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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사용규칙 - 유학생의 애환이 담긴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유학일기] 베를린에서 반년, 남을 이유가 없는데 돌아가고 싶지 않은 요즘이에요   

안녕하세요? 올해 초에 왔다가 이제 학기가 끝나고, 곧 떠날 예정인 교환학생 대학생입니다.
다시 서울 학교근처에 방을 구하고 있는데 아 이제 진짜 가야하는구나 싶어서 아쉽기도 하고 시간이 너무 빠르단 생각이 들어요. 사실 한번도 유학이나 이민이나 생각해 본 적도 없었고, 한국에서의 다음 계획도 나름 다 계산해놓고 딱 한학기, 쉬러(?) 온 개념이라 제가 이렇게까지 여기 남고 싶어할 줄 저도 몰랐네요. 아까 진지하게 free mover 알아보고 나흐미터 구하는 방 없나 알아보고 하는 저 자신을 보고 ㅋㅋㅋ 혹시 저처럼 생각하셨던 분들도 있으신지 그리고 제 생각이 어느정도 일리있거나/얼탱이 없는 생각인지 궁금해져서 처음으로 글 써봅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저보다 더 훨씬 오래 독일에서 생활하시면서 경험하셨을 테니 일반적으로 독일의 어떤 점이 한국보다 나은지, 다 아시겠지요. 매우 짧은 기간이지만 지내다 보니 그 장점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저한테 더 중요하게 ? 그리고 좋게 다가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꿔 말하면 한국사회가 존중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보다, 독일 사회가 존중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이 저의 그것과 더 많이 일치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남의 외모나 취향에 대해 함부로 평가하거나 비난하는 일이 덜한 거, 다소 효율과 속도가 떨어지더라도 사람을 갈아넣지는 않는다는 점, 나이가 어리다고 무조건 을이 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 등등이요. 이런 점들때문에 한국에서 나고 자라며 중1 때부터 상존하던 스트레스가 여기 오니 확 줄어들었어요. 조금 웃길 수도 있지만 길에서 손잡은 동성 커플이 눈에 띄거나, 초록머리에 온갖 문신 피어싱을 다하고서 일하는 직원들을 볼 때 숨이 쉬어지는 것 같고 그렇더라구요.  한국에서 정 없다고 욕먹다 여기에선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 됐구요..

그러다 보니 여기에서 내가 일하고 월세 내면서 살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점점 들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 돌아가서 계획대로 직장을 얻으면 경제적으로는 괜찮을 지 몰라도, 그 이외에 다른 부분들에서 여기에서의 삶의 질에 미치지 못하겠다 싶어서요. 예를 들자면 저의 경우 베를린에서 지내면서 집 앞 공원에서 시간보내기, 콘서트홀/극장에 공연 보러가기(저의 경우 한국에서 이게 여가 1번 이었어요. 공연보기엔 서울보단 베를린이 훨씬 나은곳), 반드시 내 집을 살 필요없는 점,  (정말 우습지만) 꽃값이 싸서 아무 때나 집에 꽃을 둘 수 있다는 점, 도시가 빌딩숲이 아니라는 점 등등이 너무 좋았는데, 사실 서울에서는 비싼 아파트에 산다 해도 이런 정원이 있을 리가 없고, 돈이 아무리 많아도 베를린 필을 아무때나 보긴 힘들고 여전히 한국식 회사문화가 있을 테니까요ㅠㅜ

하지만 저도 엄청 현실적인 편이라 실제로 제가 그럴 수 있으리라고는 크게 생각지 않고 있습니다. 우선 지난 반년동안 (많지는 않지만) 어쨌든 부모님이 서포트해주시는 걸로, 항상 아끼긴 했지만 큰 문제없이 지내왔고 또 독일어로 학업을 한다거나 하는 부담도 없었으니까 좋은 면을 더 크게 느꼈을 거고요.. 

