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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사는얘기 라인강변의 바벨탑의 신화 그리고 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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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5,105회 작성일 01-09-04 22:00

본문

1999/01/28 (23:04) 조회수: 254

쾰른성당이 1248년에 준공해서 그 설계도대로 완공된 것이 1880년으로 공사기간이 600년이 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관광객들은 탄성을 내지른다. 하지만 액면 그대로 공사가 600년동안 계속된 것은 아니다. 지리상의 발견으로 한자무역이 쇠퇴하게 된데다, 십자군전쟁에 패배하고 더구나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의 신앙심이 줄어들면서 쾰른은 이 성당을 준공할 돈도 열의도 없게 되었다. 그래서 계속 중단되어 있다가 19세기에 들어와 프랑스혁명이후 독일민족의 자존심을 세워야한다는 민족주의 열풍이 불면서 쾰른 대성당의 공사가 재개되었다. 쾰른대성당은 그러니까 그대부분이 사실상 19세기에 만들어진 것이다.

유럽에는 항상 치열한 높이 경쟁이 있어 왔다.이 쾰른성당은 높이가 157미터로 지어질 당시 세계최고의 높이였다. 단지 돌만으로 이 높이를 쌓아 올린 것이다. 이는 인간이 철골을 쓰지 않고 쌓아 올릴 수 있는 극한까지 간 것이다. 한방 먹은 프랑스는 이로부터 십년후 철골을 사용해 쾰른성당보다 거의 두배가 높은 에펠탑을 만들어서 독일인들의 코를 납작하게 한다. 속상한 독일사람들은 에펠탑을 아이펠 투름(Eifelturm)이라고 부르며 그 탑의 설계자 구스타프 아이펠이 독일 아이펠지방에서 기근을 피해 프랑스로 건너한 독일인들의 후손임을 은근히 상기시킴으로써 마음을 달래곤 한다.

그런데 흡사 바벨탑의 신화를 생각나게 하는 이 집념의 건축물 쾰른 성당이 완공되는 데는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인 괴테가 크게 한 몫을 했다. 바이마르의 호프극장의 디렉터이자 서양의 가장 유명한 작가의 한사람인 괴테는 프로이센의 내무장관에게 비밀리에 탄원서를 올린다. 이 편지가 없었다면 쾰른 성당이 준공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그 편지는 영향력를 발휘했다.

1786년부터 1788년까지 이탈리아를 여행하기도 했던, 그래서 고전양식의 아름다움에 취해 있었던 괴테는 고딕양식이 낯설게만 느껴졌을 뿐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스스로 고백한다. 그런 그를 고딕에 대해 다시 열광하게 만든 것은 쾰른의 한 예술품수집가인 쥴피쯔 보이네레씨였다. 예술에 대해 해박한 이해를 가지고 있었던 그는 쾰른 성당을 완공하고자 하며 또 꼭 그래야만 하는 이유를 절절하고도 설득력있게 써서 괴테와 예술에 관심이 있는 프로이센의 왕자에게 보냈다. 그는 이 두사람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일대의 예술가를 모아
쾰른성당이 완공됐을 때의 모습을 정확하게 상세하게 수백장씩 그리게 해서 그중 제일 나은 6장을 두사람에게 같이 보냈다. 이에 대한 괴테의 답변은 친절했지만 다음의 문장을 포함하고 있었다:

"이 완공된 쾰른성당의 그림은 엄청난 노력이 요구될 뿐 아니라 구현불가능할 것같은 느낌을 준다. 사람들은 라인강변에 현실화된 성경의 바벨탑의 동화를 경이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리라."

1811년엔 그 28세의 젊은이는 급한 마음에 직접 괴테를 찾아갔다. 괴테는 이 청년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1812년에 괴테는 "문학과 진실"에서 그 청년을 칭찬한다. 바벨탑처럼 하늘로 하늘로 치솟으면서 이 지상의 것과는 도저히 어울릴 것같지 않은 저 엄청난 컨셉트의 한 모범사례로서의 쾰른성당을 위해 지칠줄 모르고 몰두하는 청년.

1815년 마침내 청년의 재촉을 받고 괴테는 처음으로 쾰른을 방문한다. 괴테는 3일동안 계속해서 이 저녁의 나라(서양)의 위대한 잔해를 살피고 또 살핀다. 이 중단된 채 서 있는 쾰른 성당의 잔해는 그것만으로도 그에게 압도적인 어떤 것이었고 영감이었다. "하나의 미완성, 하나의 엄청남"앞에 섰노라고 그는 이때의 첫인상을 밝히고 있다. 물론 이런 압도의 체험속에서도 작가의 사색은 멈추지 않는다.

"이 것이 엄청난 크기를 이루려는데 사로잡혀 있었다는 사실은 인간의 불완전함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 쾰른방문후 4개월후 괴테는 프로이센의 내무부장관에게 탄원편지를 띄우게 된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성가를 날리고 있는 대문호의 편지는 즉각 효력을 발휘했다. 프로이센의 건축담당디렉터인 칼 프리드리히는 1816년 쾰른성당의 건축현황을 조사하라는 명령을 받게된다. 그는 돌아와 그곳에 "한 의미심장한 불행"이 발생해 있음을 보고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즉각 쾰른 성당의 보수를 위해 시급히 필요한 돈이 프로이센의 국고에서 흘러들어가게 된다. 그렇게 해서 1823년 마침내 성당공사단이 새롭게 다시 출발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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