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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논문, 이렇게 하면 필패한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답답이름으로 검색 댓글 9건 조회 4,149회 작성일 03-07-08 06:39

본문

오늘 공부하는 방으로 레어스툴 한 애가 왔습니다. 옆의 애와 이야기를 하는데, 나 안들리라고 슬슬 이야기하지만 내용은 훤했습니다. 독일에 온 지는 3년 정도, 석사과정으로 들어온 지 일 년 정도 되는 한 한국 유학생 이야깁니다.
석사논문 가제본을 내 놓았는데 교수가 도저히 읽을 수가 없어서 그 애 둘에게 논문 비슷하게 만들어보라고 교정을 맡긴 모양이죠. 제 옆에 있는 애는 언젠가 그 일을 맡은 후에,
"한국에서는 논문을 독일과 다른 방식으로 쓰냐?" 고 물어왔었습니다. 당연히 같다고 했더니 완전히 다른 형식이라는 겁니다. 몇 마디 조심스럽게 나누었을 때는 심각성을 몰랐는데, 어떤 상황인지 오늘 엿들은 이야기가 판명해주었습니다.
애들은 아예 성토대회를 하는데, 도저히 교정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겁니다. 제목과 목차만 자기가 달았지 내용은 아예 (논문도 아닌) 교과서들을 그대로 배꼈다는 겁니다. 그렇게 교과서 비교를 할라 치면 끝에 자신의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비교를 위한 비교라는 거죠. 그리고 뭔가 좋은 표현 한 마디 썼다 생각되면 그 표현을 한 30장 되는 논문 안에 6, 7번 쓴다는 겁니다.
노골적으로 '이런 식으로 해서 박사과정에 가는 게 무슨 의미냐?'고 하더군요. '박사논문 교정은 제발 안 맡아야 할 텐데'라는 걱정도 미리 하고 앉았습니다.
대화 나중에는 외국인 유학생이면 누구나 있을 수 밖에 없는 문제, 즉 문장의 수준이 고르지 못하다... (인용부분 내지 빌어온 표현과 자신이 쓴 부분이 차이난다), 특정 문장을 읽으면서 이런 어려운 문장을 누가 외국인이 썼다고 믿겠냐? 등의 말까지...... (이 부분에서는 옆에서 듣는 나도 약간 뜨끔.)

대화중에 끼어들까 하다가 말았습니다.
그 한국유학생 친구를 만나서 이야기를 해 줄까... 생각하다가 또 돌이켰습니다. 그의 성향을 잘 알기 때문이죠. 누구 독일에 공부하러 나온 사람치고 자존심 없는 사람 있겠냐마는, 다른 사람, 특히 유학을 1,2년이라도 먼저 나온 사람이 하는 말을 전혀 들으려 하지조자 않습니다. 조언 비슷한 거라도 말하면 대 놓고 "하지말라"고 하지는 않지만, 내가 "그건..."이라고 알려줄라고 말을 꺼내면 그 말을 자신이 이어서 먼저 ".... 잖아!" 라고 말을 매듭해버리는 수준의 자존심이죠. 뭔가 팁을 줄 마음이 손톱만큼도 안 생깁니다.
내 옆의 친구가 묻더군요. "얘가 이렇게 (죽쑤고) 있으면 먼저 시작한 네가 좀 가르쳐줘야 하잖아"
'내 말을 잘 안 들으려 하는데, 그건 내 문제가 아니라 그 애의 문제이며, 실제로 한국유학생들끼리는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네가 해라.' 이렇게 대꾸했죠. 괜히 나만 이기적이고 경쟁심에 다른 사람을 안 도와주는 것으로 비칠까 걱정까지 됩니다.  

그의 가장 큰 문제는 독일논문이 그냥 되는 줄 안다는 겁니다. "빨리 귀국해야 한다"는 말을 주로 하면서 "그냥 (한독) 비교하는 거 쓸거다"라고 아주 쉽게 이야기하죠 (유학생 누구나 그렇게 쉬운 거 쓰지 않느냐는 말투. 아주 기분 이상해집니다. 거기 대고 "나는 아닌데!" 이럴 수도 없고) 그리고 그 이른바 "한독비교"는 그냥 되나? 뭔가 진득하게 읽어야 나오는 것이지... 그리고 그 테마를 대충 알건대, 독일과 한국의 각각의 고유한 제도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독일의 개념을 한국에서 수입해서 받아들인 바가 한국의 학계에서 왜곡되고 있다... 뭐 이런 식의 논문입니다. 부제는 - 누워서 침뱉기 - 가 적절할 지... ㅡㅡ;
외국인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글만 이해되면 통과되리라는 믿음이 신앙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 없는 실력
- 묻지 않는 자존심
- 독일 학위논문 우습게 알기

이거 세 개면 학위논문 다 썼다고 봐야죠........

이런 글을 쓰는 동안 과거 한국에서 유행했던 뽕짝이 한 소절이 생각나네요.

"너나 잘해. 내 걱정 하지마~~~"
추천11

댓글목록

허허님의 댓글

허허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석사논문이 아니고 박사논문과정으로 들어온거겠지요..
그리고 그러면서도 다들 어떻게든 쓰고 나갑니다.. 물론 시간이 좀 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요..