근데 또 이제 떠나서 앞으로 계속 한국에서만 살아가려니 ㅋㅋㅋ 별 머리가 다 굴러가요. 그리고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는 길이 있는데 제가 더 알아보지 않아서 놓치는 상황은 만들고 싶지 않아 열심히 서치중입니다. 제 전공을 명확히는 말 못하지만 사회과학 중 하나인데, 졸업하고 여기로 유학와서 공부하다가 자리 잡을 수는 없을까 하는게 지금 드는 제일 큰 생각이예요. 사실 첨엔 이것도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다가, 이 고민을 여기 학교 교수님께 말씀드렸더니 그럼 공부하러 와라, 합격할 수 있을거고 진로는 공부하는 동안에 너가 충분히 알아갈 수 있다 너 나이도 어리고 학비도 안드는데 왜 안와? 라고 하셔서 더 벙찌고 여러 생각이 드는 중입니다ㅠ 영어로 공부하는 데는 아무 지장없고 독일어는 손대본 적이 없어요. 그냥 생활하면서 알게된 것들, 그리고 영어랑 비슷해서 대충 때려잡아 알게된 게 다이네요ㅠㅜ 해야하는 상황이 오면 성실히 노력하면 되겠지 정도 생각만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독일에서의 환경이나 문화가 마음에 든다해도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이 안되면 그걸 누릴 수 없다라는 점 너무 잘알고 있고, 일을 하게 되더라도 비자부터 시작해서 여럿 복잡한 문제가 있다는 점도 알고 있는데 심정적으로는 정말 돌아가고 싶지가 않네요^_ㅠ
굳이 예를들어 특정하자면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사회학 국제학 등으로 석사 또는 박사까지를 마친 한국인여성이, 독일 내의 연구소나 직장에 취직해서 450-500유로 언저리의 방값을 온전히 감당한다는 게 얼마나 말이 되는(?) 가정인지 궁금합니다.

 어찌하다보니 질문으로 글을 마무리하는데 정보를 얻고자 쓴 글은 아니고, 사회 경험없는 어린 학생이 하는 생각이니 여러 코멘트나 조언들이 듣고싶었어요. 반년은 정말 너무 짧은 기간이고 환상에 사로잡히기도 딱 좋은 기간인 것 같았거든요. 주변 사람들의 조언도 소중히 듣지만, 이건 독일에 와서 지내면서 가지게 된 생각들이라 얼굴 모르는 분들이더라도 독일 생활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곳에 이야기하는 편이 나으리라 생각해서 여기에 글 씁니다. 오래 지내신 분들의 충고나 저와같은 단기 유학생분들의 경험담이나 다 매우 환영이고 여러 이야기 듣고싶어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일 많으시길 바랄게요!
 
 
다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7-08-02 (수) 09:43 4개월전 추천추천 2
독일에서 지내면서 제가 느낀 것 중에 하나는,
나이가 어릴 수록 새로운 언어, 문화를 접하고 습득하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에 가셔서  practicen…님께서 말씀하신 나이, 여가 등등의 제한으로 스트레스를 받으실때마다  ' 내가 독일이라면 이런 스트레스는 없을텐데' 라고 생각이 날 수도 있습니다. 그럴때마다 독일로 가지 않은 것을 가끔 후회도 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독일에서의 생활이  practicen…님께서 기대하시는 것처럼 좋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나이, 외모 등등의 차이가 심하진 않긴하지만 외국인, 특히 독일어가 많이 부족한 EU국가 밖의 외국인은 상대적으로 차별을 많이 받을 수 있고 법적으로도 다른 취급을 받습니다.

