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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사용규칙 - 유학생의 애환이 담긴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유학일기] 나의 독일 대학원 유학 일기 1편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에서 학사로 사학을 전공한 이후 독일로 유학을 와서 석사를 마친 이후 이제 박사를 시작하는 단계에 있는 대학원생입니다. 석사를 마친 시점에서 지난 2년 간의 경험을 일기 형식으로 정리해보고 싶었습니다. 제 경험을 정리해보고 싶었고, 이 시간이 저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찬찬히 되돌아보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앞으로 나아가는데 있어서의 방향성을 재검토 할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그리고 혹시라도 이 글을 보시고 유학 준비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분들이 계신다면 좋을 것같아서, 베를린리포트에 올리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블로그에 먼저 썼던 글을 옮겨온 것이기에 문장이 반말인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문제가 된다면 수정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원문 주소는 링크에 걸어두었으며, 원문에 있는 사진이나 기타 개인정보를 드러낼 수 있는 사안들은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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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에서 학부로 사학과를 전공하고, 2년 전쯤 독일로 건너와서 석사부터 사학과 공부를 계속하고 있는 대학원생이다. 지금은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유학 가는 것이, 과장 조금 보태서 해외여행 가는 것만큼이나 흔해진 시대에, 굳이 내 경험을 쓰고자 결심하게 된 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한국에서의 유학을 나가게 되는 대부분의 학생분들이 미국이나 영어권 국가로 가게 되었다는 것이다. 당장 내 부모님부터가 내가 어릴 때 미국에서 유학하셨다. 때문에 미국에서의 유학생활에 대해서는 여러 경로로 여러 방면에 대해서 많이 알려져 있다. 이에 반해 유럽에서의 유학 생활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두 번째는 유럽으로 유학을 온 경우도, 석사부터 시작하게 되는 경우는 드문 편이라는 점이다. 지금은 교수가 되신 나이대의 학자분들 중에 박사를 독일이나 프랑스에서 하신 분들은 많이 있지만, 이 분들은 대부분 석사까지 한국에서 마치고 박사 논문만 유럽에서 쓰신 경우에 해당한다. 지금은 유럽 교육계에서의 볼로냐 협약 이후로 좀 달라지긴 했지만, 예전에는 박사과정의 경우 유럽은 오로지 논문만 썼다. 즉, 코스웍을 거쳐야 하는 미국의 시스템과는 달랐다. 그래서 이 분들이 돌아와서 유럽의 교육에 관해서 이야기할 때도, 수업이나 시험에 관한 경험담은 많이 안 알려지게 됐다.

내가 굳이 내 경험에 대해서 쓰게된 세 번째이자 마지막 이유는, 유학생의 대부분이 공학을 비롯한 이과쪽 공부를 하는 분들이라는 사실에 기인한다. 물론 한국에서 넓은 의미에서 문과에 속하는 사회과학을 공부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흔히 '문사철'이라 불리는 인문학을 공부하시는 분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있어도 이분들은 앞에서 말했다시피 박사과정부터 외국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튼 그래서, 유럽에서 인문학을 공부하는 대학원생의 경험도 궁금한 분들도 계시지 않을까 싶어서 글을 쓸 생각을 하게 됐다.

한편에 정리를 다 못할 것만은 확실하지만, 구체적으로 몇편에 나눠쓸건지는 생각한 바가 전혀 없고 생각나는대로 쓸 것이기 때문에 우선 시간순서대로 써볼 것이다.

역시 대학교에 지원하는 과정부터 써야 할 것 같다. 독일은 한국과 학기제가 다르다. 아니, 한국과만 다른게 아니라 미국과도 다르고 심지어 옆나라 프랑스와도 다르다. 한국은 봄/가을 학기로 나뉘지만 독일은 겨울/여름 학기로 나뉜다. 겨울 학기는 10월 중순부터 개강이고, 여름 학기는 4월 중순부터 개강이다. 학년 개념이 희미하고 학기로 나누기 때문에 겨울과 여름 학기 중 어느게 시작이라고 명확히 말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전통적으로 겨울학기를 기준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 입학 지원도 학기마다 받지만, 과에 따라서는 겨울학기에만 지원을 받는 경우도 있다.