답답님의 댓글

답답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박사논문을 쓰게 하는 조건으로서 LLM과정(마기스터라고도 함)을 그냥 편의상 석사논문과정이라고 쓴 것입니다. 아마 그런 과정이 있는 지 모르시는 모양입니다.

허허님의 댓글

허허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몰라서 물은것이 아닙니다. 아마 법학과정인가보군요.
보통 4학기 과정이며 보통 외국인들을 위한 과정이지요..
모르시는분들이 많을겁니다.

지나다가님의 댓글

지나다가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외국인을 위한 과정은 맞지만,
2학기 던데.. 4학기가 보통인가요?

alias님의 댓글

alias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그렇게 독일어가 어려우면 영어로 쓰면 되지 않나요? 독일에서도 영어로 논문 쓰는거 상관 없쟎아요? 인문학쪽은 다른가요? 그리고 말을 논리적으로 엮는게 훈련이 안되어 어렵다면, 이기 베리에서라도 한글로 논리적인 글을 자주 써버릇 하면 훈련이 될텐데요. 여기 글 잘쓰시는 분들이 어느날 갑자기 혹은 타고나면서부터 글 잘쓰시는게 아니고 훈련이 많이 되었기 때문일겁니다. 저의 경우는 영어권에서 태어나서 고등학교까지 다니다 한국에 가서 대학원까지 다니며 한 10년을 한국에서 살았는데, 부모님께서 한국어로 글쓰기 연습을 무지하게 시키셨었습니다. 그리고 석사학위 논문 쓸 즈음까지 친구들과 채팅할때 빼놓고는 영어를 별로 쓰지 않았는데, 한국어로 글 써버릇하면 익힌 쓰기 연습이 논문을 영어로 작성할때 큰 도움이 되는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 영어가 잘 안된다고 교정을 부탁하러 오면, 한국어라면 잘 쓸 수 있겠냐고 반문을 하곤 하는데, 다들 생각해보니 한국어 글쓰기에도 어려움을 격는다고 고백하더군요. 한국어 글쓰기 연습 자주 하세요. 주제가 무엇이든... 그리고 영어는 (독일어도 마찬가지겠지만) 듣기보다, 많이 읽고 또 생각을 자주 글로 정리하세요. 세련된 글을 쓰는 것보다 중요한건(훨씬) 간단하고 명확한 표현을 논리적으로 쓰는 것입니다.

허허님의 댓글

허허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2학기든 4학기든이 중요한것은 아니지요..
한국에서는 어엿하게 9학기 딥플롬에 버금가는 학위로 알려져 있답니다.
제 주변에도 이과정 하는 한국사람들 많이 있지만 어떻게 그 짧은 기간동안 그 많은 독일법을 익히고 배우고 박사학위를 쓰게 되는지 정말 독일정부에 항의라도 하고 싶은 맘도 없잖아 있습니다.물론 다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더군요..
독일공부가 그리 쉬운지는 모르겠지만 본의아니게 부정적인 말만 하고 가는군요.
아무튼 다들 잘 되시길 바랍니다.

허허님의 댓글

허허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어느새 댓글이 하나 달려서 잠깐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allias 님 논문이라는것이 논리적인 글쓰기로만은 많이 부족합니다.
정말 중요한것은 안다는것이지요. 그게 정말 많은 노력과 시간을 요구합니다. 특히 인문학쪽에서는 더 그렇다고도 말할수 있습니다.  문제는 잘 모르거나 대충 아니까
글이 애매모호하고 인용과 덧붙힘으로 일관할수 밖에 없다는것입니다.

아유 힠들어님의 댓글

아유 힠들어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제가 아는 타이완 여자애 하나도 박사논문 Expose를 무슨 읽은 책 요약한 정도로 제출했다가 교수한테 "공부는 많이 했는 데 당신의 Fragestellung이 무어냐" 라는 질문을 받고 모욕감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공부 했는 데 무슨 질문이 있느냐고요. 결국 포기하고 돌아갔습니다. 독일의 학위 논문엔 자신의 지식을 바탕으로 논문 디자인 및 콘셉션까지 창의적으로 이끌어 내고 스스로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 데 그쪽 연습이 너무 안되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보기엔 법학과 자연과학, 공학 쪽을 힘들어도 차근차근 열심히 하면 비교적 따라갈 수가 있는 데 인문과학 쪽은 우리 사고구조에서 벗어나서 이쪽의 논리적이며 합리적인 사고방식으로 문제를 접해야 하는 점, 한국 대학에서 접한 인문학의 뿌리가 너무 얕은 점등이 독일에서 공부하기에 정말 난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위 어느분 말씀대로 그래도 어떻게 끝내고 가는 사람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자신의 학문의 깊이는 본인 스스로가 너무 잘 알고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쨋든 열심히 노력하는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alias님의 댓글

alias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허허님, 저는 이미 써야할 지식들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다는 가정에서 한 말입니다. 아는게 없는데 무엇을 쓰겠어요. 그건 당연한 얘기죠. 하지만, 제 의도는 아는 것 같은데, 자기 생각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너무 많아서 한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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