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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유학생의 애환이 담긴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유학일기] 유학 3학기 넋두리..   

어제는 드디어 이번 학기 첫번째 발표를 한 날이었다. 그 동안 꽤나 많은 발표를 해왔기 때문에 발표 당일에 걱정은 되면서도 이전보다 비교적 긴장은 덜 되는 것 같았다. 그래도 교수가 질문을 한다거나 또는 학생들이 질문하는 경우를 대비해서 예상되는 질문을 생각하고 답변을 적어보고, 내가 발표하는 내용 중에서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은 없는지, 내가 이해 못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마지막까지 살펴본 다음 수업에 들어갔다.

내 발표는 두번째 순서였기 때문에 먼저 앞조의 발표를 들을 시간이 있었다. 앞조는 뭔가 많이 준비한 것 같지만 통계수치나 경제수식들까지 상세하게 설명하려고 하다보니 교수한테 좀 지적을 받았다. 그걸 보면서 나는 한편으로는, 우리 조는 이러한 지적이 있을까 싶어서 최대한 청중들도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지..하며 스스로 정신승리하고 조금 더 우리 발표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우리조 발표, 내가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집에서 수없이 대본 연습을 했기 때문에 늘 그렇듯 버벅거리지 않고 부드럽게 이야기하면서 발표를 진행했다. 예정된 순서대로 내 파트너와 자리를 바꾸며 발표를 진행해나가는데, 내 파트너 차례에서 교수가 이것저것 질문도 하고 코멘트도 하는데, 그 중에서 교수가 질문한 것에 대해 그 파트너가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게 있었다. 근데 나는 그 답을 왠지 알거 같은데 차마 입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머릿속으로는 답을 알겠는데, 그 긴문장을 표현해낼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기다림 끝에 교수가 답을 이야기했고, 역시 내가 생각한 그 답이었다.. 내가 좀 더 자신감을 가졌다면 나에 대한 새로운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지나고 보니 생각할 수록 아쉽다.

그 후 다시 내 차례에서 교수가 이번엔 나에게 갑자기 질문을 해왔다. 근데 나는 그걸 잘 알아듣지 못했다. 그래프를 설명하는 중이었는데 뭔가 연도에 관한 부분을 지적하는 것 같았다. 나는 대충 이거에 대해서 질문하는구나 싶어서 내가 생각한대로 더듬더듬 대답을 하긴 했는데, 교수가 그걸 듣고 그냥 침묵했다. 그게 수긍의 의미인지 아니면 얘는 독일어를 잘 못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든건지.. 알 수가 없었지만, 후자에 가까워 보였다. 그 후에는 내 발표 차례의 10분 가량에 일체의 질문도 없었다.

결과적으로 교수와의 소통은 내 파트너가 다 전담했고 나는 대본에 나와 있는대로 줄줄 읽은 후 발표가 끝났다. 발표는 끝났지만, 뭔가 기분은 굉장히 찝찝했다. 일단 교수에게 나는 독일어 잘 못하는 외국인으로 비쳐진 것 같아서 아쉬웠고, 발표가 끝난 후 교수는 내 파트너에게 다가가서 뭔가 대화를 하는데, 나는 뭔가 소외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 파트너는 발표가 끝나고나서 뭐 수고했다는 식의 이야기도 없이 나와는 모르는 사람처럼 그냥 헤어졌다. 발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냥 스스로 느낀 거지만, 나와 발표를 준비하는 것이 썩 달가워 보이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도 내가 짐이 되는 것 같아서 오히려 부담스러웠고, 그 감정은 발표가 끝났음에도 결국 풀리지 않았다. 문화가 달라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우리는 발표 후에 그냥 남이 되었다. 서로 잘했다, 수고했다는 인사가 나에게는 당연한 것이지만 여기서는 꼭 그런것만은 아닌걸까. 암튼 기분은 별로 안 좋았다.

