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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 비행기에서의 웃픈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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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rogantPierro…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0-13 22:44 조회2,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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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경험 했던 웃기면서 슬픈 에피소드 하나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업무상 Vienna에 갔다 오늘 저녁에 Leipzig로 돌아 오는 비행기 안에서 발생한 일입니다.
제가 탑승했던 오스트리아 항공의 비행기는 약간 특이하게
Vienna에서 출발하여 다시 Vienna로 돌아 오는 길에
아래와 같이 2개의 독일 공항을 경유합니다.
Vienna - Nürnberg - Leipzig/Halle - Vienna

다시 말씀 드리지만, 중간 기착지에서 비행기를 갈아 타는 환승이 아닌
탑승한 비행기로 계속 이동하는 경유 stopover입니다.

Vienna에서 이륙한 이 비행기는 정시에 Nürnberg공항에 도착을 했고,
Nürnberg이 목적지 이신 분들은 내리셨습니다.
그리고 기내 청소하시는 분 2분이 탑승하셔서, 빈 자리를 청소하셨구요.
그 다음, cabin crew 한 분이 선반 위 기내 수화물을 확인 하시더라구요.
이건 누구꺼? 저건 누구꺼? 일일이 승객들에게 물어 가면서....
안전/보안 문제로 주인 없는 수화물을 찾으려고 하신 것 같은데
문제 없이 통과...
그 다음에는 다른 cabin crew가 남아 있던 승객의 수를 세기 시작하더라구요.
즉.. Vienna에서 Leipzig/Halle 공항까지 가는 승객의 수....
그런데 여기서... 아뿔사...
기내에 남아 있던 승객 수가, 승객 리스트와 비교해서, 한명이 비는 거에요.
그 말은....Leipzig/Halle 공항까지 가는 승객 중에 한명이
Nürnberg공항에 그냥 내려 버리신 거죠.

완전...난리가 났죠. 공항의 안전 보안 요원까지 몇분 탑승하시고...
cabin crew는 승객 리스트와 좌석 정보를 가져와,
누가 잘못 내렸는지 찾기 시작하는거에요.
결국, 어느 숙녀 분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숙녀 분은 동행이 없었어요...
혼자 타고 혼자 내린거에요... 그러니 연락 할 방법이 없고...

잘못 내린 사람이 잘못이니, 그냥 떠나도 되지 않냐 라고 생각 할 수 있는데...
위탁 수화물이 발목을 잡아 버린거죠..
항공 보안 규정상, 승객이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으면,
그 승객의 위탁 수화물 또한 그 비행기에 싣을 수가 없거든요.
그렇다고 비행기 cargo안에 있던 모든 위탁 수화물 중에서 그 승객의 가방을 찾을 수도 없고...

비행기는 언제 출발할 지 모르는 상태가 되어 버리고..
승객들은 쪼금씩 짜증을 내기 시작하고...
cabin crew 얼굴 빨게지고..
암튼...분위기 너무 안 좋았어요..

이 와중에... Nürnberg 공항 내에서 그 숙녀 분을 찾는 안내 방송을 계속 했나 봐요...
승객 이름을 아니까, 안내 방송이 가능했던거고..
결국...결국... 40분 쯤 뒤에 그 숙녀분 다시 비행기에 탑승....
근데.. 뭐가 그렇게 당당한지...모델 워킹을 하시며... 자리까지 오시더라구요..
다른 승객들은 이제 비행기가 이륙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박수와 환호하는데..
그제서야... 그 숙녀분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자리에 착석...
뭐. 끝까지 미안하다는 최소한의 인사도 없이..
Nürnberg공항에서 Leipzig/Halle공항이나, Vienna공항으로 가시는 승객들이 다시 탑승한 후에
비행기는 이륙을 할 수 있었고,
암튼...우여곡절 끝에... 저는 Leipzig/Halle 공항에 일정보다 40분 늦게 도착하게 되었답니다.

잘못 내린 그 숙녀 분은 정말로 Nürnberg 공항을 Leipzig/Halle공항으로 착각하신 걸까요?
만약 그 분이 공항을 일찍 나가 버리셔서, 안내 방송을 못 듣고 비행기로 다시 돌아 오지 않았다면...
상황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참 아이러니하게...아마 그 숙녀 분은 위탁 수화물 때문에 Nürnberg 공항을 벗어 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보통 목적지 공항에 도착하면 cabin crew가 기내폰으로 밝게 웃으면서
welcome in..... 이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Leipzig/Halle 공항 도착 후.. cabin crew는 모든 인사 다 생략하고..
목에 핏대를 세우며.. Leipzig/Halle 공항이 목적지 이신 분들만 내려 주시고,
Vienna까지 가시는 분들은 제발 계속 자리에 앉아 있어 주세요...라고 몇번 강조 하시더라구요...
그 멘트를 듣는데, 왠지 마음이 찡해지는 게..
참...웃긴 에피소드인데..
동시에, 그 누구한테는 정말 상상도 하기 싫은 끔찍한 기억이 될뻔 한 해프닝이기도 하니까요..
추천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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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옹심이요정님의 댓글

옹심이요정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ㅎㅎㅎ 흥미로운 경험 하셨네요.. 만약 제가 저 비행기에 탑승해 있는데 다음 연결편에 타야 하고, 환승 시간에 여유가 없다면 너무너무너무 화나고 답답했을 것 같아요. 잘못 내리신 숙녀분은 거기가 목적지인 줄로 잘못 알았거나, 다른 공항인 걸 알았다면 쉬는시간ㅎ 이라고 생각해서 내리셨을 것 같아요. 버스타고 가다가 휴게소 들르듯ㅋㅋㅋ 워낙 특이한 항공편이어서 꼼꼼히 따져보는 스타일이 아니면 착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ㅋㅋㅋㅋㅋㅋ 무사히 돌아오셔서 다행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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