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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뷸런스/응급실 사용 경험 공유합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sjpark00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2건 조회 5,996회 작성일 20-03-14 13:36

본문

제목대로입니다.  저는 한국에서도 앰뷸런스/응급실/입원 경험이 없었고 독일어도 못하며 혼자 살고 있기에 매우 당황스러운 경험이었는데, 기록해 두면 누군가에겐 유용한 검색건이 될 수 있을까 싶어 최근 경험을 공유합니다.

월요일 저녁부터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평소와 달리 숨이 차고 약간의 빈혈감과 함께 머리가 조금 어지러웠습니다.  주말에 너무 기름지게 먹었나 생각하고 무시했습니다.
화요일 아침, 속이 더부룩한 증상이 추가되고 기존 증상도 조금 더 심해지더니 저녁에는 서있을 수가 없고 눈앞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구토감이 심해져 구토를 하니 새까만 위액이 나옵니다.

기어오다시피 집에 들어와 침대에 누웠지만 증상은 점점 더 심해져 여러번 더 구토를 했는데, 침대에서 구토하러 화장실 가는 중간에조차 여러번 기절했고, 구토를 계속 하다보니 위액이 까만건 오래된 피가 섞여서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구토를 반복하니 피냄새가 좀 더 진해지더군요. 증상들을 종합해 볼 때 뱃속에서 출혈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침까지 버텨봤지만 증상은 계속 심해지고 이건 버틸 일이 아닌 것 같기에, 이러다 죽겠다 싶어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독일에서 119는 110이라는 글이 있더군요.  110으로 전화를 걸어 주소와 증상을 이야기하고 앰뷸런스를 보내달라 부탁했습니다. 영어로 이야기 해도 잘 알아들어 주어 고마웠습니다 (저는 아직 독일어를 하지 못합니다). 나중에 알았는데, 원래는 112로 전화하는게 맞다더군요.

10여분 후 응급요원들이 도착했습니다. 바로 병원으로 갈 줄 알았는데 집 안으로 들어와 증상을 먼저 확인하더군요. 방 안으로 들어오는 중에 또 한번 기절했습니다. 두 분이 오셨는데 한분은 영어를 해서 다행이었습니다. 방 안에서 검사용 피를 뽑고, 수액을 연결 후 티비에서만 보던 응급 침대를 통해 응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이동할 때 병원에 얼마나 있을지 모르니 챙길 물건들을 잘 챙기는 게 좋습니다. 전 정신이 없어 랩톱 전원 어댑터를 챙기지 못해 좀 고생스러웠습니다. 건강보험 카드도 챙겨야 합니다.

병원 도착 직후 응급실로 이송되었고 잠시 후 레지던트로 보이는 분들이 와서 증상을 이것저것 물어보고 검사용 피를 더 뽑고 이것저것 측정을 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앰뷸런스 요원 분들과는 작별인사했습니다.  잠시 후 의사 선생님이 들어와 혈액 검사 결과 피가 많이 부족하다는 게 확인되었으며, 위에서 출혈이 의심되니 내시경을 통해 확인 후 치료하고 피를 수혈할 거란 안내를 해주셨습니다. 해당 계획 관련 리스크에 대한 안내를 받고 리스크 감수 관련 사인을 다시 레지던트 분들과 한 후 응급실에서 병실로 휠체어로 이동하고 병실에서 침대에 누운 채 내시경 하는 곳으로 이동되었습니다.

내시경도 저는 처음이었는데 인터넷에서 보던대로 마취제 들어오자마자 잠들고는 정신차리니 끝나 있더군요.  출혈 위치를 찾았고 지혈을 했다는 안내를 받고 병실로 이동했습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뭔가 오류가 있었는지 피 검사를 다시 한 결과 관련 수치가 높으니 수혈은 하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여기저기 들쑤시고 지혈을 위해 위장에 뭔가를 설치해서 속이 좀 불편하긴 하지만 지혈 덕인지 수액을 놓은 덕인지 증상이 조금 나아졌습니다.

