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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사는얘기 제주효도여행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아줌마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조회 5,299회 작성일 01-09-04 22:55

본문

자유여행코너가 꼭 유럽에서의 여행만 해당되는 건 아니죠? 아무도 타 지역의 여행담에 대해서는 안써 놨길래 약간 뻘쭘합니다.

지난 가을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살기바빠서 부모님께 효도도 못하고 산 것같아 큰 맘먹고 비행기 한 번 태워드릴려고 제주도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지금부터 '습니다'형에서 '-다'형으로 바꾸겠다.


렌트
먼저 렌트를 예약하려고 렌트안내장을 살펴보았다. 띠용! 아니 근데 이게 왠 일인가? 자격요건을 보니 국내운전면허소지 및 국제운전면허증을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하지 않는가. 현재 나의 국내 운전면허증은 독일 교통관청에서 보관중이고, 국제운전면허증은 준비해 오지 않았는데. 일단 사정을 얘기하고 매달려 볼려고 렌트사에 전화를 했다. 그랬더니 면허증을 해당관할경찰서에 분실신고를 하고 재발급을 받으라는 거였다. 그래서 다시 경찰서에 알아봤더니 한 열흘이상 걸린다는 거였다. 일이 점점 꼬이네. 난 그 때 벌써 3일후 제주도로 가는 비행기를 예약하고 가족간의 스케줄도 다 잡아놓은 후였다. 그래서 깨끗이 렌트는 포기하기로 해 버렸다. 참고로 알려드리는 데, 제주도에는 렌트사가 아주 많으며 그렇게 비싸지 않고 자유로운 여행을 원하는 분은 렌트를 하시기를 권한다. 반드시 면허증(국내든 국제든)을 가지고 가시는 것 잊지마시고.
그린렌트카 064-743-2000


택시대절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와 함께 제주도를 여행하는 길은 단 한가지 택시대절뿐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렌트사에서 기사를 쓸 수도 있었다. 어쨋든 비슷한 가격이다. 제주 114에 전화를 해서 택시조합(064-752-0844)번호를 가르쳐 달라고 했더니 114안내원이 개인적으로 아는 택시기사님번호를 가르쳐 줬다. 잘 해주실거라하면서. 안내양의 빽이라도 있는 게 없는 것 보다 나을 것 같아 그 기사님(011-691-4889)과 전화상으로 계약을 했다.
소나타 : 8만원 (09:00~18:00) 반나절은 반 값
그랜저 :10만원 " "


휠체어 대여
그 다음 할 일은 아버지의 휠제어를 빌리는 거였다. 어디서 구한다? 막막했다. 할 수 없지 제일 원시적인 방법으로 난관을 극복해보자. 부산 서면에는 의료기 상사가 많이 있다. 가게마다 문을 두드리며 혹시 중고 휠체어 빌려 주시나요? 하며 일일이 물어보며 다녔다. 어떤 가게에서는 그런 걸 의료기 상사가 왜 취급하냐는 듯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주인도 있었다. 점점 자신감이 떨어지고 있을 때 한가게에서 예전에는 빌려줬는데 지금은 가지고 있는 중고 물건이 없어서 안 된다고 했다.


아! 그래도 희망을 찾았다. 중고제품을 가지고 있는 가게만 있다면 빌려줄수 있다는 얘기가 아닌가.무더운 가을(지난 가을 나에게 유난히 무더웠다.) 서면 바닥을 샅샅이 뒤져 드디어 찾았다. 좀 낡았지만 쓸만해 보였다. 보증금 10만원에 하루 이용료 1000원 . 여행전 날 빌리기로 했다.
-참고! 부산 동의대학병원에서도 휠체어를 빌려준다고 부산 보훈병원 청소부 아줌마가 알려줬다. -

하지만 옥의 티라고 여행내내 이 휠체어때문에 무지 고생했다. 이 휠체어가 우리 여행에 끼친 피해는 앞으로 이야기 해나가며 밝히겠다. 이 글을 읽는 손님중에 전국적으로 멀쩡한 휠체어를 대여해주는 기관을 알고 있다면 좀가르쳐 주시라.


