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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취업 후기 (장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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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이한잔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1-24 00:00 조회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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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에는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는데 반해, 취업 과정 및 회사 생활에 대한 내용이 없는 것 같네요. 그래서 독일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분들이나 취업에 관심있는 분들께 도움이 될 것 같아, 독일 기업 취업과정 및 취업 후, 느꼈던 부분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참고로, 이공계석/박사 분들과 연관된 부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1. 지원
한국과 비슷하게 CV 와 자소서가 중점입니다. 취업 확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무조건 남보다 빨리 지원해야 됩니다. 선발과정 자체가 한국 처럼 모든 학생의 지원서를 받아서 검토하고, 동일한 시간에 인적성 시험을 치는게 아니라, 먼저 지원한 사람의 지원서가 HR 담당자의 손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빨리 지원한 사람부터 검토대상에 들어가고, 마음에 든다 싶으면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아무리 좋은 스펙으로 무장해도 늦게 지원하게 되면, HR 담당자가 읽지 않기 때문에 취업확률이 0입니다. 여기서 늦은 지원을 도와줄 하나의 „치트키“ 가 바로 네트워크 입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지원회사의 누군가를 알고있다면, 그 사람들이 여러분들의 서류가 HR 담당자의 손으로 직행하게 도와 줍니다. 이게 네트워크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저도 지원 후, 회사 내manager분에게 연락드렸기 때문에 취업과정이 상당히 빠르게 진행됬습니다. (그래도 2개월 반 걸렸지만요.)

2. 면접과정
면접에 앞서 독일형 인적성 시험을 일단 먼저하고 전화면접을 봤습니다. 전화면접의 주제는 너는 누구냐? 였습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질문형이 많이 나옵니다. 저도 질문 15개에 대한 답안을 대충 정해놓고 키워드를 최대한 외우도록 연습했습니다. 그리고 전화면접시에는 CV, cover letter 그리고 답안지를 책상에 쭉 펼쳐놓고 이용했습니다.
전화면접을 통과하면, on site 인터뷰가 진행됩니다. 총 8-9시간 진행되었고 15명 정도의 연구원/메니저/임원분들을 만났습니다. 첫 45분은 박사과정동한 했던 연구에 대한 발표 및 질문 이였고 5명 정도 참석했습니다. 상이한 분야의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발표자가 얼마나 조리있고 명확하게 자신의 주제를 설명하느냐, 질문에 답하느냐가 주된 관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후 7시간은 실질적인 manager들과 1:1 면접형식으로 진행되는데, 거의 랜덤 질문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전공보다는 management에 관련된 질문이 많았습니다. (60% 이상). 예를 들면, 주어진 두 프로젝트 중에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고, 어떻게 메니저를 설득시킬거며 등등등… 물론 박사과정에서 얻은게 뭐고, 우리 회사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떻게 발전했으며 등등등의 회사에 대한 기본적인 준비도 필요합니다. 간혹가다 압박 면접 같은 분위기로 몰고가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멘탈을 잘 잡고 자신만의 논리로 잘 풀어가시면 됩니다.
면접이 끝나고 지원자가 돌아가면, 면접원들이 모여서 회의를 한다고 합니다. 아무리 인맥이 있어도 면접을 통과 함에 있어서는, 크게 도움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예외는 존재합니다.

3. 비자
회사에서 연결해준 변호사를 통해서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수월하게 진행했습니다. 급하게 비자를 받을 필요가 있었는데, 변호사가 외국인청까지 압박하는 스킬을 써줬습니다. 독일에서는 진짜 변호사가 갑 입니다. 

4. 회사 생활

확실히 급여는 한국의 동일 직급보다는 많이 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독일의 높은 세율로 인해 받는건 더 적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이 현재 베리에서 핫한 주제죠.) 혼자 잘먹고 잘사는 것 보다는, 다같이 적당히 먹고 사는게 낫다고 생각해서 아깝지만 냅니다. (나중에 자식을 4명정도 가지면 다 보상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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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Carbonyl님의 댓글

Carbony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저에게 답변 달아주셨던 분이시군요! (독일대학 화학과 학사 졸업후 전망에 대해 글 올렸었습니다) 취업 정말 축하드립니다. 저에겐 독일취업이란 너무 머나먼 얘기군요. 독일에 산지 6년정도 됬지만 아직도 1시간짜리 말하기시험이나 실험보고서 하나 쓸때도 독일어때문에 허덕이고 있는데 몇 시간을 질문을 받으며 바로바로 대답하면서 면접을 보시다니 참 대단하십니다... 하하하


짜이한잔님의 댓글

짜이한잔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아니에요. 영어로 95%이상 면접을 했었어요. 독일어는 저도 많이 부족합니다.  조금만 힘내세요. !! 좋은 날이 올거에요.


schwarzhase님의 댓글

schwarzhas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독일에서 독일회사에 다니는 지인이 다섯분 정도 계시는데 전부 다 인맥을 통하여 취업한 케이스였어요. 독일 친구들 중에서도 인맥으로 취업 했다는 소식도 가끔씩 들리고 ㅎㅏ는걸 보면 독일에서 인맥 무시 못하겠더라구요


나만님의 댓글

나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오죽하면 비타민 B가 Beziehung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들릴까요. 독일이 오히려 암암리에 네트워크 통해서 들어가는 경우가 더 많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공채제도가 없어서 결과를 공정(?)하게 알 수 없으니까요.