교환학생으로 외국에서 한 학기 정도 생활할 때는 주로 외국인에게 친절한 사람들을 만나서 그 나라 사람들의 대부분이 친절하게 보일 수도 있고 그 나라 문화의 장점만 봐왔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유학 혹은 이민하시는 분들은 '운 좋으면 좋은 사람 만난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인터넷에서 얻은 장, 단점 뿐만 아니라  practicen…님의 주변의 유학 혹은 이민을 하시는 분들께 직접 조심스럽게 여쭈어봐서 ( 되도록이면 다양한 사람들에게 )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은 뒤에 좋은 판단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yxcvbn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7-08-02 (수) 07:05 4개월전
Bonn의 UN이 있는데 제가 알던 외국분들이 몇 있었어요.
국제학이라면 혹시...... 서류를 보내보셔도 되지 않을까요? 밎져야 본전인데...
주소 추천 1
 
 
다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7-08-02 (수) 09:43 4개월전
베플로 선택된 게시물입니다.
독일에서 지내면서 제가 느낀 것 중에 하나는,
나이가 어릴 수록 새로운 언어, 문화를 접하고 습득하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에 가셔서  practicen…님께서 말씀하신 나이, 여가 등등의 제한으로 스트레스를 받으실때마다  ' 내가 독일이라면 이런 스트레스는 없을텐데' 라고 생각이 날 수도 있습니다. 그럴때마다 독일로 가지 않은 것을 가끔 후회도 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독일에서의 생활이  practicen…님께서 기대하시는 것처럼 좋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나이, 외모 등등의 차이가 심하진 않긴하지만 외국인, 특히 독일어가 많이 부족한 EU국가 밖의 외국인은 상대적으로 차별을 많이 받을 수 있고 법적으로도 다른 취급을 받습니다.

교환학생으로 외국에서 한 학기 정도 생활할 때는 주로 외국인에게 친절한 사람들을 만나서 그 나라 사람들의 대부분이 친절하게 보일 수도 있고 그 나라 문화의 장점만 봐왔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유학 혹은 이민하시는 분들은 '운 좋으면 좋은 사람 만난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인터넷에서 얻은 장, 단점 뿐만 아니라  practicen…님의 주변의 유학 혹은 이민을 하시는 분들께 직접 조심스럽게 여쭈어봐서 ( 되도록이면 다양한 사람들에게 )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은 뒤에 좋은 판단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주소 추천 2
 
 
크로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7-08-02 (수) 14:39 4개월전
글쓴이님이 쓰신 장점에 대해서 동감하지만 다투님의 말씀에도 동감해요.
저는 지금 독일에서 석사공부하는 중인데, 글쓴이님 교수님이 하신 말씀처럼 전공이랑 연관된 석사를 독일에서 영어로 들으실 수 있다면 고민해보고 시도하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윗분이 Bonn에 UN 언급하셨는데 UN은 보통 인턴들도 석사 이상을 선호하고 무급인턴이 많아서 현실적으로 좀 어렵지 않나 싶네요)

글쓴이님이 언급하신 장점들이 다 맞는말이기는 하지만 일단 교환학생으로 쉰다는 느낌으로 오신거고 베를린이라는 대도시에서 지내셨다는것도 고려해보셨음해요. 석사를 시작하신다면 정말 성적 잘 받기위해 공부 열심히 해야하고 항상 과제에 치여지낼 각오는 어느정도 필요해요. 미국에서 유학할때도 교환학생으로 온 친구들은 성적에 크게 구애받지 않아서 여기저기 놀러도 많이 다니고, 듣고싶은 재미있는 수업들 듣고 그래서 전공수업 들으면서 성적 신경써야하는 유학생들과는 확실히 경험하는게 다르더라구요.

독일에서 석박사하고 취직이 된다면 충분히 집세내고 살 정도로 돈을 버는거 같기는 한데.. 아무래도 외국인이고 언어문제때문에 일단 취직이 되느냐 마느냐가 가장 큰 문제인것 같아요. 외국인이 현지에서 취업을 한다는게 아무래도 비자문제 때문에 힘드니까요. 저도 석사 마치고 취직해야하는 걱정 때문에 요즘 고민이 많네요. 유학선배들 보면 잘 하시는것 같던데 그래도 막상 그 취직을 준비하는 과정이 점점 다가오니 두렵긴 하네요..

