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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음식·맛집- 음식 관련 이야기를 나누는 곳입니다. 식재료 및 요리 노하우나 맛집 정보 혹은 리뷰 등을 공유하실 수 있습니다. 이곳은 특성 상 맛집에 대한 정보는 광고성이 있더라도 관용됩니다. 단기간 집중 도배하는 경우만 아니면 식당 메뉴 혹은 언라인쇼핑 등에 대해 식당운영자분이 직접 홍보하셔도 됩니다.(지금처럼 쓰임새 없이 죽어 있는 게시판이기 보다는 교민업체 활성화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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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1건 조회 5,223회 작성일 13-08-05 17:04

본문

방학을 맞은 아이들을 데리고 오랫만에 놀러간 친구네 부엌에 못보던 물병이 하나 놓여있었다. 그냥 병이 아니라 뚜껑없는 손잡이 달린 유리병(Krug)인데 그 안에 물과 수정 원석이 하나 들어있었다. 워낙 인테리어에 신경을 쓰는 친구인지라 요즘 새로 등장한 부엌인테리어의 하나인 줄 알았다. 내게도 비슷한 유리병이 나도 하나있는데 평소에 전혀 쓸모가 없어 꽃병으로 사용하고 있는 까닭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식사시간이 되자 그 물병이 식탁에 올라오고 거기 담긴 물이 물잔에 따라졌다.
 
"목로야, 너 이거 모르지? 이건 건강수야.''
 
그 친구는 어떤 물 전문가로 부터 육각구조를 한 돌이 물을 해독시킨다는 말과 함께 그 수정원석을 선물받았고 유리그릇이 가장 무해하다는 말을 듣고 그 후 사온 물을 마시기 전에 꼭 그 유리물병에 담아 정화시킨다고 했다. 플라스틱 용기에서 물 속으로 새어나온 유해물질들이 그 과정을 통해 분해되고 물의 구조가 바뀌며 몸에 좋은 물로 변한다는 것이다. 육각수 운운은 한국에서도 들어본 것이라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다. 그래도 한가지는 궁금해서 물었다.
 
"플라스틱 물병이 담긴 것이 안좋다면서 왜 그걸 사? 차라리 수도물을 마시지 그래?"
"우리 신랑 말이 수도물은 수도관에서 구리 등 금속성분이 녹아들어 안좋데."
 
물맛에 대한 호불호는 믿음의 문제라서 친한 친구와 그 문제를 가지고 싸우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생수를 담아 파는 플라스틱용기가 그다지 안전하지 않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었다. 하긴 플라스틱 용기는 환경호르몬과 그리 무관하지 않다.  약 20년쯤 전 그 용어가 처음 등장했을 때 아기 젖병이 도로 유리병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무해한 특수 플라스틱이라는 새 젖병도 등장하고 플라스틱 많이 발전하긴 했지만 거기에 뜨거운 음식을 담기에는 약간 저어함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플라스틱 용기건 금속용기건 오랜시간을 담아두면 미세한 물질이 물에 녹아들기 때문에 유리용기가 식품을 담기에는 가장 무해하다고 한다. 그리고 고여있는 상태보다는 움직이는 상태가 차라리 나아서 수도관을 통해 흐르는 상태로 있는 수도물이 차라리 낫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견해이다. 그러니까 수도물을 받아 마시기 전에 조금 흘려보내고 마시면 플라스틱병에 오래 담겨있던 물보다 낫다는 것이다. 하긴 예전에 무쇠솥에 물을 끓여 먹을 때 철이 물에 녹아들어가 당시 여성빈혈이 덜 심했다는 글을 읽은 기억도 있고 양철물병에 담긴 물 맛이 조금 다른 것을 보면 물을 담은 용기가 전혀 무관한 것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독일물에 석회가 들어있어서 유해하다고? 그런데 사먹는 미네랄워터에는 석회가 없을까? 미네랄워터는 음료수이라는 뜻이 아니라 말 그대로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는 물이라는 뜻이다. 인간에게 필요한 6대 영양소의 하나인 미네랄, 즉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는 물이다. 수퍼나 식당에서 비싸게 팔리는 '명품'물은 소위 이 미네랄의 함량이 높은 물이다.  
 
물병에는 그 물이 함유하고 있는 미네랄 함량이 써있다. 보통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암모니움 등등이다. 그런데 그 중 칼슘은 석회암의 구성물질이기도 하다. 석회동굴에서 떨어지는 물속에 석회(CaCO3)가 녹아들어가 이것이 다시 동굴의 종유석을 만든다는 화학식을 누구나 중학교 과학 교과서에서 배웠을 것이다. 즉 칼슘은 쉽게 물 속에 녹아드는 원소이다. 그리고 모두 알다시피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성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시중에 파는 미네랄 워터 속에 칼슘은 아주 자주 등장한다. 
 
