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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유학일기 나도 할 수 있다, 아우스빌둥

페이지 정보

작성자 덴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0건 조회 10,869회 작성일 17-04-13 17:42

본문

원래 이런거 잘 못하는 성격인데ㅠㅠ
유학일기라는게 있길래 몇 몇 분들에게 도움이나 됐으면 해서 써봅니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대학교 졸업(경영학 전공)하고 취직한지 3년? 너무 힘들더라구요.
적성에도 안 맞는거 같고 일에 흥미도 안 생기고, 자기개발에 대한 욕구도 안 생기고
이래저래 맘고생 많이 했어요. 여기저기 상담도 많이 받아보고 결국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심! 반 년간 백수생활하면서 이거저거 알아보다가 새로 오픈하는 빵집에서 일을 시작
하게 됐지요.. 두 세달 경험삼아 해보고 안 맞으면 그만둘 생각이었어요 처음부터.
근데 이게 재밌더라고요ㅎㅎ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세뇌당했지만, 솔직히 처음에 친구들, 지인들
한테 자신있게 나 이제 빵쟁이야 라고 말 못 했었어요.
뭔가 육체적으로 힘들게 일하는 3D직종 같고 요리사보다도 격이 떨어지는 거 같고, 뭐
처음엔 그랬는데 지금은 어디가서 당당하게 저 빵쟁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두 세달하면 답이 나올 줄 알았는데, 어느새 1년이 넘었더라구요. 뭔가 새로운 세계에서
처음부터 배운다는게 그렇게 재미있는 건줄 몰랐어요. 그러다 우연찮게 독일에서 외국인
을 위한 5주 제빵코스를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귀국하는 내내, 그리고 귀국하고 나서도
계속 독일 생각이 나더라고요. 독일 오신 분들 중 쉬운 결정 내리고 오신 분 누가 있겠냐만은,
정말 저한테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열정 하나로! ㅋㅋ

나이도 운 좋게 만 30세에 딱 걸려서 워홀 비자 1년 짜리로 왔어요. 캠퍼스 생활, 군 생활,
직장 생활에 백수 생활 거쳐서 빵쟁이 생활까지 하다보니 어느새 만 30세 ㅠㅠ
독일빵.. 제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기에, 또 만 30세면(나이 있으신 분들껜 죄송하지만)
뭔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에 이른 나이는 아니지만, 네, 그냥 독일 온 거예요.

처음 반 년 간 헤맸습니다. 어학당을 안 다녔거든요. 영어는 배웠지만, 독일어는 안 배웠
는데 어학당에서 시간 보내는게 아깝고 하루라도 빨리 아우스빌둥 시작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함부르크에 있는 빵집들 여기저기 찾아다녔어요. 이력서 들고.
하루에 일 14시간씩 주6일 시키는데서 노예처럼도 일해보고, 독일어 못 하는데 판매까지
시키는데서도 일해봤어요. 신기한건 말 안되도 물건은 팔 수 있더라고요ㅎㅎ
프락티쿰이라고 돈 안 받고 무보수로 하루에 열 시간씩 일하고 ㅠㅠ
그렇게 열심히 돌아다니다가 결국 지금 아우스빌둥을 하고 있는 꿈에 그리던 빵집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 반 년간 제대로 독일어는 못 배웠지만, 실전에서 단련된 생활 독일어로 일하는데는 아무
지장 없더라구요!! 4주 프락티쿰 무보수로 일하는 조건으로 시작했는데, 마이스터님 마음에
들었는지 일주일 만에 드디어 아우스빌둥 계약을 하게 되었습니다ㅠㅠ
그리고 직업학교도 나가게 되었습니다. 3일은 빵집에서 일하고 2일은 직업학교 나가고 나머지
2일은 쉬는 날인 시스템이더라구요. 물론 아우스빌둥 직종마다 이 부분은 다를 수 있습니다!
요구되는 독일어 수준도 다 다르구요. 제빵과정은 아무래도 독일어 요구 수준이 좀 낮지 않나
싶네요.

직업학교를 나가게 되니 독일어가 또 저절로 배워지더라구요. 학교 수업 따라가야하니까!ㅋㅋ
처음엔 수업 시간에 한 마디도 못 알아듣고, 선생님들(저랑 나이 비슷한 선생들 많습니다)한테
구박 받아가면서 다녔어요. 집에서 혼자 공부해서 쫓아가고 그랬는데. 이제 일년 지났는데
강산이 일년 만에 바뀐 기분입니다. 혼자 프레젠테이션도 합니다 ㅋㅋ!!
아! 원래 아우스빌둥은 보통 3년 과정인데(어떤 건 4년짜리도 있더라구요), 대졸일 경우 1년
줄여줘요.(대졸만 가능한 건지 초대졸도 가능한건지는 모르겠네요)
어쨌든, 2년 과정 중에 절반 좀 넘게 지나서 이제 1년도 안 남았네요^^
아우스빌둥 끝내고 마이스터 과정까지 하고 돌아가서 빵집 여는게 꿈입니다ㅎㅎ