나는 2년 전 겨울학기에 지원했다. 그해 10월에 시작되는 학기에 입학하기 위해서 5월말까지 지원을 해야했다. 독일 대학의 경우 서열로 나뉘지 않기 때문에 내가 공부하고자 하는 과와 그 밑의 세부전공에서 평판이 좋으면서 관심사에 맞는 교수가 있는 학교를 찾아나섰다. 또 원칙적으로 한 도시에 하나의 대학이 있기 때문에 도시와의 궁합도 중요하다. 그 결과 3 곳을 추렸는데, 하이델베르크, 프라이부르크, 괴팅겐 대학이었다. 아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 세 도시는 모두 인구 10만에서 20만 사이의 조그마한 대학도시라는 공통점이 있다. 아주 어렸을 때 미국에서 살았던 5년을 제외하면 인생의 대부분을 서울에서 살았지만, 아니 어쩌면 그랬기에, 작은 도시가 더 끌렸다.

어쨌든 모든 대학이 그렇듯, 지원을 하려면 필요한 서류를 갖춰야 한다. 여태까지 들었던 수업 목록과 학점 내역, 어학 능력에 대한 증명서류, 이력서, 그리고Motivationsschreiben이라고 하는, 이 대학에 왜 지원하게 되었는지에 관해서 1-2 쪽 내외로 짧게 쓴 글을 제출해야 했다. 궁금해할 사람들을 위해서 어학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자면, 독일의 경우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TestDaF라고 하는 시험을 치뤄야한다. DSH라는 시험도 있긴 하지만, 이 시험은 독일 내에서만 볼 수 있기에 한국에서 입학을 준비하는 경우에는 볼 수가 없다. 테스트다프라고 하는 시험은 IELTS의 독일어 버전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읽기/쓰기/말하기/듣기 4가지 영역이 있고, 영역마다 5등급으로 점수가 나뉜다. 5가 최고 등급이고, 과마다 다르긴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모든 영역에서 4등급 이상을 받아야 입학이 가능하다. 난 아무래도 한국에서 준비하다보니 말하기와 듣기가 제일 힘들었는데, 운이 좋게 말하기가 4가 나오고 나머지는 5가 나와서 바로 지원했다. 

흔히 독일의 교육시스템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도 "독일 대학은 입학은 쉬운데 졸업이 어렵다"라는 말은 들어봤을 것이다. 독일에서도 경쟁이 치열한 의학 같은 과가 아니라면 맞는 말이다. 위에서 말한 어학시험과 최소한의 학점(보통 4.5 만점으로 3.0 이상)을 갖췄다면 일반적인 과에는 입학에 큰 걸림돌은 없다. 다만, 독일의 경우 위의 기준 학점이라는게 평균에 가까운 학점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독일은 점수 체계가 특이해서 1,0이 최고점이고 4,0이하가 낙제인데, 독일 학생들의 평균학점은 2,5 정도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가지 입학이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학부와 다른 전공을 대학원에서 하려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는 원칙상 입학이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내가 학부에서 역사학을 공부하고 석사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싶다고 한다면, 한국의 경우 지도교수가 될 분과 상의해서 입학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독일은 시스템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어있다. 또 한국에서 바로 석사로 지원할 경우 조심해야될게 있는데, 전공하고자하는 학문의 수업을 최대한 많이 들어야한다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복수전공을 하지 않고 심화전공을해서 130학점 중 80학점 가까이 사학과 수업을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입학 조건으로 2학기 내에 여기 학부에서 하는 세미나 하나에 참석하고 시험을 이수해야한다는 조항이 딸려왔다.