주변에서 독일 수돗물을 절대로 마시지 않고 물을 끓일 때도 반드시 사온 생수로만 물을 끓였는데도 주전자 안에 석회가 엉켜 붙는 경험을 하는 사람을 본다. 독일사람들에게는 석회에 대한 거부감이 적기 때문에 물을 파는 회사에서 물  속의 석회를 제거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석회를 제거하면 칼슘의 농도가 낮아지므로 미네랄워터의 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 겉에 '석회가 없음' 이라고 쓰여있는 물이 아니라면 수도물이나 사먹는 물이나 석회가 들어있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러면 정말 석회는 몸에 나쁜 것일까?  
 
석회는 다른 일부 중금속과는 달리 배설되는 물질이다. 또 석회가 침전되기 위해서는 물 속에 함유된 칼슘이온(Ca2+)이 중탄산이온(HCO3-)과 결합하기 위한 활발한 분자운동이 필요하다. 끓는 물이나 오랜시간  정체되어 공기와 접하거나 하는 조건이 있어야 한다. (파는 물병에 Ca2+와 HCO3- 가 쓰여 있다면 그 물은 석회수일 가능성이 높다)
 
정말 무서운 것은 석회가 아니라 몸 속에 축적되는 물질들, 중금속과 방사능물질이다. 석회 때문에 늙으면 다리가 두꺼워진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다. 독일 사람들의 질병의 가장 큰 원인은 지방 섭취때문에 일어나는 혈관 계통 질환이다. 혈관이 지방으로 막히는 것이다. 독일 의사들 중에서 수도물을 바로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나도 신이 아닌 이상 모른다. 6각형 크리스탈이 정말 물을 맑게 해 주는지, 또는 얼음이 어는 0도에 가까운 육각수가 정말 암을 예방하는 건강수인지 아니면 미세한 돌 틈새로 불순물을 걸려내는 브리타 정수기 물이 더 좋은지. 끓인 보리차가 더 좋을 지도 모른다. 여기 저기서 이런 저런 많은 말을 듣다 보니 염려도 많아진다. 모르는 것이 약이다.
추천5

댓글목록

rhein님의 댓글

rhei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철철 넘치는 뚝배기잔에 엄지손가락을 반쯤 묻은 목소리로
"목로님 ~" 그러고 끝을 살짝 올리면요? 하하
여기 흑림에서는 씨원한 고향마을 냉수가 그리워지는 날입니다. 백림은 어떠신가요?

물얘기, 정말 반갑습니다.
저도 물 만큼은 좋은 물을 마시려고 얼마 전부턴 투박한 옹기 항아리를 구했습니다.
하루 쯤 전에 수돗물을 받았다가 마시곤 하지요. 이 방법이 좋아서 한번 베리분들께 권해드릴까 하던 참이었습니다. 물 속에 각이 몇 개인지에 대한 지식은 하나도 없는 라인이니,
오~~ 갑자기 누가 왔군요... 있다가 그럼 총총총~

목로주점님의 댓글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투박한 옹기항아리는 어디서 구하나요?
백림은 한참 덥다가 오늘부터 시원해지고 있습니다.

저는 봐써콕허에 칼크가 끼는 것이 싫어 물 끓이기 전에 반드시 브리타정수기로 내리는데 누가 보더니 그렇게 하면 물속에 좋은 미네랄이 다 걸러져서 손해라고 하는거에요. 듣고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제가 귀가 좀 얇습니다.

그런데 옹기는 왠지 엄청 끌리네요. 그러면 그 물을 바가지로 떠 씁니까?

rhein님의 댓글의 댓글

rhei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희 흑림에선 정기적으로 수공예품시장이 열립니다.
가죽을 비롯한 직조에서부터 그림 도자기 옹기 장신구 음료 건강식품 등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품목을 전시하는데 매번 한두가지는 꼭 사게 되네요.

암튼 그곳에서 산 것인데, 아가리(아님 주둥이라고 하나요?) 부분이 내용물을 따르기 좋도록 뾰족하게 되어서 바가지 도움없이 손잡이를 잡고 그냥 따릅니다.
사용하다보니 참 요긴해서, 기회가 되면 적어도 하나 더 마련할 생각이예요.

봐써콕허, 무슨 뜻인지 알아먹고 너무 웃었습니다 이 야밤에요 ㅋㅋ

목로주점님의 댓글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걸 미리 알았으면 지난번 카이져슈툴 갔을 때 일부러 시간을 내서라도 흑림 공예시장을 찾아갔을 걸 그랬네요. 그런데 뚜껑이 없는 옹기인가요?

물봉선님의 댓글

물봉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희도 수돗물, 것도 정수기 없이 그냥 마시는데
(석회는 다른 일부 중금속과는 달리 배설되는 물질이다.)
듣던중 반가운 소리네요. 줏어들은바로는 계속 침전되 쌓이는줄 알았어요.
 글 잘 읽었습니다.