많은 분들이 아우스빌둥 시작하는데 있어서 여러 문제로 고통받으시는 줄로 압니다.
아우스빌둥은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직종이어야 하며, 열정만 있으면 100% 가능하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네요. 나이가 많은 것도 아무 흠이 되지 않습니다. 아우스빌둥 중에 일부 특별한
직종은 수준급의 독일어 수준을 요구하기도 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도 요구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종은 일부 특별한 직종이 아닙니다. 생활 독일어 수준만 되도 일을
시작하는데 있어서 아무 문제가 되지 않으며, 학교 수업은 본인 하기 나름이니 결국 본인 의지에
달린 게 아닐까요.
저는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한국에서 인터넷 검색만 하면서 걱정만 하고 있는 것은 아무
도움이 안 된다고.. 정말 하고 싶다면, 어느 정도 리스크를 감수하고 직접 와서 부딪혀 보는게
가장 빠르고 가장 성공률이 높다고..

다 쓰고 읽어보니 제 글재주가 형편없음을 또 한번 실감하게 되네요ㅠㅠ
그래도 이 이상 더 잘 쓰기는 불가능할 듯하니 양해 부탁드리며, 이 글이 모쪼록 몇 몇 분들에게
도움과 희망이 되었으면 합니다^_^

ps. 비자는 처음에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와서 아우스빌둥 계약하고 나서 2년 연장 받았습니다!
    좀 더 구체적인 정보가 필요하시면 쪽지 보내주시면 제가 아는 한에서 답변드릴게요.
    같은 제빵업계 종사하시는 분 계시면 친하게 지내고 싶습니다 ^_^
추천14

댓글목록

Zusammenhang님의 댓글

Zusammenhang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와 독일어 하나도 안 배우시고 아우스빌둥을 하고 계시다는게 대단할 따름입니다. 독일어때문에 자괴감 들고 있었는데 희망찬 글이네요.!!

난배불러님의 댓글

난배불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고 같은 한국인으로서 너무 자랑 스럽습니다. 꼭 마이스터가 되실길 간절히 바랍니다.전 독일 제빵을 취미로 배워 보고 싶은데요 ..혹시 그 5주 코스는 제빵기술을 알아야 하겠지요?ㅠ

덴마님의 댓글

덴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원래 5주 코스였는데 올해는 4주네요, 처음 일주일은 초보자를 위한 코스에요. 숙련자들은 뒤에 3주만 참여해도 되고요. 초보자는 4주 전부 수강하면 되구요!

일디즈님의 댓글

일디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와! 응원합니다!!! 저도 만 30세에 워홀 와서... 막막한데, 아우스빌둥 부딪히셨다니,,,, 존경스럽네요. 무엇이든 도전하는 자세가 부럽네요. 화이팅입니다 ^^ 블로그 같은건 안하신가요? 앞으로의 소식도 궁금합니다

Haro님의 댓글

Haro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을 읽고 있는데 그 동안 고생하시면서 엄청 노력하신 흔적이 고스란히 나타나내요. 저도 다른 분들처럼 응원합니다. ^^

Tobi0206님의 댓글

Tobi0206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응원합니다. 22살인데 고민하고 있는 제가 부끄러워 지네요. 존경합니다!^^ 저도 내년에 출국하는데 꼭 한번 만나뵙고 싶네요 ㅎㅎ 대단하십니다!

bittersweet22님의 댓글

bittersweet22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우스빌둥 검색하다가 왔습니다. ㅠㅠ 워홀 비자를 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모아둔 돈은 단 800만원 뿐인데... ㅠㅠ 더 모아서 슈페어콘토를 만들어서 어학비자로 가서 아우스 빌둥을 구할수도 있을까요?

mirumoon님의 댓글

mirumoo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말 대단하십니다. 독일어가 되지 않으면 아우스빌둥 정말 힘들텐데 그 난관을 이겨내셨군요. 역시 무슨 일을 하든 모티브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날에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처음부터님의 댓글

처음부터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Koch or Bäcker로 Ausbildung이 플랜 중에 하나인데 정말 대단하시네요.

혹시 쪽지로 이것저것 물어봐도 될까요?

사막여우님의 댓글

사막여우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독일생활3개월차인데 독일빵 무뚝뚝하니 너무 매력있어요 ㅋㅋㅋㅋ질리지않는ㄴ 느낌!! 너무 멋지세요 빵집 여시면 꼭 알려주세요 갈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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