어쨌든 5월에 그렇게 우편으로 지원을 마치고, 한국에서는 마지막 학기 기말고사까지 마치고 7월부터 답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무 곳으로부터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홈페이지에는 6월말에서 7월초에 연락을 준다고 공지되어 있는데 말이다. 연락을 해보니 한 학교로부터는 해당 과 교수진이 한국 대학에 대해 잘 몰라서, 입학을 허가해야할지 말아야할지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고 했었다. 분명 위에서 말한 Motivationsschreiben을 썼는데, 조금 더 자세히, 왜 꼭 찝어서 이곳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은지 써서 보내면 도움이 될거라고 했다. 또다른 한 대학교에서의 입학 허가서는 알고보니 합격통지메일이 스팸으로 가 있었다. 학교 메일을 썼는데, 외국 대학에서 온 메일을 스팸으로 처리하면 어쩌자는건지 싶었다. 나머지 한 곳으로부터는 이후 뒤늦게 입학 허가가 나왔다.

어쨌든 다시 입학동기를 설명한 메일을 보내고 나서 조건부입학을 허락받고 8월 초에 독일로 떠나게 되었다.

소위 조건부 입학이라 부르는 이러한 형태로 입학을 허가 받은 날짜가 사실 출국 비행기표를 미리 끊어놓은 지 열흘 정도 전이었다. 그렇다. 일이 늦어지는 바람에 까딱하면 합격통보도 못 받고 출국부터 할 뻔 했었던 것이다. 합격통보를 받고는 우선 부랴부랴 집을 구할 때까지 머물 숙소를 2주 정도 예약했다. 사실 독일에 지인이 있는 경우 잠시 신세를 지면서 집을 구하는게 일반적인데, 나 같은 경우는 독일에 연고가 전혀 없다보니 쌩으로 돈을 주고 숙소를 예약하는 수밖에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신기한 일이다. 나는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스스로 피가 마를만큼 철저하게 계획한다. 예를 들어 공부에 관해서라면, 몇 학기에 걸쳐서 몇 학점을 어떤 식으로 나눠서 듣고, 해당 학점의 과목들이 언제 열리는지를 계속 확인하고, 확인한 이후에도 혹시 잘못 계산하지는 않았을까 스스로 쓸데없이 불안해하는 성격이다. 물론 반대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남들이 놀랄만큼 손을 아예 놔버리는 경향도 있다. 어쨌든 집을 구하는 것은 누가봐도 전자에 해당하는데, 독일에서 아무 연고 없이 2주 안에 집을 구하는건 굉장히 힘든 일이다. 우선 부동산 계약 자체가 한국과는 다르게 진행된다. 집주인이 부동산을 통해서 방을 내놓으면, 부동산에서 (요즘에는 주로 인터넷을 통해서) 공지를 한다. 그러면 나 같이 방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부동산에 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를 한다. 그럼 부동산에서 언제 자기네한테 오라고 연락을 준다. 방을 둘러보고 마음에 들면 부동산 측에 구매의사를 전한다. 그러고 나서 서류를 작성하는데, 현재 직업과 수입을 쓰고, 전에 살던 집주인으로부터 방세를 밀리지 않고 꼬박꼬박 냈다는 서명도 받을 수 있으면 첨부하는 것이 좋다. 나 같은 경우는 학생이고 직업적인 측면에서도 그렇고, 전에 독일에서 살았던 적도 없으니 전집주인의 서명따위 받을 수가 없었다 -.- 그리고 이런 서류를 작성하면 바로 계약을 하는게 아니라, 보통 몇 주정도 그렇게 잠재적인 고객들한테 방을 보여주고, 구매의사가 있는 고객들의 명단을 부동산이 주인에게 보여주게 된다. 그렇다. 나 같이 독일에서 처음 살게된 '외국인 학생'은 매우 불리하다. 입장바꿔서 내가 집주인이어도 잘 모르는 외국에서 온, 얼굴 한 번 본적 없고 이름조차 낯설게 느껴지는 학생이 있으면 망설여질 것 같다.