오늘은 Familiensoziologie 수업이 있는 날. 여기 수업도 나에겐 그저 참가해서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부담스럽고 스트레스 받는다. 교수가 끊임없이 우리의 의견과 생각을 물어보고 누군가 대답할 때까지 하나하나 아이컨텍을 하기 때문이다. 좁은 교실에서 몇몇 안되는 학생들 속에서 1시간 반이라는 시간 동안 그래도 대부분은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는데 나는 보통 계속 침묵으로 일관한다. 그게 교수의 시각에서는 그리 좋지 않게 보일 것 같아서 나도 뭔가 속으로 내 생각을 떠올려보지만, 차마 독일어로 입밖에 내뱉지는 못한다.. 그리고 애초에 발표자 또는 교수가 제기한 질문을 내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때도 많고, 내가 이해한게 맞는지 의심스러울 때도 많다. 또 이 수업에는 나와 같이 이전 학기부터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이 몇몇 있는데 그 중 한 사람이 나를 수시로 쳐다보고 신기하듯이 관찰하는 것이 또 굉장히 부담스럽다. 이런 걸 다 의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뭔가 독일어로 말을 하려고 할 때 내가 그 문장을 부드럽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어버버댈 때 느낄 수치심이 나는 감당이 안된다. 평소에 사실 이러한 상황에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다 보고 듣고 있는 상황 속에서 조금이라도 눈에 띄고 이상하게 보일 행동을 하는 것이 너무 싫다.

그렇게 오늘도 수업 중 한 마디 꺼내지 않고 한 시간 반을 보냈다. 이젠 교수도 내가 말을 잘 못하는 구나,하고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3주 후에는 이 사람들 앞에서 내가 발표를 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오히려 어제 발표보다 이 발표가 더 무섭다. 이 교수의 스타일 상 뭔가 중간중간에 계속 개입을 하고 질문을 하는데 내가 그걸 또 이해 못하고 더듬거릴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나를 굉장히 걱정스럽게 만든다.

매 수업에 들어갈 때마다 일종의 자괴감을 느낀다. 나는 정말 이 수업에 있어도 되는 사람일까. 제대로 준비도 안된 독일어로 수업에 들어와서는 수업 내용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어떻게든 발표만 잘 준비해서 꾸역꾸역 성적만 받아내온 것이 나의 지금까지의 3학기 학교 생활 방식이었다. 독일에 온지 이제 2년이 다 되어간다. 석사과정을 공부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준비기간임에는 틀림없다. 그럼에도 어찌저찌 C1 자격증을 손에 넣고 대학에 들어와서, 처음에는 좀 힘들어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거라고 생각했지만, 3학기에도 힘든건 매한가지다. 단순히 수업 내용을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아직까지도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전반적으로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것 같다. 그냥 아, 이 얘기를 하는구나 하고 대충 알아듣고 그에 맞는 대답을 할뿐. 뭔가 잘 못 알아들었으면서 여러번 물어보기 부끄러우니 마치 알아들은 척 리액션하고, 이러니 나와 왠만큼 대화를 할 의지가 있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이 아니면 대화하기도 힘들다. 그래서 인관관계도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러한 멘탈을 붙잡고 내일도 도서관에 가서 발표 준비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3주 후에는 사람 들앞에서 부끄러움을 감수하며 1시간의 발표를 어떻게든 꾸역꾸역 하고 올 것이다. 이런 식으로 마지막 석사 논문 제출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을 것 같긴 하지만, 제대로 된 독일인 친구도 없고, 독일어도 어정쩡한 반쪽짜리 석사 학위를 받고 국내로 복귀하겠지. 적어도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는 박사까지 해나갈 자신이 없다. 나름 여러 방면으로 노력해보긴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독일인과는 내 성격이 안 맞는 것 같다. 언어가 부족해도 내가 먼저 들이대고 친근하게 다가갈 성격도 못되고, 저쪽에서 먼저 다가오지도 않기 때문에 이 평행선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만 같다. 적어도 그 거리가 조금이라도 가까워지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할텐데 그 과정에서 느낄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독일에 계속 있는 것이 좋은 선택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