의사선생님이 다시 와서 일단 하루 정도 더 상태를 볼거라 하시더군요, 그렇게 입원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녁은 수프를 먹었고 이 즈음부턴 잠시 동안은 걸어다닐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위 문제였으니 한동안 유동식만 먹겠구나 했는데 다음날 아침부터 딱딱한 호밀빵이더군요.  의사선생님도 아무거나 먹고 마셔도 된다고 했습니다. 한국인 의사 친구는 한동안 유동식만 먹으라는데 어느 장단에 춤춰야 할지 아직 모르겠네요 ㅜㅜ
이 시점부턴 어느정도 걸을 수 있기에 이제 퇴원할 수 있겠거니 하고 언제 퇴원할 수 있냐 물어봤는데, 의사 선생님이 하루는 더 증상을 보는게 좋겠다 하셨다고 하더군요. 잠시 후 의사 선생님이 레지던트들을 거느리고 병실로 들어오셔서 다른 분들과 함께 증상을 체크 하고 이야기를 듣고 하시더니 (이게 말로만 듣던 오진인가 보죠?), 제게도 하루 더 병원에 있는게 좋겠다 이야기 주셨습니다. 잠시 후 피를 한번 더 뽑아가더니 검사 결과 피 수치가 무척 낮다며 수혈을 하겠다고 합니다. 어제 검사는 뭔가 문제가 있었던 듯 합니다. 점심식사 직후 즈음 피를 두팩 수혈 받았고 저녁 먹고 잤습니다.

셋째날 아침, 한번 더 피를 뽑아가서 검사하고는 검사 결과 수치가 어느정도 올랐으니 퇴원해도 좋다고 하며 퇴원시켜 주셨습니다.  일반적인 건강 케어를 해줄 의사를 구하는게 좋을 거라고 하셨는데 이게 주치의 같은 그런 건가요...? 일단은 경황이 없어 퇴원 후 구해보겠다 하고 퇴원했습니다. 진료비 등을 어떻게 결제해야 하나, 많이 나오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병원에서 바로 결제하지 않고 나중에 집으로 인보이스가 올거라고 하시더군요. 덕분에 당장의 지출은 전혀 없이 퇴원했습니다. 미련하게 앰뷸런스 안부르고 최대한 버틴 건 비용에 대한 걱정도 있었는데 얼마나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인보이스를 받아봐야 아는 거겠죠...? 아니면 그냥 건강보험으로 다 처리되는 걸까요? 약 처방전은 한국에서처럼 따로 주셨기에 근처 약국으로 가서 조제 받았고, 약값은 5유로 나왔습니다.

주저리 주저리 적었는데, 혹시나 비슷한 상황에 처한 분들께 참고가 되면 좋겠습니다.
추천20

댓글목록

DasSilber님의 댓글

DasSilber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큰일 겪으셨네요. 퇴원 후 지금은 괜찮으신 거지요?
다행입니다.

남자친구(독일인)에게 물어보니, 입원비를 제외한 나머지는 보험으로 커버될 거라고 하네요(앰뷸런스/응급실 이용료, 피검사/내시경 등 각종 처치료...). 입원비는 1박당 10유로랍니다. 수혈도 보험으로 커버될 것 같지만, 혹시 비용이 청구된다 해도 많진 않을 거래요.

의사 구하란 건 Hausarzt 말하는 것 같은데, 단골 내과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따로 의사에게 Hausartz 돼 달라 요청하실 필욘 없고요, 병원 한 곳을 아플 때마다 계속 가게 되면 본인의 진료내역이 계속 쌓여서 그 의사가 Hausarzt 역할을 하는 셈이 돼요. Hausartz 방문시 따로 예약할 필욘 없는데, 병원 상황에 따라 오래 기다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독일어에 익숙치 않으시면 영어 가능한 의사나 한국인 의사(베를린 등 큰 도시엔 한인의사 분도 꽤 있다고 합니다)를 찾아 단골병원 만드세요.
몸이 아파 Hausartz 찾아갔을 때 전문적인 추가 검사(CT나 MRI 등)가 필요할 경우, 의사가 2차 병원에 대한 소개장(?)을 써 줍니다. 2차 병원은 예약하고 가셔야 해요.