어쨌든 두바이를 경유해서 프랑크푸르트에서 내렸다. 그동안 배운 독일어를 입국심사대에서 처음으로 현지에서 써봅니다. "왜 독일에 오셨죠?" 훗, 이미 예상한 질문이다. "대학에 입학하려고 왔습니다"라고 말한 후 대학 합격통지서를 보여준다. 대학이 있는 도시도 그렇고, 사학과라는 전공도 그렇고, 딴짓거리할 껀덕지가 없다. 바로 통과다. 힘든 과목 공부하는데 열심히 하라는 덕담과 함께 ㅋㅋ 기차를 타고 내가 살게된 도시로 이동 한다. 예약한 숙소에 도착하니 밤이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그 낯선 풍경. 막막함. 막막함 속에서 느껴지는 미래에 대한 한줄기의 설렘. '이제 드디어 시작이구나'하는 감정. 그치만 일단은 이 모든 감정을 뒤로하고 짐을 풀고 잠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부동산으로 향한다. 이미 인터넷을 통해 방 하나를 봐뒀다. 가는 길에 시내에 있는 동네 빵집에서 크로아상을 사먹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너무나 친절하다. 공항이나 숙소에서 만난 직원 제외하고는 내가 처음으로 이야기해본 현지인 아닐까 싶은데, 외국에 살게된 낯선 감정때문인지 그 친절함이 더 감동으로 다가왔다. 지금은 집 위치가 그 빵집에서 좀 멀어서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학교 가는 길에 그 빵집을 지나가게 되면 아직도 유리 건너로 아주머니가 보이면서 그 때 기억이 난다. 어쨌든 빵을 먹고 부동산에 들러서 열쇠를 받고 방을 보러 간다. 여기서 '지붕층'이라고 말하는, 건물 가장 윗층에 있는 방이다. 독일 건물 모양에 맞게 지붕이 뾰족하게 되어 있다. 이 지붕층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장단점을 건너건너 들었지만, 물불 가릴때가 아니기 때문에 서류를 작성한다. 그 후에 학교로 갔다. 기숙사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안타깝게도 기숙사는 지금 신청해도 몇달 기달려야한다고 했다. 대신 집을 알아 볼 수 있는 현지 인터넷 사이트들이 적힌 종이를 줬다. 알겠다고 하고 돌아온 다음에 가져온 노트북으로 확인을 하고 시내 중앙 좋은 위치에 있는 집에 연락한다. 주인은 다음날 오후 한시에 와보라고 알려줬다.

다음날 시간에 맞춰서 간다. 독일 사람들은 시간을 정확히 지킨다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절대 늦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아 참, 독일인들의 시간 개념에 대한 이 평판에 관해서는 앞으로 무수히 많은 반례를 체험하게 된다. 아무튼 한시에 집 앞에 도착한다. 위치는 시내 한복판에 있어서 최상이다. 대학까지도 걸어서 15분 정도밖에 안 걸린다. 도착하니까 왠 중동에서 온듯한 아저씨가 집 대문 앞에서 공사를 하고 계신다. "Herr oo(oo씨)를 만나러 왔는데요"라고 하니, "내가 oo이다"라는 대답이 온다. 이 분이..? 싶은 복장과 인상이다. 쿨하게 집안으로 안내를 해준다. 집안을 한 번 둘러본다. 크기 대비 가격도 그렇고, 위치도 그렇고, 창문이 흔히 말하는 북향이라는 점은 걸리지만 내가 생각해도 그런걸 가릴 때는 아니다. "마음에 드는대요. 가능하다면 계약하고 싶습니다". "그럼 저녁에 계약 하러 와".

?????

독일에서는 이런 식으로 계약을 맺는 것이 절대 일반적이지 않다고 들었다. 위에서 설명한 방식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바로 계약을 하면 좋긴 좋은데, 뭔가 망설여진다. 집을 구하다가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많이 들어서, 혹시 이게 사기는 아닐까 불안해지기도 한다. 당신이 집주인이냐고 물어보니까, 집주인은 자기 형인데 형은 스트라스부르에서 의사로 일하고 있어서 자기가 대리인이란다. 게다가 구사하는 독일어에서 아랍어의 악센트가 강하게 느껴진다.