최근 뭔가 기분이 싱숭생숭 해서 글 쓰면서 조금이나마 마음을 풀어봅니다.. 타지에서 유학하시는 분들 고생 많으십니다. 모두들 원하시는 바 꼭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Gur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9-06-06 (목) 09:45 3개월전 추천추천 3
저는 독일에서 유학한건 아니었지만 석사를 나름 그 나라의 최고 대학이라는 곳에서 했어요. 처음 들어갈때 하늘을 찌르는 언어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들어갔지만..ㅎ 결론은 한 학기 마치고 7키로가 빠졌어요.. 인문대다 보니까 교수님들이 너무 비유를 많이 하셔서 하물며 숙제도 못알아 듣고.. 발표도 너무 많아서 하루에 2시간 이상을 잘 수가 없었어요. 고민과 좌절 속에 교수님을 찾아가서 나는 여기서 공부할만한 사람이 아닌것 같다며 이러저러하다 설명 드린 후 자퇴하겠다 말씀 드렸어요. 교수님이 딱한마디 하시더라고요. 안그런것 같아 보이지만 그 나라 애들도 다 버티고 있는 거라고. 우리가 너를 뽑은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꺼다. 그러니 너도 버텨라. 그 뒤로 그냥 했어요.. 그 날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버텼어요. 어느 순간 정말 끝날것 같지 않았던 그 시간들이 지나고 돌이켜 볼수록 스스로가 대견했구나.. 싶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스스로가 대견해져요. 님도 꼭 잘 버텨내시기를 바랍니다.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버텨내시면 이제 벌써 3학기니 남은 시간은 금방 지나갈 거에요. 식사 꼭 잘 챙기시고요!

 
 
토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9-06-05 (수) 05:15 3개월전
모든글들이 마음에 너무 와 닿습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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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9-06-07 (금) 08:56 3개월전
감사합니다 ㅜ 멘탈 붙잡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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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9-06-05 (수) 12:04 3개월전
힘내세요, 한국인 중에 정말 특별히 성격이 활발해서 이것저것 궁금하면 부끄러워하지 않고 내색않고 당당히 질문하는 사람들 뻬곤 다들 님처럼 생각 많이 하고 후회도 하고 그러곤 한답니다. 그치만 이왕하는 것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하면 좋을 것 같아요. 한국 사람과 일본인만 제외하곤 정말 특히 아랍쪽, 중국 쪽 유학생의 경우 독일어를 못하더라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무조건 내뱉고 질문하고 하는 걸 많이 봤어요. 그 순간엔 민망할수도 부끄러울수도 당황할수도 있겠지만 일단 하고 나면 속이 후련하고 존재감이 어느정도 높아진것 같고, 주위의 반응도 더 좋을 걸 많이 봐왔어요. 독일인들은 먼저 다가가는 성격이 아니어서 친구 만들기가 쉽지 않은데, 말을 많이 걸어주고, 제스쳐를 크게 하고, 그리고 일단 실력이 좋으면 자기네들이 먼저 관심있어 하는 걸 많이 봐왔어요. 그치만 그것도 실은 공은 공, 사는 사처럼 학교에서나 친한척이지 실제 사적인 자리에서도 친해지긴 힘들더라고요. 자기네 독일인끼리도 같은 팀이면 밥도 같이 먹고 그럴것 같지만, 한국 정서상, 전혀 그렇지 않고 개인플레이 합니다.