갑작스러운 일이 경황이 없으셨을텐데, 이렇게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걱정마시고 몸조리 잘 하세요. 주말도 잘 보내시고요.

  • 추천 7

sjpark00님의 댓글의 댓글

sjpark00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전 잘 회복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친절한 답변과 염려 감사합니다!  역시 건강보험이 좋군요 :)  친절하고 자세한 답변 덕분에 남아 있던 걱정도 대부분 없어졌습니다.  남겨주신 답변은 이 글을 검색해 보게 될 수도 있는 다른 분께도 더더욱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

  • 추천 2

꿈돌이님의 댓글

꿈돌이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경험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타지에서 독어도 안되는데 너무 걱정되고 힘드셨을 것 같아요ㅜㅜ 제 상황과 같아 공감됩니다ㅜㅜ그래도 영어로 해결하셨다니 다행이네요.. 저도 덕분에 한시름 놓았습니다. 건강하세요!!

  • 추천 1

fenster님의 댓글

fenster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만약 사보험 가지고 계시면 병원에서 영수증이 우편으로 올텐데요, 직접 지불하시고 보험사에 입금 요청해도 되지만 금액이 커서 부담이 되시면 보험사에 영수증을 보내서 병원으로 직접 납부하게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아마 두번째의 경우에 '혹시' 보험처리 안되는 경비가 있으면 연락이 올거고요. 응급 상황이라면 보험처리 대부분 될테니 걱정마시고 건강하게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 추천 1

sjpark00님의 댓글의 댓글

sjpark00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친절한 답변 감사합니다, 저는 공보험에 들어 있는데요, 나중에 인보이스 받고 비용처리하게 되면 해당 내용도 후기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Archivistik님의 댓글

Archivistik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직접 경험한 당사자도 아닌데 이 글을 읽는 내내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네요.  한국도 아닌 머나먼 타지에서 이런일을 겪는동안 얼마나 힘드셨을지...  이제 앞으로는 건강하고 행복한 나날만 펼쳐질 것입니다. ㅠ

  • 추천 1

크레마님의 댓글

크레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3년 전에 독어도 안되는 상황에서 독일 도착하자마자 2달만에 디스크가 터져서 앰뷸런스, krankentransport, 응급실이용 및 입원 9일 하였는데요, TK 보험사에서 다 커버 되었고 2인실 입원비 일 10유로씩 총 90유로 지불하였습니다. 수술 전 CT/MRI 촬영을 위해 다른 샤리테로 한 번, 수술해주신 의사 선생님이 개인 프락시스를 운영하시는 외과선생님이셔서 수술 후에 해당 프락시스로 한 번 가야 했는데, 이 부분도 병원에서 택시가 아니라 Krankentransport를 불러주셔서 다녀왔어요. 필요시에 청구서가 올 거라고 하셨는데,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없는 걸 보니 TK에서 커버를 해 준 것 같아요. 글 읽으며 제가 독어를 정말 하~~나도 못했던 그 시절에 하필 응급실 직원, 앰뷸런스 직원분들, 간호사 분들이 영어를 잘 못하셔서 서로 손짓 발짓 해서 소통하며 개고생했던 때가 떠오르네요.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 추천 1

sjpark00님의 댓글의 댓글

sjpark00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런, 고생 많으셨겠어요 ㅜㅜ 그래도 잘 마무리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금액 관련해서도 좋은 정보 주셔서 감사하구요! 앞으로도 건강 잘 챙기기로 해요 :)

크레마님도 이야기 주셨지만, 이번에 느낀 점 중 하나가, 밝고 친절하게, 서로 짧은 영어로도 성심성의껏 대해주신 의료진 분들께 참 감사한 마음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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