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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생활자의 수기 2

페이지 정보

작성자 오사마84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1,958회 작성일 20-12-05 11:28

본문

본 글은 10여년전 독일 유학을 가기전에,
유학자금을 벌기위해 장례식장에 1년간 위장취업(?)을 하면서 겪은 이야기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서술하였습니다.


2.

“자네, 시체 볼 수 있겠나?”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보러오라는 연락을 받고 찾아갔다.
무슨 일을 하는건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내가 인터넷(잡코리아)에서 본 채용공고엔

장례식장 직원구함.
월급 180만원

저렇게 두줄만 적혀있었다.


50대쯤 되어보이는, 한눈에 봐도 가발이라는게 느껴지는걸 쓴 사무장이라는 사람이 나에게 물어본건 정말 간단했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뭐... 볼수도 있겠죠..”

“알았네. 일단 돌아가고, 나중에 연락주지”

당시 거처하던 고시원으로 돌아가고 난 뒤,
왠지 채용이 되지 않을것 같아, 다시 일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1년간 전주 현대자동차 버스/트럭 공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어느정도 돈을 모았고.
클래식 기타 제작공방이 있던 일산으로 다시 올라와 일을 하며 공방을 다녀볼 심산이었다.

그래서 대화역 바로 앞에 고시원에 들어가 벌어놓은 돈을 까먹지 않기 위해 알바라도 하려했지만.
20대 후반의 외지인에게는 아무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최대한 가까운곳의 채용공고를 훏어보던 나는

내 인생관을 바꾸는 계기가 되는 일을 하게된다.


핸드폰 진동이 울린다.
전화다.

“아 좀 전에 면접 본 분이죠?”

“네..”

“저는 J팀장이라고 하는데. 다시 여기로 와볼래요?”

전화를 끊고 걸어서 15분 거리의 병원으로 다시 찾아갔다.

장례식장 입구에 다다르니,

스포츠 머리를 한 체형 좋은 사내가 검은 양복을 입고 나에게 따라 오라는 손짓을 한다.

“사실... 뽑지 않으려고 했는데. 내가 사무장한테 얘기해서 뽑는거야. 내일부터 출근하면 돼.”

그렇게, 나는 장례식장에서 일하게 되었다.

출근은 오전 8시. 
퇴근은 다음날 오전 8시
24 시간 근무이고 2교대
쉬는날은 없고 공휴일도 없다.

팀은 팀장 한명에 주임 2명.
총 3명으로 근무를 한다.

처음 두달간은 시체는 커녕, 전시 해놓는 관짝 구경도 못하게 했다
도망갈수도 있으니까.

매일 그저 단순한 잡일만 했다.
시신이 내려오면 분향소를 셋팅하고. 빈소내 판매할 음료와 각종 물건들을 진열하는 일을 배웠다. 

너무 쉽고 편해서 이렇게 월급을 받아도 될까 고민할 정도였다.

하루는 사무실에서 같이 일하는 K팀장에게 진지하게 물어봤다.

“시체 보면 무섭지 않나요?”

장례식장 경력 5년의 젊은 팀장은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죽은 사람은 무섭지 않아.
살아 있는 사람이 제일 무서운거야.
죽은 사람은 그냥 가만히 있잖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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