출발
아이들은 큰 언니에게 맡겨놓고- 덕분에 큰언니는 2박 3일동안 이이들 다섯명에게 시달려야 했다. -드디어 비행기를 타게 됐다. 딸로 태어나서 아들보다 먼저 비행기를 태워드리는 이 뿌듯함. 아들들은 모르리라. 부산에서 제주까지 비행기로 한 시간도 채 안되는 거리지만 나 자신이 자랑스러워지는 순간이었다.

비행기여행이 처음이라면 당연히 창가로 앉아 바깥을 내려다보는 재미를 빠뜨릴 수 없죠. 부모님을 창가로 모시고, 비행기는 이륙을 했다. 이륙시의 짜릿함이 지나자 엄마는 계속 이 비행기가 가고 있는 거냐? 나는 하나도 못느끼겠다. 가만히 떠있는 거 아니냐고 몇 번이나 말씀하셨다.


제주도 도착
예정대로 택시기사님이 제이름을 적은 종이를 들고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친절하게 안내받아 택시에 탔다. 여기서 한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제주도의 택시기사님들은 무지 친절하다는 거다. 관광경쟁력을 가지자면 당연한 태도이겠으나, 불친절한 육지의 기사님들과는 달랐다.

특히 타고 내릴 때 항상 손님좌석문을 여닫아 주셨는데, 여기서 우리 엄마가 아주 큰 제주여행의 보람을 느꼈다. 누군가가 이렇게 까지 배려해주는 차를 타 보신 적이 없기 때문이겠지만, 잠시나마 평범한 할머니가 부잣집마나님의 기분을 팍팍 느끼셨나 보다. 어쨋든 자식들이 못 해드린 것을 택시기사님께서 해주셨고, 부모님에게 하는 효도는 어쩌면 이런 아주 사소한 것일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휠체어의 문제
택시의 구조상 가스통 때문에 뒷트렁크에 쏙 들어가지 않는 거였다. 공항에서 방향전환할 때마다 바퀴가 걸려서 진땀을 흘렸는데.
여행내내 뒷트렁크의 문은 열고 다녀야만 했다. 소나타에도 그랜저에도 마찬가지였다.


일정
기사님과 일정에 대해서 논의한 결과 제주시는 별 볼것이 없으니 바로 뜨자고 하셨는데, 그래도 제주도에 와서 제주시의 상징을 안 볼 수 없다고 우겨서 용두암을 멀찌기서 구경했다. 제대로 용두암을 구경할려면 주차비를 내야만 하지만 택시기사님이 아시는 데로 가서 정확한 각도는 아니지만 어쨋든 아버지와 함께 구경할 수 있었다. 제주시에는 이외에도 삼성혈,목석원, 자연사박물관등이 있지만 기사님의 말씀을 믿고 그냥 제주를 떴다.


제 1일
1100고지
한라산을 가로지르는 도로를 타고, 차로 한라산을 오를 수 있는 한계인 1100고지 휴게소로 갔다. 제주의 날씨도 흐렸지만 한라산을 오르는 도중은 계속 짙은 안개와 비가 뿌렸기에 날씨를 걱정했더니 서귀포쪽은 아주 맑으니 걱정 접어두시라는 기사님의 말씀이다.

이유인 즉슨 한라산이 북쪽에서 내려오는 비구름을 막아주기 때문에 제주는 흐리더라도 서귀포는 맑은 것이 보통이란다. 기온차는 약 5도 정도 나며 제주감귤보다 서귀포감귤이 더 달다는 것이다.


도깨비 도로
많은 외국관광객이 찾는 곳이란다. 분명히 오르막길로 보이는데 사실은 내리막길이라 걸어가거나 차를 기어중립상태에 두고 굴려보면 한참을 거꾸로 굴러가는 것이다. 착시 현상때문이라 하는 데 신기했다. 어쨋든 제주여행에서 꼭 권하고 싶은 곳이다. 가서 직접한 번 걸어 보시도록

여미지 식물원
열대-아열대식물들을 모아 둔 곳이다. 나는 식물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엄마가 원래 그런 쪽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라 열대 식물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많이 찍었다. 그리고 이곳은 중문관광단지라는 곳에 속해있어 가까운 거리안에 천제연, 돌고래쇼, 등등을 구경하고 싶다면 할 수 있다.


산방산
내가 본 산 중에서 가장 예쁜 산이었다. 다음에 기회가 닿으면 꼭 등반을 해보고 싶다.