목로주점님의 댓글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봉선이누님 안녕하셔요. (왠지 언니보단 누나가 더 잘 어울리는 이름)
우리집 아이는 꼭 이 닦다가 세면대 수돗물을 벌컬벌컬 마시네요. 저는 그래도 기분 상 부엌 싱크대의 수돗물을 컵으로 마시라고 권하거든요.

계속 축적되는 것은 방사능물질이래요. 그게 안전수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0에서 시작하여 몸에 쌓이는 것이기 때문에 기준치 이하 운운은 무책임한 말이라는 한 의사의 강의를  보고 촉각이 곤두서있는 중이에요. 늘 사고쳐서 일년에 적어도 두번 이상씩 X레이 찍는 우리집 아이도 은근히 걱정되고요. 담부턴 의사에게 안찍겠다고 하려고요. 이번엔 개에 손가락을 물렸는데 그것도 뢰트겐을 찍더라구요. 문제는 작년에 찍은 손가락 사진이랑 의사가 헷갈려서...에휴-

kach님의 댓글

kach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음?
그래도 한국물엔 석회가 없는데(아니면 아주 없진 않아도 독일물에 함유된 양보다는 매우 적은데) 한국인들이 물에 석회가 없어서 병이나 어떤 증상에 걸렸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지만,
독일물의 석회가 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담석증이나 다리가 붓는 증상에 대한 얘기는 종종 듣습니다.
이것들이 증명된 것인지는 저도 모르겠어서 100%믿는 것은 아니지만, 저는 그래서 석회가 들어있는 물보다는 없는 물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좋은 것은 그냥 이것저것 모두 '적당히' 섭취하면 좋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니 가끔은 수돗물도 마시고 가끔은 사먹고 가끔은 정수기물 마시고 그러면 되지 않을까요?

목로주점님의 댓글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담석증은 우리나라에도 흔한 병이고 다리가 붓는 증상에 대해선 독일 사람들은 물과 연관시키지 않더라구요. 저도 첨엔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나중에 곰곰 생각해보니 제게 그 말을 한 사람들은 모두 한국사람들이었어요.
석회가 들어 있는 물이 기분이 나쁠 수 있다는 점에는 저도 동의해요. 아무래도 어릴 때 부터 늘 마시던 물이 제일 좋죠. 문제는 사온 물에도 석회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모르는 분이 너무 많다는 거에요. 석회를 피하려고 이 더운 날 고생고생하며 물을 들고 집으로 날랐는데 그 물 속에도 석회가 들어있는 거라면 너무 억울하잖아요.

  • 추천 4

이사람님의 댓글의 댓글

이사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하, 마치 만화나 어느 영화속에 나오는 한 장면을 들여다 보는 듯 합니다.
낑낑대며 층계를 땀을 흘리면서 올라왔는데, 끌고 올라온 물이...ㅎㅎㅎ

게다가 나트륨과 니트랏 성분도 높다면... (꽈당!)
NRW에서는 석회가 있어도 수돗물을 바로 마실 수 있도록 수질을 높였답니다.
단, 수도관이 오래된 지역에서는 아침에 물을 조금 흘려 보낸 후에 마시랍니다.

목로주점님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라인니이이임-
구했어요, 구했어.
저도 옹기그릇같은 투박한 물그릇을 운좋게 벼룩시장에서 구했어요. (댓글에 사진을 올릴 수 없어 아쉬움)
정말 물맛이 기가 막히는 군요. 우리집 작은 아이도 인정했어요.

수돗물을 그냥 그릇과 옹기그릇에 각각 담았다가 똑같은 컵으로 따로따로 마셔봤는데 확실히 물맛에서 큰 차이가 나요. 이게 무슨 조화람? 옹기에 담긴 물은 너무 너무 시원하고 청량해서 냉장고 널 필요도 없더라구요.

좋은 정보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rhein님의 댓글의 댓글

rhei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목로주점님 축하합니다 ^^ ㅎㅎ
다행히 물맛도 만족하신다니 저도 기쁩니다.
옹기의 어떤 성분이 물의 어떤 성분을 어찌어찌 한다던데..... 그거 알면 골 아프니까
저는 그냥 제 혀를 믿는답니다.

요즈음 어딜가나 파티 뒷끝엔 원소기호 성분들 분석하는 겁니다. 보름달밤 이슥한 그 낭만 속에서도 으슥으슥 추워서 겨울외투를 꺼내 겹겹이 덮고서 그 짓거리를 했습니다 엊그제도....

네, 저도 냉장고에 넣지 않고요, 마지막 바닥엣물은 그냥 따뤄 버립니다.
항아리물 마시기는, 백수 가까이 사셨던 제 조모님의 건강비결입니다.
이 외에도 어르신께선 몇가지 비결을 더 가지고 계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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