이 일 이후 많이, 아주 많이 반성하게 되었다. 나의 불안감과 의심에는, 이 사람이 독일인,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백인이 아닌 중동출신(나중에 대화를 통해서 시리아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라는 점이 의식, 무의식적으로 큰 역할을 했다. 계약을 하는 순간까지, 아니 그 이후에도 한동안 혹시 집주인은 따로 있고 난 사기를 당한게 아닐까 싶은 불안함이 문득문득 밀려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사람이야말로 불안했어야 했는데 말이다. 동양에서 온, 아직 거주지도 안 정해져서 계좌조차 만들지 못해서, 집값을 보내지도 못하는 외국인 학생이 자기 집에 살고 싶다는데 말이다. 그 이후에도 이 분은 불편한 점이나 어려운 점이 있으면 항상 적극적으로 해결해주신, 아주 좋은 분이다. 나중에 스트라스부르에서 의사로 일한다는 진짜 집주인도 만났는데, 옷 입는 것도 그렇고 대화하는 것도 그렇고, 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겨서 놀랐다. 형제 간에도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느낌이 전혀 다르다는 점이 신기했다.

집을 구한 이후 초기 정착에 관한 부분은 별 어려움 없이 풀렸다. 현지에서 계좌를 만들고, 거주자등록을 하고, 의료보험에 가입하고, 학교에 정식으로 입학을 하고, 비자를 신청하고 등등의 과정을 보냈다. 물론 지나고나서 이렇게 설명하니 별거 아닌 것처럼 스스로 말하는데, 당시에는 과정 하나하나에 뭐가 잘못되지는 않을지 불안해했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내 성격이 좀 그렇다. 나도 고치고 싶은데 이 부분은 아직까지도 잘 안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마치고 나서, 9월말 쯤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수강신청할 때가 다가왔다. 이 부분은 독일 안에서도 학교마다, 그리고 과마다 다르다고 알고 있는데, 내 경우에는 수강신청이 한국에서의 그것과는 아주 달랐다. 한국에서는 몇일 몇시에 수강신청 시작이라고 하면 그때를 기다렸다가 클릭전쟁이 벌어졌다. 여긴 그런게 없다 (말했다시피, 학교나 과마다 다를 수 있다. 공대나 사회과학 같이 학과 내 인원이 많은 경우에는 기초과목을 들을때 다소간 경쟁이 있다고도 들었다. 우리 학교 같은 경우는 이럴 때 선착순이 아니라 추첨으로 해결한다).

아 참, 수강신청에 대해서 설명하려면 우선 독일의 수업 시스템에 대해서 알아야한다. 독일의 수업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Vorlesung(포어레숭)과 Seminar이다. 전자는 간단하다. Vor는 '앞'이라는 뜻이고 'lesung'은 읽는다는 뜻입니다. 말그대로 교수가 앞에서 쭉 수업을 하는, 우리나라의 흔한 대형강의라고 생각하면 된다. 과목들도 주로 입문이나 넓은 범위를 다룬다. 예를 들어 내가 첫학기에 들었던 포어레숭 중 하나는 Kulturgeschichte in der Frühen Neuzeit였는데, "초기근대의 문화사"라는 뜻이다. 이런 포어레숭에서는 일반적으로 토론이나 질문이 이뤄지지 않는다. 수업이 끝나고 따로 교수를 찾아가지 않는 이상에야. 내가 대형강의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는데, 참가인원도 많다. 과목에 따라 다르지만, 100명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여기 와서 놀란 부분이 있는데, 학생이 아닌 할머니 할아버지분들이 포어레숭에 아주 많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여기는 학생이 아니라고 수업을 못듣게 한다거나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 내가 들었던 수업들이 역사쪽이라 더 시민들의 관심이 많았던 것 같은데, 1/3 정도는 할머니나 할아버지들이었던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지금까지의 유학생활 중 무척이나 감명 깊었다. 대학이라는 기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줬다. 이 부분은 기회가 된다면 아예 따로 다뤄야 할 것 같아서 우선은 넘어가겠다.