송악산(제주 최남단)-해안도로를 따라서
제주도에는 해안을 따라 차로 드라이브하며 절경을 즐길 수 있는 구간이 많이 있다. 이것도 꼭 권하고 싶은 코스이다. 제주도를 해안가 도로만따라서 운전하면 약 4-6시간정도 걸린다고 한다. 결코 작은 섬은 아니다.

숙박 1
제주시 팔레스 호텔: 2명 숙박시 115,000원 1명 추가 12,000원 조식 포함
제주시의 번화가에 있는 호펠이라 무지 시끄러웠다. 길건너편에는 임시놀이동산같은 시설이 있어 밤늦게 까지 시끄럽게 음악을 틀어대는 바람에 잠을 설쳤다. 하지만 걸어서 시내구경하기가 좋고, 바닷가에 있어 전망이 아주 좋다.



제 2일

만장굴
택시기사님의 의견은, 간단히 말해서, 별로라는 거였다. 다른 곳의 석회동굴과는 달리 용암동굴이라 규모가 크다는 것 빼고는 아기자기한 맛이 없어 별로 볼 것이 없는 곳이라는 거다. 하지만 엄마와 나에게는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 우선 동굴로 발을 들여 놓는 순간 참 상쾌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힘이 막 솟는 것 같기도 하고 기분 좋게 왕복 50분동안 걸어다닐 수 있었다.

성산일출봉유람선
요금 성인 15,000원
요금이 비싼 것 같지만 그래도 타보면 돈 아깝다는 생각은 안든다. 여러각도에서 보이는 일출봉, 하얀 모래사장을 자랑하는 우도. 배안에서 출출하면 소라한접시(1만원)에 소주 한 잔정도 시켜서 드실 수도 있다.

성읍민속마을
여기는 안가도 될 것 같다. 제주의 민속생활을 볼 수있는 곳인데, 제주의 비바리들이 직접 설명해 주고, 사진도 찍어준다. 요금은 없지만 그 곳에서 판매하는 제주산 건강식품에 대하여 설명을 들어야 된다.물론 안 사도 되지만 그렇게 잘 안되실게다. 민속생활상을 보고 싶다면 민속박물관으로 가는 게 더 나을 듯하다.

정방폭포
우리는 정말 재수가 좋았다. 비가 많이 온 뒤라 수량이 늘어서 정말 장관이었다. 제주에서 파는 엽서에 나오는 정방폭포의 모습보다 훨씬 더 웅장하고, 멋진 광경을 즐겼다. 바다로 떨어지는 폭포소리는 직접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천지연
천지연 광장에서 서귀포축제가 열리고 있는 기간이라 아주 복잡하였다. 택시 주차할 곳도 없었지만, 장애인이 탑승하고 있어서 주차 요원의 친절한 안내를 받아 대충주차를 할 수 있었다. 겨우 주차를 했지만 또 그 말썽의 근원 휠체어가 이제는 분해되기 시작했다. 한 쪽 발판이 뚝 떨어져 나가는 것이었다. 황당... 다행스럽게도 택시기사님이 천지연에서는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를 대여해 준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다. 기사님의 재빠른 행동덕에 아버지께서는 안락한 휠체어에 앉아 천지연 공원을 둘러 보실 수 있었다.

숙박2
서귀포 라이언스 호텔 064-762-4141
2인 1실 62,000원 1명추가 무료, 조식없음
시설은 낡았지만-수도 꼭지, 전기스위치가 구식임- 깨끗하고 방도 팔레스보다 훨씬 더 넓었다. 천지연 광장 바로 절벽위에 위치하고 있어서 전망이 좋다.

여행담 후기
여행할 즈음 아버지는 폐암 말기였다.
경찰이셨던 아버지는 16년전 불의의 사고로 몸의 왼쪽이 마비가 와서 국가 유공자 2급 판정을 받았다.
지금 아버지는 대전 국립묘지에 불편하셨던 몸을 태우고 재가 되어 쉬고 계신다.
고인의 명복을 빌고, 아버지와의 추억을 흔적으로 남기고 싶어 여기 베를린 리포트의 자리를 빌린다.


62.158.209.216큰아들: 벵기 문제는 아들들이 문제가 아니고 그 아들들의 며느리들이 더 문제인데 아들들만 나므라믄 섭하지... [10/10-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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