화이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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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9-06-07 (금) 08:58 3개월전
격려 감사드립니다. 한국인과의 인간관계를 맺었던 관점으로 독일인과의 관계를 판단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ㅎ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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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rnschnu…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9-06-05 (수) 19:40 3개월전
제 이야기 같아 공감과 함께 댓글 남깁니다... 저도 먼저 선뜻 말거는 스타일이 아니라 독일인친구 하나 없고 독일어에 대한 자신감도 없어서 수업시간에 질문하나 대답하나 못합니다. 파트너 과제를 할때도 같이 할 사람이 없어 어찌저찌 혼자 있는 다른 사람과 함께 하게 되는데 혹시 원래는 나랑 하기 싫었던게 아닐까 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성격은 더 소심해지고 자신감을 갖자라고 생각해도 잘 안되네요. 그래도 여기서 제대로 해쳐나가지 못하면 어디가서도 제대로 할 수 없겠다라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고 다른 적극적인 외국인 학생들을 보면서 배우려 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진 힘들지만요 ㅎㅎ 글쓴이님도 자신감 잃지 마시고 우리 모두 화이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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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9-06-07 (금) 09:01 3개월전
많은 분들이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계신 것 같네요.. 이제 독일을 좀 알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여전히 배우고 고쳐야 할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힘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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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izona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9-06-05 (수) 23:27 3개월전
오늘 제가 느낀 것과 너무 똑같아서 읽고 놀랐어요.. 저도 오늘 학교 영어수업에서 팀과제가 있었는데 최대한 제 의견을 설득력있게 얘기하고 다른 의견에 대한 코멘트를 하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했어요. 우리 조는 저 빼고 네명이 다 독일인이어서 영어가 아니라 독일어로 얘기를 했죠.. 암튼 어떤 포인트에서 제가 저의 아이디어를 얘기하는데 표현들이 잘 떠오르지가 않아서 버벅거리게 됐고 애들의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제 아이디어는 한방에 무시당해졌고 그 후부터 애들이 저를 보지도 않고 자기네끼리 미친듯이 빨리 얘기하더라구요. 저는 더이상 그들의 독일어를 따라갈수가 없었고 30분 넘게 투명인간처럼 앉아있었습니다. 그 광경을 쳐다보고 있던 다른 조 친구들도 저를 쳐다보는데 뭔가 너무 수치스럽고 억울하기도 하고 아무말도 못하는 제가 너무 한심스러웠습니다.. 조별과제나 발표가 있으면 당연히 그 전에 엄청 할말을 준비해서 가긴 해도 갑작스런 조별 토론을 해야하면 아직도 갈길이 먼 독일어에 계속 좌절하게 됩니다... 여기 또한 먼저 다가오는 독일애들은 전혀 없고, 저는 다른 외국인친구와 외국출신 독일친구랑만 어울리게 되네요. 사실 저도이 친구들도 처음에는 출신에 상관없이 다같이 어울리고 싶었지만 다른쪽에서 그냥 벽을 치고 자기네끼리만 어울리니 저희도 더이상 노력할 마음이 안생기더라구요. 에휴.. 어쩌겠어요. 저희가 독일에서 설정한 목표가 있고 우리가 지금 가고있는 방향이 맞다면 편협한 마음을 가진 시람들에게서 받는 이런 작은 고난이 멈춤의 이유가 되어서는 안되겠죠..