포어레숭이 대형강의에 가깝다면, 세미나는 말그대로 세미나이다. 소수의 인원이 매주 교수가 정해주는 텍스트를 읽고와서 토론을 한다. 정확한 인원은 그때그때 과목마다 다르다. 내가 들었던 세미나 중 학생이 많았던 경우에는 20명이 조금 넘은 경우도 있었고, 제일 적었던 세미나는 무려 나 포함 2명...이었던 경우도 있다 (텍스트를 대충 읽을래야 대충 읽을 수가 없다. 결석할 수도 없다 ㅋㅋ). 세미나는 포어레숭과 달리 보통 하나의 주제를 집중적으로 깊이 있게 다룬다. 예를 들어서 내가 첫학기에 들었던 세미나 중 하나는 Probleme zur Forschung der Weimarer Republik, 즉 "바이마르 공화국 연구에 있어서의 여러 문제들"이었다. 단순히 졸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에 계속 남아서 연구를 하려면 당연히 세미나에서 교수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야한다. 그리고 나 개인적으로는 이 세미나 시스템을 통해서 수없이 좌절하고, 무너지고, 또 나름대로는 조그마한 성장이라도 한 것 같다. 매주 같은 텍스트를 읽은 다른 학생들의 질문이나 비판을 듣고, 한편으로는 "얘네는 역시 학문적인 대화를 잘하는 군"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나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데, 같은 생각을 했어도 생각이 표현되는 독일어의 수준이 다르다"라고 느끼게 되니 어쩔 때는 한 없이 우울해지더라.

다시 수강신청으로 돌아와서, 독일은 학점체계가 한국과 많이 다르다. 학부는 총 180학점을 들어야하고, 석사는 120학점을 들어야 하는데, 졸업논문이 30학점이니 수업을 통해서 채워야 하는 학점은 각각 150, 90 학점이다. 이 학점은 각각의 '모둘'이라고 하는 것으로 나뉜다. 예를 들어서 석사 90학점 중 근대사 모둘이 16 학점, 초기 근대사 모둘이 16학점, 이론사가 15학점, 식민지사 16학점, 이런 식이다. 각 모둘은 다시 포어레숭과 세미나를 통해서 취득해야하는 학점으로 나뉜다. 다시 예를 들어보겠다. 근대사 16학점 중 포어레숭을 듣고 치르는 시험에서 4학점, 세미나에 참여해서 치르는 시험을 통해서 12학점을 취득하는 식이다. 왜 포어레숭과 세미나에서 얻는 학점이 다르냐고? 포어레숭의 경우 학점 취득을 위해 모든 수업을 듣고 학기 마지막 주에 구두시험을 본다. 그렇다. 독일애들이야 구두시험을 오히려 비교적 편하게 느끼는 경우도 있지만, 나 같은 외국인학생의 경우에는 이 구두시험이야말로 넘어야하는 벽이다. 첫 학기는 이 구두시험 때문에 내내 스트레스를 받아야 했다. 반면에 세미나를 듣고나서는 Hausarbeit (하우스아르바이트)를 제출해야한다. 이건 흔히 말하는 페이퍼라고 생각하면 된다. 한 학기 동안 세미나를 듣고, 교수와 면담을 통해서 쓰고 싶은 주제에 대해서 20장 내외의 소논문을 쓴다. 하우스아르바이트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학기 말에 내는 것이 아니라, 방학이 끝나고 다음 학기가 시작하기 적전까지 제출한다. 눈치챈 사람들도 있겠지만, 방학이 방학이 아니게 된다.

어쨌든 모둘을 이리저리 조합해보면서 독일 대학교에서의 첫학기에 들을 수업의 목록을 짰다. 포어레숭으로는 아까말한 초기 근대의 문화사와 더불어 Transkontinentale Europäische Geschichte in der Moderne (근대의 간대륙적 유럽사)를 들었고, 세미나는 아까 언급한 바이마르 공화국에 관한 것과 Globalgeschichte (지구사), Das Zarenreich und Deutschland im Ersten Weltkrieg (1차 세계대전 당시의 러시아제국과 독일)을 수강신청했다. 여기에 입학 조건으로 붙었던 세미나, Das Reich in der Frühen Neuzeit (초기 근대의 신성로마제국)이 덧붙여졌다.