그리고 독일어를 별로 못하신다고 하셨는데, 그럼 은행일, 핸드폰, 보험, 비자문제, 관공서 문서, 장보기, 택배받기, 편지보내기, 이웃이랑 대화 등등... 다 독일어로 해야하는데 혹시 독일 오시기로 결정하신다면 독일어를 좀 미리 배우고 오시는게 도움 될거예요. 저도 독일어를 석사하기로 결정하고 좀 배우고 오고 여기서도 계속 배우고 있긴 한데, 아무래도 현지에 막상 오면 말하는 속도나 실제로 쓰는 표현들도 익숙치 않아서 처음엔 이해도 안됐고 지금도 독일어는 자신감있게 말하기가 힘드네요;; 베를린엔 외국인들이 많아서 영어로 대화해주는 사람들이 있으셨던건지,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으셨던건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베를린이 아닌 다른 중소도시에 있는 학교를 갈 수도 있고, 그럼 독일어 못한다고 핀잔? 차별? 같은걸 받으실 일이 생기실 수도 있어요. 그리고 오래 정착해서 살려면 그 나라 언어를 할 수 있는게 맞는거기도 하구요.

독일생활의 단점이라면.. 지금 석사공부하고있는 유학생 입장으로선 집에 일년에 한번 겨우 간다는점, 혹시 여기서 취직을 하게된다면 일년에 한번이라도 갈 수 있을까 하는것, 제가 사는곳이 대도시가 아니라 한국음식점 찾기가 힘들어서 한국음식이 많이 그리운것, 가끔 우울하고 피곤할때 밀려오는 소외감, '나는 여기 속하지 않는구나'라고 느낄때, 외로움, 언어, 직설적인 문화에 쓸데없이 상처받는것, 비자때문에 항상 을의 입장에서 신경써야하는것, 취직걱정, 가끔 '어 이사람 나 아시아인이라고 인종차별하나?' 하는 생각이 들때, 아낀다고 아껴도 생활비 걱정, 나도 어서 독립해야할텐데... 뭐 이런것들이죠 ㅎㅎ..

쓰다보니까 말이 길어지고 두서도 없는것 같네요. 저는 독일에서 석사 시작한거 후회하지 않고 (처음엔 넘 힘들어서 관두고 싶었는데 ㅠㅠㅋㅋ) 맞는 프로그램들을 찾으실 수 있다면 잘 준비하시고 독일어도 미리 배워서 오시는거 괜찮을거 같아요. 하지만 단점들도 잘 고려해보시고 교환학생때랑은 다를 수도 있다는 각오하시고 절대 만만하게 생각하고 오시지는 않았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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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7-08-12 (토) 22:51 4개월전
전 교환학생 한학기 하고 석사로 유학을 나왔는데, 교환학생과 유학 생활이 다르다는 것도 동감하고 솔직히 주변 도움을
 과분하게 많이 받은 것도 사실이지만 저는 후회하지 않아요. 전 독일 생활이 엄청 쉽게 풀려서 그런 걸수도 있지만... 이것저것 많이 해보기도 했구요. 저는 교환학생때 사고도 나고 집안 일도 있고 말도 잘 안되고 친구도 별로 없고 그래서 힘들었는데, 그래도 마음은 편하더라구요. 한국 있을 땐 편하긴 해도 마음이 너무 힘들었는데. 그래서 정말 독일이라는 나라가 날
 편안하게 해 준건지 아님 그냥 교환학생 생활인 건지...그걸 알 수가 없고 겁도 많이 났지만 그래도 자니...? 나 너랑 있을 때 맘 편했는데 다시 우리 같이 지내봐도 될까...? 하면서 기어나왔는데 전 생존이 공포스럽지 않다는 것만 해도 엄청난 이득인 것 같아요. 한국에선 손떨면서 장보고 맨날 바들바들 했는데... 공부하기는 여전히 싫고 발표하기도 싫고 그런 쪽에서는 딱히 변하는건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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