짜이한잔님의 댓글

짜이한잔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한국어로 하면 인맥이라고 명칭하긴 하지만 외국에서는 보통 reference 라고 하죠. 암암리가 아니라 서양권에서는 당연한 과정으로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아무나 회사에 소개시켜 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면접에서 걸러지는 경우가 허다하고요. (물론 아닌 경우도 있죠.) 어차피 어느 정도 학력을 갖추고 나면, 지식적인 측면에서 큰 차이가 안나기도 할 뿐더러, "팀으로서" 일을 하는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reference 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네요. 주변에서 똑똑한데 사회성이 부족하거나, 고집이 완고한 학생들은 회사에서 최대한 안 뽑을려고 합니다. 어차피 일을 혼자하는게 아니라서요.

과연, 한국의 공채가 공정할까요? 어차피 들어갈 사람들은 다 들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공정이라는게 모든 사람들에게 지원할 자격을 주고 뽑는 거라면, 공정 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어차피 채용과정의 궁극적인 목표는 같이 일 할 사람을 뽑는거지, 무조건 적으로 뭔가를 제일 잘하는 사람을 뽑는게 아니죠. 그리고 reference는 사적으로 친한거랑 별로 상관이 없어요.


bright님의 댓글

bright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서양권 회사의 인맥취직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밑에 글쓴이 분이 말하셨듯 한국에서 생각하는 '인맥 취업'하고 많이 다르긴 합니다. Referral Program 이라고 해서 많은 회사가 운용하는데 추천한 상대가 취직에 성공하면 추천자는 보통 1000유로 정도의 보너스를 받게됩니다. 더 많이 주는 회사도 꽤 있는걸로 알고요. 취직까진 안되도 2차 인터뷰에 도달하면 얼마 뭐 이런식으로 리워드가 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인데, 회사에서 싼 노력/비용으로(HR 팀 운용비용 대비) 검증된 인재를 찾고 싶어서지요. 직원들은 주기적으로 지인 인재추천을(보통 전 동료) 요구받습니다.
그렇다보니 한국처럼 친하다고 섣불리 추천할 수는 절대 없습니다. 데려오는 사람이 내 얼굴이라 검증되고 뛰어난 사람을 추천해야 하죠.


bann님의 댓글

ban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유럽에서 이공계 박사 3년차입니다. 학계와 회사 중 회사쪽으로 일찍부터 방향을 잡은 이유를 혹시 여쭤봐도 될까요? 지난 글 보니 논문실적도 괜찮으셨던거 같은데...  제가 현재 학계와 산업계 둘 사이에서 고민중이라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구하기 위해서 여쭤봅니다.


짜이한잔님의 댓글

짜이한잔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개인적으로 실험하고 연구한 후에, 논문으로만 끝나는게 허무하더군요. 게다가 교수가 되기에는 그만한 실력,열정?도 없었던것 같고, 교수라는 직업을 제가 즐길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어요. 만약, 한국에서 교수가 된다 한들... 시설면에서 제가 하고 싶은 연구를 금전적으로 뒷받침 할 곳도 많이 없기도 했고요. (오래된 분야인데 돈은 많이 들어서...)

그래서 뒤도 안보고 기업에서 커리어를 이어나가기로 마음 먹었죠. 지금 회사에서 박사과정때 하던 분야와 비슷한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만족하고 있고요. 게다가 기업에서의 연구는 비지니스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서, 직간접적으로 비지니스의 성과로 나오니까 좀더 재밌는 것 같네요.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조금씩 넓은 분야를 볼 수 있는 시야를 가지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라 생각되네요.

만약,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고 싶으시다거나, 자신만의 연구를 하고 싶으시면 아카데미로 가시는게 맞다고 생각됩니다. 회사나 회사 내 부서마다 다르겠지만, 회사에 오시면 박사때 하던 정도의 scientific한 연구를 포기하셔야 합니다.


bann님의 댓글

ban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답변 감사합니다. 저는 문제 해결하고 trouble shooting은 더할나위 없이 재미있는데, 요즘 학계의 경향이  뭔가 연구 자체보다 연구 포장이 요즘에는 더 중요해지는것 같습니다. 또한  제 연구능력보다는 지도교수에 의해서 주어진 주제에 따라서 낼 수 있는 저널의 수준이 결정되는 것이 좀 불공평하다고 많이 느꼈거든요. 의외로 저랑 비슷한 생각을 갖고 학계에 실망하는 친구들이 꽤 있더군요. 유럽은 교수라는 직업이 한국과는 달리 널럴한 삶과는 거리가 멀어서 이런거에 질린 애들도 있고요.

저는 물리전공이고 하드웨어를 주로 다뤄왔어서, semiconductor industry에서도 장비 연구하는 쪽으로 많이 알아보고 있습니다. 아직 졸업이 1.5년 남아서 (이쪽은 박사가 4년 계약) 본격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모쪼록, 회사에서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grounddolldoll님의 댓글

grounddolldoll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안녕하세요~ 먼저 취업 정말 축하드립니다!
글을 읽으면서 과정에 대해 정말 상세하게 알 수 있게되어 좋았어요 ㅎㅎ 그런데 저도 비자 관련하여 궁금한게 있습니다. 혹시 실례지만 지역이 어디신지 여쭤 봐도 될까요? 저도 변호사를 통해 취업비자를 준비할 예정인데 지역이 워낙 악명 높기로 유명한 프랑크푸르트라ㅠㅠ.. 걱정이 되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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