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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에 온 평화의 소녀상

페이지 정보

작성자 초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209.10) 댓글 5건 조회 961회 작성일 21-07-25 22:58

본문

뮌헨에 평화의 소녀상이 왔다길래 반가운 마음으로 만나러 갔습니다. 뮌헨 시내 미술관 구역에 위치한 '슈퍼+센터코트' 전시장은 금방 찾을 수 있었습니다. 모퉁이 건물이라 양면 쇼윈도우를 통해 혼자 다소곳이 앉아있는 소녀가 훤히 들여다보였습니다. 휑뎅그레한 방 안에 맨발에 깨끔발, 주먹 쥔 양손을 무릎 위에 얹은 채 홀로 앉아있는 소녀는 참 쓸쓸해 보였네요. 그나마 새 한 마리가 어깨에 앉아, 보는 사람의 마음을 위로했습니다.

문득 굳게 잠긴 문을 따고 들어가서 머리라도 쓰다듬어주고 무릎 위에 사탕이라도 하나 놔두고 오고싶은 충동이 일었습니다. 내가 아는 모든 소녀상은 한국시민들이 모자를 씌워주고 목도리를 둘러주며 우산을 받쳐주어 이렇게 외롭지 않은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일본군 위안부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은 애초에 성숙한 시민의식의 산물로 태어났습니다. 두 나라의 공권력이 외면하고 회피해온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피해 당사자들인 할머니들이 최초의 미투 운동을 벌이며 분연히 일어섰고, 그 곁을 의식 있는 시민들이 지켰습니다. 일본 대사관 앞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열리는 수요시위가 천번째를 맞이하는 날 할머니들의 어린 분신인 소녀상이 예술가의 손을 빌어 태어났습니다.

한국 시민들은 차가운 소녀상을 사람처럼 애틋하게 여겨 살뜰히 챙겨줌으로써 청동에 숨을 불어넣었습니다. 그것은 할머니들에게, 자신들에게, 그리고 자손들에게 하는 약속이었습니다. 여성에게 다시는 이런 만행이 일어나지 않도록 서로서로 지켜주겠노라는. 공권력이 눌러도 시민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챙취하듯 시민의 힘으로 인권과 평화를 지켜내겠다는.

한국 시민만 그런 약속을 했던 건 아닙니다. 일본의 양식 있는 예술가들과 시민들은 일본에 평화의 소녀상을 전시하려는 시도를 부단히 해왔습니다. 이제 평화의 소녀상은 공권력에 저항하여 표현의 자유를 쟁취하고, 그를 통해 민주주의를 지키고 세계평화를 이룩하려는 예술의 상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평화의 소녀상은 이미 한일 갈등의 단계를 넘어섰습니다. 두 나라의 예술가와 시민들이 힘을 합쳐, 여성을 제물로 삼는 그릇된 역사가 영구히 사라진 세상을 실현하려는 의지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소녀상이 이렇게 숭고한 뜻을 품고 의연하게 앉아있건만 나는 그래도 소녀상의 붉은 볼을 보면 눈물이 납니다. 그 당시 전장으로 끌려갔던 여성들의 80% 이상이 미성년자였고, 그 중 많은 소녀들이 초경도 치르지 않은 13, 14세 아이들이었다고 합니다. 내 딸은 그 나이에 천진하고 솜털 보송한 어린아이였습니다. 그렇게 기구한 세월이 또 있을까요?

뮌헨의 소녀상은 9월 15일까지 Adalbertstr. 44의 모퉁이 방에서 눈맞춤할 수 있습니다. 쓸쓸하게 혼자 앉아있는 우리 소녀상을 한번쯤 찾아와주세요. 부디 잊혀지는 기억이 되지 않도록 도와주시기 간절히 부탁합니다.

그리고 이번주 수요일인 7월 28일 저녁 6시에 '평화의 소녀상 - 잊혀진 기억' 행사가 있습니다. 일본 측의 상상할 수 없도록 집요한 방해공작을 뚫고 열리는 어려운 전시이자 행사입니다. 그것을 미리 알면서도 이에 맞서 "민주주의의 저항의 힘을 예술로 보여주자는 게 기획 의도"라는 신념으로 주최하시고 참여하시는 예술인들의 용기에 감사를 보냅니다. 되도록 많이 오셔서 소녀상 이외에도 많은 용기있는 작품 감상해주시고 대화 나누시면 좋겠습니다. 미리 contact@platform-muenchen.de에 이메일로 참여의사를 알리시면 된다고 합니다.

멀리 계시는 분들은 아래 주소로 신청하시면 온라인으로 참여하실 수 있답니다.
https://us06web.zoom.us/webinar/register/WN_UQd3IVSoTAyzm17X0IWQiA?fbclid=IwAR1E9_AvEXOsWabqYL-VvLVtUnZ19Mls2T0WBBgiR9L6845PrN8DSGkcNCk

소녀상은 한국과 일본, 독일 문화예술가단체 '아트5'가 '예술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여는 한국과 일본 작가 기획전의 일환입니다.  뮌헨 super+CENTERCOURT와 PLATFORM에서 15일까지 열립니다. 상세한 정보는  www.art5.eu 또는 www.platform-muenchen.de 에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전시를 소개하는 기사 하나 링크합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10722088500082
추천11

댓글목록

친절한시선님의 댓글

친절한시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90.♡.77.153) 작성일

베를린에도 소녀상 있는데 찾아가 보니 땅을 꾹 누르고 앉아있는 그 존재감이 그 지역의 성격을 완전히 달라 보이게 하더라구요.

  • 추천 2

초롱님의 댓글의 댓글

초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62.♡.209.10) 작성일

몹시 반갑습니다.^^ 그래서 저도 베를린 분들 존경했어요. 끈질긴 방해에도 베를린 소녀상을 악착같이 지켜내신 베를린 분들 사랑합니다.

  • 추천 1

브루스리님의 댓글

브루스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85.♡.204.205) 작성일

아름다운 글 감사드립니다. 오늘 Bayern 2 KULTURWELT에 방송된 뮌헨 평화의 소녀상 소식 이곳에 함께 담습니다. 기자가 한복을 기모노라고 하는 엄청나 실수를 제외하고는 내용은 꼭 들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강추드립니다. https://www.br.de/mediathek/podcast/kulturwelt/erstmals-eine-frau-am-pult/1833285

  • 추천 2

초롱님의 댓글의 댓글

초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62.♡.209.10) 작성일

링크 고맙습니다. 참 좋은 내용입니다. 안 그래도 녹음해놓지 않은 걸 후회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녹화분을 알려주시니 정말 좋네요.

숲에서놀기님의 댓글

숲에서놀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89.♡.129.141) 작성일

초롱님, 어떤 도시에는 어처구니 없게도 나가사키 프로젝트가 열리고 있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글로 제 마음을 다독여 주시네요. 마음이 무너질 것만 같은 때마다 세상이 살만한 곳임을 일깨워 주시는 초롱님께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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