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2/27 출처:우리모두
정정X(불만만땅) (furtwanglerjr@hanmail.net) Access : 50 , Lines : 15

독일 초콜릿이 왜 단가 했더니...

제 음식맛 좌우명은 더 짜게! 더 느끼하게! 더 달게! 입니다(그런데도 아직까지 살아있는거 보면 난 인간이 아닌거 같다). 그만큼 살찌고 빨리 죽을만한 모든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들을 무지하게 좋아하지만, 역시 '극한' 이란 것은 아무나 하는게 아닌가 봅니다.

예전에 롯데백화점 수입식품코너에서 파는 독일산 네슬레 초콜릿을 먹어본 적이 있는데, 정말로 쌉싸름한 초콜릿 특유의 맛은 온데간데 없고 웬 설탕 두세숟갈을 걍 입에 처넣은듯한, 완벽하게 달기만한 맛에 경악했습니다. 혹시 화이트 초콜릿 아니냐고 하실 분들도 있지만, 밀크 초콜릿이었고 안에 아무것도 안든 100% 판초콜릿이었습니다. 너무 달아가지고 불과 1/3밖에 못먹었는데도 계속 입에 단맛이 남아서 저녁도 못먹고 고생했습니다.

항상 음식에 의심이 많은 아바마마께서는 방부제 든거 아니냐, 배로 실어올때 상할까봐 설탕을 디비 쳐갖고 온거 아니냐 하는 루머(?)를 퍼뜨리셨고 사건은 미궁에 빠지게 됐습니다.

그러나 이런 의문은 한 인터넷 홈페이지의 독일음식 소개글에서 풀리게 됐습니다. 독일인들의 음식 취향이 저의 그것보다 더하면 더하지 결코 덜하진 않다는 것이었고, 엄격한 식품위생법규 때문이라는 설득력있는 이유도 있었습니다(참고로 저는 '국민성' 이란 개념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독일 맥주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유가 바로 '라인하이츠 게보트(Reinheits-Gebot)' 라는 규정 때문이라고 합니다. 맥주에 물, 효모, 맥아 이외에 아무것도 첨가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 규정은 맥주뿐 아니라 모든 식품에 적용되는데, 가공 식품의 방부제와 조미료의 사용을 최대한 억제시켜 안전성과 순수성을 보장한다고 합니다. 이때문에 초콜릿 등 과자의 당도도 당연히 다른 나라보다 높다고 합니다.

실제로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온 한 선배분은, 독일인들의 식사는 엄청 투박하고 단순해서 어떤 자극이 없다면 정말로 식사할 맛이 안날거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식사는 양많고, 기름지고, 간이 센게 주종을 이룬다고 합니다. 결국 이렇게 독일식으로 먹다간 후환을 당해내지 못할거 같아서 변변한 독일음식 하나 못먹고 온종일 맥도널드로 끼니를 이어갔다는 슬픈 일화(?)도 전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문에 전 독일에 정말 가보고 싶습니다. 가장 그럴듯한 이유는 독일음악과 문학이 좋아서이지만, 실제 이유는 그들처럼 한번 진창 먹고 마셔보고 싶어서라는게...어쨌든 자랑스런 한국인이 독일인들과 음식대결을 해볼 그날까지!

p.s.: 살은 언제 빼지?...-_-a;;;

추천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