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정의입니다. 오랜만에 또 글을 올려봅니다. 다들 안녕하시지요?
저는 보름간 어머니와 함께 유럽여행을 다녀와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많이 재충전이 되었네요. :-)
인생은 참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제 아침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입시결과를 받고 한국으로 귀국을 선택했습니다. 그리 어렵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만 못내 아쉬운 마음에 여기에 몇 자 적어봅니다.

2014년 잘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독일 유학을 결심했을 땐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작년 3월에 독일에 도착해서 올해 Tdaf 4 맞을 때 까진 그리 큰 걱정도 없었는데요. 막상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Mappe에서 계속 떨어지니 '사람 미친다.' 이 말 밖에 안나오더라구요. 게다가 Tdaf 공부 할 때는 집중할 목표가 있었는데요. 이제 그런 목표도 없어져버려 집에서 빈둥대는 시간도 늘어나고 마페는 마페대로 잘 준비되지 않는 등 가장 핵심적인 일 두 가지가 난관에 빠져버렸답니다.

 Mappe를 준비하면서 과연 어느 선 까지 입시를 위한 작품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에 빠지고, 건방진 소리 입니다만 이미 학부시절 예술적인 성향이나 기술적 완성도에서 어느정도 이룬 틀이 있는데 입시만을 위해서 그것을 바꿔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Mappe가 내 스스로를 표현하는 것인지 입시를 위해 준비하는 것인지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다른 한 편으로는 내 사진이 입시에서 실패를 했다면 그것이 냉정한 평가의 결과임을 받아들이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결과론적으로 보자면 지원했던 네 곳 학교중에서 딱 한 곳을 제외하고는 저와는 작품성향이 너무 나도 다른 곳이어서 어쩌면 예견된 결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것이 제가 다음학기를 준비하면서 풀어야 할 숙제인것 같습니다. 또 Auswahlgespräch에서 교수님들이 제가 한국에서 찍었던 사진을 중점적으로 평가해주셔서 Mappe를 한국중심으로 바꿀려고 마음먹기도 했고요.

그래서 고민 끝에 한국으로 돌아가 다음학기 마페를 준비하고 우편으로 입시를 해보려고 합니다. 천성이 바쁘게 지내는 편인데 유학생활동안 아무래도 한국 보다는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무의미하게 지나가는 시간이 너무 많아서 우선 한국에서 다시 일자리를 구해 일을 하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한국 들어와서 다시 독일로 나갈 수 있겠냐고 하고 어떤 사람은 잘 할 수 있을거라고 조언과 충고를 해줍니다. 모두 다 고맙고 좋은 충고인것 같습니다. 어떻게 되든 그것은 모두 제 결정이니까요.

사실 이틀 전만해도 독일에 남아서 다음학기 입시까지 해보려고 했는데요. 내년 1월 도르트문트 입시까지 아직 5개월이나 남아서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드네요. 한국에 들어가서 한푼이라도 돈 좀 벌고 Mappe도 좀 준비해야겠습니다 :-) 쉽지 않겠지만 어디 유학생활만큼 힘들까요. 포기하는 것 같지만 아직 포기는 아니고 절반의 실패와 절반의 성공을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남은 절반의 성공을 위해 꼭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모두들 원하시는 바 이루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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