머스트님도 벌써 3학기째 계속 시험 통과하면서 잘하고 계시잖아요. 아무리 다른 학생들이 철저한 무관심으로 대해도 꿋꿋하게 님의 열정과 실력을 보여주세요. 자세와 태도가 바르고 당차면 아무도 무시하지 못할겁니다. 다른 사람들을 보지 말고 우리 자신을 봅시다. 하루하루 언어실력이 늘고있고 전공지식을 쌓고 있다면 우린 성공의 길로 가고 있는겁니다. 응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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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9-06-07 (금) 09:06 3개월전
언어 실력이 충분하지 못하면 정말 어쩔 수 없이 경험해야 하는 일들인 것 같습니다..ㅜ 너무 좌절하지 않고 하던대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 유일한 답인 것 같네요. 결국은 멘탈 싸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루하루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Keep calm and carry on 해야겠습니다.. 힘드실텐데 조금만 더 부딪혀봅시다. 답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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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r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9-06-06 (목) 09:45 3개월전
베플로 선택된 게시물입니다.
저는 독일에서 유학한건 아니었지만 석사를 나름 그 나라의 최고 대학이라는 곳에서 했어요. 처음 들어갈때 하늘을 찌르는 언어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들어갔지만..ㅎ 결론은 한 학기 마치고 7키로가 빠졌어요.. 인문대다 보니까 교수님들이 너무 비유를 많이 하셔서 하물며 숙제도 못알아 듣고.. 발표도 너무 많아서 하루에 2시간 이상을 잘 수가 없었어요. 고민과 좌절 속에 교수님을 찾아가서 나는 여기서 공부할만한 사람이 아닌것 같다며 이러저러하다 설명 드린 후 자퇴하겠다 말씀 드렸어요. 교수님이 딱한마디 하시더라고요. 안그런것 같아 보이지만 그 나라 애들도 다 버티고 있는 거라고. 우리가 너를 뽑은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꺼다. 그러니 너도 버텨라. 그 뒤로 그냥 했어요.. 그 날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버텼어요. 어느 순간 정말 끝날것 같지 않았던 그 시간들이 지나고 돌이켜 볼수록 스스로가 대견했구나.. 싶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스스로가 대견해져요. 님도 꼭 잘 버텨내시기를 바랍니다.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버텨내시면 이제 벌써 3학기니 남은 시간은 금방 지나갈 거에요. 식사 꼭 잘 챙기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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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9-06-07 (금) 09:09 3개월전
학교에서 저를 뽑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라는 대목에서 힘이 생기네요, 감사합니다. 저는 여기서 공부할 수준이 안 된다고 자책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꾸역꾸역 한 학기 한 학기 마무리 해가는 자신을 보면 한편으로는 대견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저도 시간이 지나서 돌아봤을 때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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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umo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9-07-04 (목) 11:07 2개월전
한국어로는 글쓰시는 능력이 탁월하신 것 같습니다. 자기의 감정과 상황을 차분하게 읽는 이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쓰시네요. 문법체계는 다르지만 한국어나 독일어나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는 것은 다를바가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어로 잘 표현하시는 분들이 독일어로도 잘 표현합니다. 독일어 청취력이 향상되고 자신감이 좀 생기면 어느 순간 빨리 독일어가 늘 거라고 생각됩니다.

현재 겪고있는 어려움은 누구나 겪는 어려움이니 당연히 거쳐가야할 단계를 경험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겠고요, 인생의 자양분이 되는 경험들입니다. 버텨내길 바랍니다. 똑똑하고 능력있는 거 다 소용없습니다. 끝까지 버티는 자가 승리하는 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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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9-07-27 (토) 11:03 1개월전
사회학을 공부하시나요? :) 저는 교육학을 공부하는 학생입니다. 인문학 공부가 많이 힘들죠?
저는 심지어 한국에서 독어독문학을 공부하고 왔는데도, 초반 3학기 까지는 최대한 발표를 안하는 방법을 택했고, 발표를 하고 온 날이면 침대에 얼굴을 박고 얼마나 서럽게 울었는지 몰라요.
단도 직입적으로 말하자면, 학교 친구? 필요없어요. 졸업이 우선이 되야해요. 친구 많아봤자 졸업하는데 큰 도움 안돼요. 대신, 말하는 내용이 중요해요. 독일 아이들과 교수가 모자라게 보는 것 같아요? 그럼 당당해지세요. 내가 외국인이라는 사실에. 그리고 독일어를 완벽하게 못 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에.
 "독일어가 모국어가 아닌데 어쩌라고, 너네는 외국어로 나정도로 말할 수 있어?" 정도의 멘탈을 가지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려요. 그 멘탈을 가지게 되면 그 때부턴 마음이 편안해져요. 저도 그렇게 되기까지 정말 오랜시간이 걸렸어요. 저도 사실 지금까지, 나는 유학할 깜냥이 안되는 것 같다고 자책하지만, 유학 초반엔 저를 자책하는 것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서 그게 너무 아까워요.
저 이제는 수업가면, 옆에 학생한테 스스럼 없이 말 걸고, 교수가 중요한 거 얘기해 준거 있냐, 발표 같이 할 생각있냐, 너 생각은 잘못됐다 대놓고 말해요. 문법이고 뭐고, 내가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내가 주눅들면 남들도 나를 하찮게 본다는 사실을 잊지마세요. 유학초기가 생각나서 주절주절 써봤습니다. 끝까지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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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2일 17시 Rudolf Steiner Ha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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