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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사는얘기 한국과 독일의 외국인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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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일트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댓글 1건 조회 4,445회 작성일 01-08-08 21:15

본문

언제 같이 사는 애가 네오 나치들 때문에 망신살스럽다고 투덜거리기에(얜 구 동독 출신인데 하필 지네 동네서 머리 빡빡 민 또라이들이 배출되는 확률이 높다는 이유로 쪽팔려하고 있다) 그런 넘들은 어디나 있다고 위로 아닌 위로를 했다. 그리고 걍 거기서 끝냈으면 좋았을텐데 괜히 '근데 한국 극우파들이랑은 노는 게 틀린 거 같아'라고 한마디 덧붙였다가 뭐가 어떻게 다른지 안되는 독일어로 설명하느라 땀빼야 했다.

독일 오기 전에 어찌어찌하다 잠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한국어 가르치는데 기웃거려본 적이 있다(그 때 나한테 한국어 배운 사람들 생각하면 아직도 미안타. 석 달이 지나도록 '너 뭐해' '이건 뭐야'수준을 못벗어났으니...장차 거북이들 멸치값을 못대는 한이 있더라도 선생을 업으로 삼는건 삼가야겠다고 다짐했다). 그 때 받은 인상이 '한국은 인종 차별 문제보다 노동자 문제가 더 심각하구나'였다.

만약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에서 저임금에 혹사당하고 두들겨맞고 갖가지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는 게 단지 그들이 우리와 다르게 생겼고 단군 할아버지의 혈통을 못이어받았기 때문이라면 최소한 조선족들 등쳐먹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들 역시 한때 만주벌판을 휩쓸고 다니고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와 철갑선을 발명한 위대한 한민족의 후예인 건 마찬가지인데 말이다.

조선족 포함해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에서 고생 직싸리 하는 건 외국인이라기 보다는 노동자이기 때문이다. 이것만으로도 벌써 고생할 틀은 잡혔다. 난 잘 모르지만 아마 외국인 노동자들 학대받는 일터에서는 한국인 노동자들이라고 노동의 기쁨과 보람을 만끽하며 살고 있진 않을거다. 여기에 한국말이 서툴고 한국 물정에 어둡다는 것과 무엇보다 대부분이 불법 체류자의 신분이기에 법적으로 보호받을 구석이 없다는 점이 더해져 한국인 노동자들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 처하게 된다.

반면 수십년 전 광부나 간호사로 독일에 갔던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노동 조건 자체는 한국에 비하면 천국이었다고들 말씀하신다. 오히려 문제는 언어와 문화의 차이, 그리고 거기 더해지는 외국인에 대한 편견과 적대감.

한국에서는 외국인에 대한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적대감을 접하기는 힘들다. '외국인이 우리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라든가 '한민족만의 한국을 만들어야 한다'라는 주장은 별로 없다. 외국인에 대한 테러나 물리적인 공격도 찾아볼 수 없다. 이건 아마 한국은 독일과는 달리 외국인 적대감정이나 한민족 우월주의가 하나의 이념으로 정리되고 조직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일거다(가끔 시도하는 인간들이 있긴 하지만 한국 극우파들에게는 외국인 몰아내는 것보다 빨갱이 때려잡는 게 더 시급하고 근본적인 과제다). 뚜렷한 이념이 없으니까 뜻을 같이 한 인간들이 모여 '외국넘들 몰아내자'며 단체 결성할 일도 없고.

이에 대해 내 동거인은 '그 따위 쓰레기 같은 생각은 이념으로 승화(이 표현이 여기 맞을지 몰겠네 -_-;;)되지 않는 편이 훨 좋은 거 아냐'라고 말하더군. 뭐 그럴지도. 하지만 외국인 적대적인 극우파들이 정당을 만들겠다고 나서거나 '외국인 꺼져라'를 외치며 시위를 하거나 테러하고 다니는 곳에서는 그에 맞서 싸우기도 쉽다. 싸울 대상이 눈에 보이니까. 반면 한국에서는 자신이 외국인에게 적대적이라는 점을 의식조차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그리고 이들의 적대감은 적극적인 것이 아니라 소극적이 거나 잠재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발견하기도 힘들다. 평소 길바닥에 돌아다니는 외국인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 막상 자식이 국제 결혼 하겠다면 길길이 날뛰거나 하는 식으로.

이런 독일과 한국의 상황중 어느 쪽이 더 쪽팔린거냐고 묻는다면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러니까 '독일넘들의 국수주의는 구제불능이야'라고 비웃을 것도 없고 '역시 엽전들은 안돼'라고 혼자 벽에다 머리찧을 일도 없다고 생각한다. 뭐 굳이 벽에다 머리를 박고 싶다면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해볼까'라는 주제로 박는게 더 생산적이겠지.

저는. 08/08[17:20]
옳습니다.
추천1

댓글목록

Koltep님의 댓글

Koltep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뭐 독일이나 한국이나 문화적으로 우열을 가리긴 힘들지만, 여기에서도 오류가 나죠.
한국인들은 다른 나라 사람한테 자기네 음식이 짱이라 강요하는지. 그게 얼마나 국제사회에서 실수 인지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아요.

한국의 인종차별이나 외국인 노동자 문제들. 그리고 더 나아가 백인, 서양국가에 대한 문화 사대주의는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될 문제입니다.

90년대 나오던 만득이 시리즈를 보면, 백인들을 예쁘고 똑똑한 사람으로 묘사하고 있죠. 그게 아직도 벗겨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가 백인들을 당연히 그렇게 보는한 우리가 받는 인종차별도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야 된다는 걸 인지해야되는데, 이미 그 교육의 진척도가 너무 깊어버렸죠. 심지어, 교육보다도 틱톡이나 SNS가 국제문화에 맞는 시야를 훨씬 더 길러주는 편이죠.

심각한 문제입니다.
제가 해외에 와서 속으로 무의식적으로 차별적인 마음을 갖는게 너무 죄책감으로 다가오는데, 정말 억울하기도 하고 그걸 바꾸는게 쉽지 않은것 같아요. 막상 그게 쉐어하우스나 일상으로 들어오면 큰 난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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