나중에 직접적으로 체험하고, 또 독일 친구들에게서 듣게 되지만, 한 학기에 세미나 4개를 듣는 것은... 휴... 해서는 안될 짓이었다. 뭣모르는 외국인이 너무나 패기가 넘치는 짓을 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10월 26일, 독일 대학교에서 나의 석사과정 첫 학기 개강날짜는 다가오게 된다.

 
 
파파팍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7-11-29 (수) 21:59 18일전
같은 사학 전공자로서 2년 안에 끝내신 게 참 대단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네요. 저도 석사논문 준비 중인데 블로그 글 보고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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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oyse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7-11-29 (수) 22:20 18일전
반갑습니다. 석사하는 사학과 전공 분을 뵙질 못했는데, 역시 있긴 있었군요! 독일사 전공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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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팍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7-11-29 (수) 22:57 18일전
네 현대사입니다 저도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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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oyse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7-11-30 (목) 07:01 17일전
쪽지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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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블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7-11-29 (수) 23:14 18일전
역사학 전공자분들이 계셨군요! 안녕하세요. Zeitgeschichte가 시간의 역사인줄 알고 책을 읽다가 시간은 언제 나오는거지 혼자 고민한 얼간이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8nF6d6hVATA

역사학은 잘 모르지만 한 선생님 책은 가끔 읽는 사람입니다. 한씨 가문의 자랑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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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oyse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7-11-30 (목) 07:29 17일전
하하 다른 댓글에서도 느꼈지만 푸에블로님 정말 유쾌하신 것 같아요.
비슷하게 전 처음 독일어를 배울때 근대가 Neuzeit라는 걸 알고 지적인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 제가 독일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결정적으로 마음 먹은 순간 중 하나였을듯...
한선생님이라니... ㅋㅋ 독일 역사학도들의 필독서 중 하나가 말씀하신 한선생(?)님의 독일 사회사 4부작이랑 토선생(?)의 독일사 3부작인데 말이죠. (Thomas Nipperdey)
둘이 엄청난 지적인 라이벌이었는데, 니퍼다이가 자기 책의 첫 문장을 Am Anfang war Napoleon 으로 쓰자 벨러는 Im Anfang steht keine Revolution 이라고 썼죠. 각자의 문제의식을 이토록 간결하고 아름답게 보여주면서 동시에 대비시켜주는 사례를 본적이 없습니다. 역사학책도 아름다울 수 있구나를 느끼게 해준 경험이었네요.
한선생님 이야기가 나오니까 생각난 잡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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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블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7-11-30 (목) 14:37 17일전
Nipperdey는 잘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이름도 처음 들어봤어여. 저야 한선생님 연구도 사회사보다는 불평등에 관한 글이나 아니면 뭐 문화사의 도전같은 책 위주로 접해서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해보니 마씨 가문에 뛰어난 분들이 많네요. Mark Mazower, Marc Bloch, Friedrich Meinecke...
영불독 역사학에서 마씨가문의 위상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인 것 같습니다. 이름 언급하니까 막 있어보이지만 각각 책 한권씩 읽은게 전부네여. (말나온김에 마조워의 암흑의 대륙 한국어판은 표지가 너무 강렬한게 아닌가 싶어요. 무슨 영화시나리오대본 책으로 나온건줄 알았네요.)

여담으로 암흑의 대륙은 책을 잃어버려서 아쉬워하던차에 우연히 중고책방에서 무려 3유로에 독어판을 건졌습니다 하하하. 한국계(?)와는 역시 좀 인연이 있나봅니다. 사실 역사학자들 책은 좀 읽기 무섭습니다. 트라우마가 좀 있어요.

