그 멀리서 여기꺼정 배송비가 더 비싸지 않겄슈???

snooker님의 댓글

snooker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금 갑자기 여러 인물들이 떠오릅니다.
허장강님, 구봉서님, 배삼룡님, 양석천님,
김희라씨 아버님 (이름 잊어버렸어요. ㅠㅠ)
그리고 백금녀님, 서영춘님...

이분들중 한 분이라도 살아 계시려나...
허장강님과 김희라씨 아버님은 내가 독일 오기 전에 이미 타계하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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