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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유학일기 Stuhltest

페이지 정보

작성자 Gentilly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2,016회 작성일 23-05-22 11:43

본문

'베를린 리포트에 올라오는 글들이 너무 심각하다.

사람들이 여유가 없어보인다.

외국에서 삶이 사람들에게 여유를 주지 않는게 분명하다.

그래서, 

그들에게 한바탕 웃음을 던져주고자 이 글을 쓴다. 

웃기면 좋고, 안 웃기면 어쩔 수 없고 라는 마음으로. 

각설하고 이야기 풀어본다.


옛날 아주 먼 옛날에,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에,

독일어라곤, B2 시험 통과하고 기고만장했지만, 말도 잘 이해못하고 일상생활에서도 버버벅 거리던 시절에, 

용돈이라도 벌면서 독일어도 좀 늘릴 요량으로 Randtstadt에 Teilzeit Arbeit 구직을 신청했었다. 

구직 신청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신분증 보여주고 학생증 보여준 다음 서류 작성하고 끝 이였던 걸로 기억한다. 

서류 작성을 도와줬던 직원이 B2 Zerfitikat 을 확인하고서도 내 독일어 수준을 좀 미덥지 않아 했던 점만 빼면 

뭐 30분 정도 걸려서 신청서류 작성하고 집으로 돌아왔더랬다. 

3일 정도 지나자 전화가 왔다. 

유가공 회사에서 자리가 났다고. 

검색해 보니 집에서 걸어서 30분 거리다. 

'오호라!!' 

그런데, 거기서 일하기 위해선 우선 Gesundheitausweiss 가 있어야 한다. 

그 당시 거주했던 곳의 Gesundheitamt 교육과정이 모두 Voll이라 

옆동네까지 수소문해서 한 나절 교육을 받고 Gesundheitsausweiss를 발급 받았다. 

발급받은 다음 날 Randtstadt 사무소를 찾아 갔더니, 

마지막 단계라면서 Stuhltest를 해야 한단다. 

'Stuhltest???????'

'의자테스트?????'

'독일어로도 영어로도 의자인 이 단어가 뭔 다른 의미가 있나?'

난 좀 더 신중했어야 했지만, 

직원이 준 테스트 킷 은 내 모든 직관을 한 방향으로 흐르게 했다. 

지금 생각해도 그건 오줌통 같이 보였다.

키트를 받아들고서 집에와서 

정성스레 한방울이라도 밖으로 튈까봐 조심스럽게 통에 오줌을 받아서 우편으로 Gesundamt에 보냈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면접도 보고 바쁘게 보냈다.

회사로부터 Stuhltest가 나오면 바로 일할 수 있다는 말까지 들었다.

그게 어떤 관공서이건 관공서 일들은 느려텨진 독일에서 Stuhltest는 일주일이 안걸렸다. 

그날은 어느 비오는 금요일이였다. 

Randtstadt에서 Stuhltest의 결과를 들었던 그날.

정확하게는 Stuhltest 결과가 아니라 

채용이 물건너 갔다는 결과의 통지였다.

내가 '똥' 대신 '오줌'을 보내서 검사를 할 수 없었다는 사실과

회사에서는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물어보지 않고 개인적으로 판단해서 일처리 한 점'이 맘에 안들어

채용을 취소한다는 내용이였다.

'된장~!!'

'이런 된장'

그 뒤론 Randtstadt에서 전화가 오지 않았다. 

하지만 운좋게도 두 달 정도 지나 Wissenschaftliche Hilfskraft 자리를 배정받아 일 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났어도

비오는 금요일이면 

가끔

Stuhltest를 생각하며 맥주를 마시곤 한다.

Stuhl은 독일어로도 영어로도 의자이기도 하지만 똥이기도 하다.

추천9

댓글목록

Leebling님의 댓글

Leebling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완전 재밌게 읽었습니다. 갑자기 대학교 시절 알바하던곳에서 Stuhlgang 이라는 표현을 배워서 뭔가 있어보여 독일친구들에게 써먹었다가...ㅋㅋㅋ 친구들이 엄청 웃었던 경험이 떠올랐네요..

  • 추천 1

Gentilly님의 댓글의 댓글

Gentilly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언어는 그렇게 천천히 느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 글로 인해 웃을 수 있었던 옛 기억이 떠올랐다니 기쁘네요. 오늘 하루도 멋 훗날 웃을 수 있는 일들 많이 많드시길 기원합니다.

  • 추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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