제가 텔레토비에서 뚜비를 제일 좋아하는데, 이름이 비슷해서인지(?) Georges Duby의 책에 덤볐다가 지금은 책장에 봉인해놨습니다. Der Sonntag von Bouvines 이 봉인한 책인데, 소개를 보고 낚였다고 스스로 합리화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사실 이책은 중고책방에서 책 세권 집었는데 생각보다 지출이 심해서 이중에 뭘 뺄까 고민하다가 '그래 듀비는 다음에 읽자'라고 생각하던차에 책방주인이 그 책 가리키면서 자네 책보는 눈이 있다며 칭찬을 하는 바람에 업어왔죠 ㅠㅠ 저한테도 어떤의미로는 전쟁으로 기억되는 책입니다. 그것도 패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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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oyse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7-11-30 (목) 15:26 17일전
아니 이분 역사학도 아닙니까? ㅋㅋ 마이네케는 요즘 역사학과 애들도 잘 읽지 않는데요 ㅋㅋ 근데 마씨 가문 하면 역시 마르크스 아니겠습니까.

니퍼다이는 독일 역사주의의 적통을 이어받았다...고 설명하면 이해하기 쉬우려나요. 랑케-드로이젠-마이네케로 이어져서 2차세계대전 이후 융단폭격을 맞은 (특히 말씀하신 벨러를 위시한 사회사 계통으로부터) 독일 역사주의 전통을 꿋꿋이 지킨 역사학자입니다. 벨러의 Sonderweg 테제를 강하게 비판했죠. 물론 이건 엄청나게 도식적으로 줄여서 설명한거라 테클 걸 껀덕지는 많습니다. 그냥 설명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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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7-11-30 (목) 15:08 17일전
입학 전에 이미 테스트다프를 5삼 4하나로 통과하셨다니, 언어학습에 소질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혹시 자신만의 공부 요령이나 팁 같은게 있다면 나눠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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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oyse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7-11-30 (목) 15:27 17일전
글쎄요. 저는 과가 과인지라 문법이랑 어휘 위주로 공부를 시작하고 어느 정도 실력이 생긴 이후부터는 역사서들을 원서로 읽었던 것 같아요. 처음엔 모르는 단어가 많아서 사전 찾느라 독해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그만큼 실력은 빨리 는것 같아요. 원서 보다가 테스트다프 지문 보면 쉽게 느껴지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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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le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7-11-30 (목) 22:25 17일전
와 2년만에 석사를 끝내셨다니 존경스럽습니다........ 저는 지금 문학 전공으로 학사 하고 있는데 저번학기 낸 하우스아르바이트 Sprachlichkeit가 안된다고, 그러니까 니 말이 대체 뭔지 모르겠다고 대차게 까여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던데........ 공부 내용도 내용이지만 Wissenschaftliche Arbeit에 익숙해지는게 제일 힘드네요 ㅠㅠ 블로그 들어가보니 정말 공부를 좋아하시는 분이란 게 느껴져서 과제텍스트 읽는 것 조차 싫어하던 제 모습을 반성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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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oyse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7-12-01 (금) 07:33 16일전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존경이라니 가당치 않습니다 ㅠㅠ
하우스아르바이트는 항상 쓰기 어렵죠. 학문적 글쓰기는 논문을 많이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느는 것 같습니다.
아직 학사라고 하셨으니, 천천히 하시면 되지 않을까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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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메터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7-12-01 (금) 01:34 17일전
존경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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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oyse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7-12-01 (금) 07:34 16일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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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eneh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7-12-03 (일) 08:57 14일전
저는 건축으로 석사를 하고있는데, 먼저 걸어가신 길이 많은 귀감이 됩니다. 저도 독일을 알게 된 이유중 하나가, 유독 가까웠던 서양사 교양과목(역사와 영화) 교수님이 하이델베르크 유학시절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셔서 처음 독일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것이었습니다.
좋은 글에 좋은 성품이 묻어나네요. 이제 시작하신 박사과정도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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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oyse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7-12-04 (월) 07:01 13일전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건축이라니, 저에겐 매우 낯선 신기한 분야에요 ㅎㅎ
angenehm님도 남은 공부 무사히 잘 마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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