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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시소설 번역하면서 느끼는 어려움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한겨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747회 작성일 12-12-07 12:41

본문

  최근 독일어로 쓰여진 신학 관련 책을 읽다가 Trübsal ; Trübsalszeit 라는 처음 대하는 독일어 단어를 접하게 됐습니다. 독한사전(민중서림 출간)을 찾아보니, Trübsal 비애, 슬픔/고난,시련으로 풀이되어 있고, Trübsalszeit는 아예 나와있지도 않기에 구글 검색으로 독일어사전인 DUDEN 을 찾아보았습니다.
DUDEN 에서는 마틴 루터가 성서를 독일어로 번역하면서, 그리스어 θλιψις (thlipsis – Druck, Bedrängnis, Angst)Trübsal로 옮겼는데, (우리말 성경에서는 환난-시련으로 풀이되고 있는) 이는 박해-투옥-전쟁-질병-굶주림-공포-슬픔 등 여러가지 고난과 시련의 상황을 Trübsal 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마태복음 2421절과 마가복음 13장 그리고 요한계시록에 언급되고 있는 마지막 날에 일어날 전쟁과 자연재앙, 질병,기근, 죽음 등의 대환난을 일컫는 말이라고 했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우리말 성경에서 이런 상황을 가리키는 낱말을 환난-시련으로 번역한 것은 무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Trübsalszeit(우리말 성경 : 큰 시련의 때, 마지막 환란의 때)의 설명은 그 뜻하는 바가 좀더 깊습니다. 마틴 루터는 다니엘서 924~27절에 나오는 일곱 해의 기근을 번역할 때에 Trübsalszeit이라는 낱말을 새로 만들어 사용했는데, 그 후의 성서학자들은 Trübsalszeit를 미래에 올 사건으로 해석하는 이들과 과거에 일어난 사건으로 보는 이들로 갈리었다고 합니다.
기독교신학의 미래학자들은 요한계시록의 종말론 관점에서 Trübsalszeit휴거 이전에 하느님 을 따르지 않아 땅에 남은 사람들이 전 세계적인 고난, 재앙, 기근, 전쟁, 고통을 겪게 되며 이로써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이 오기 전에 땅 위의 생명이 대부분 없어지는 일곱 해의 기간이라고 풀이하고 있는 반면에, Trübsalszeit로마군이 예루살렘을 파괴한 제1차 유대-로마 전쟁 때 유대사람들이 받은 박해와 재난을 말하는 것이며, 이는 예수 그리스도를 메시아로 받아들이지 않은 이스라엘을 심판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과거의 사건으로 풀이하는 사람들도 있답니다.

DUDEN의 설명문을 읽으면서 Trübsal ; Trübsalszeit 라는 낱말은 마틴 루터가 성서를 독일어로 번역하면서 창작한 새로운 낱말이겠구나 하는 느낌이 강하게들었습니다. 또한 오래 전에 아카데미 클라우젠호프에서 독일어를 배울 때에 강사로부터 들은 말이 새삼스럽게 떠 올랐습니다.
종교사적으로는 마틴 루터, 문화사적으로는 괴테와 쉴러 이전의 독일어는 영어에 비교하여 매우 빈약했었지만, 루터-괴테-쉴러의 작품들과 서술들로 말미암아 독일어가 풍성하게 되기 시작했고 문화적으로도 대등한 지위에 이를 수 있었다.“ 라는 말입니다. 니체와 하이데거 등 철학자들도 새로운 독일어 어휘를 창작하여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니체가 Herrenmensch(군주적 인간)Herdenmensch(평범하고 나약한 인간) 이라는 새 독일어 낱말을 만들어 자신의 사유세계를 설명했다면, 루터는 성서를 번역하면서 유대사람들의 종말론에 대한 사유의 결과물을 기존의 독일어로는 옮길 수 없었기에 Trübsal – Trübsalszeit 라는 새 단어를 만든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런 까닭으로 Trübsal을 한독사전의 풀이대로 “비애, 슬픔/고난,시련”으로 번역하기에는 너무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나가 버린 세월 속에서 겪은 시련과 환난에 대한 기억” 을 일컫는 낱말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뜻으로 제 블로그에 <Meine innere Trübsal 내 안의 슬픈 추억> 이라는 제목의 자작시를 올렸더니, 독일어의 생성과정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불친들께서 “그렇게 의기소침하지 말고 힘을 내라”고 격려의 댓글과 전화를 해 주셨습니다.

제가 이 시()Trübsal 이라는 낱말을 쓴 까닭은 “지나간 시련과 환난을 통하여 새 날이 밝아오는 먼동을 꿈꾸는 추억”이라는 뜻을 담은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말로 “슬픈 추억”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아래 참조)


Meine innere Trübsal 내 안의 슬픈 추억
Was hat das denn für einen Sinn,
dass ich meine Vergangenheiten zurückgedacht habe ?

지나간 일들을 돌이켜 생각한들,
도대체 내게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

Man strengt sich an eigenen verwehten Spuren zu lesen,
wie eine vergangenen Szenen wieder auf die Leinband bringen.

사람들은 지나간 장면들을 되돌리려는 듯
바람에 불려 사라진 추억들을 가려내려고 애를 쓰는데.

Warum meine innere Trübsal drängt sich nicht nach außen,
verirrt sie sich im Labyrinth unzähliger Gefühlsleben ?

어찌하여 내 슬픈 추억은 밖으로 쏟아져나오지 못하고,
헤아릴 길 없는 감정의 미로에서 길 잃고 헤매는가 ?

Ich glaubte mich einst beherrschen zu können,
aber jetzt traue ich mich nicht.

한 때는 내가 나를 다스릴 수 있다고 믿었는데,
이제 난 나를 믿지 않는다.

Weil ich nie und nimmer voraussehen kann,
auf dass mein Gefühlsleben sich einem Wahnsinn ergeben wird.
 
내 감정이 어떤 망상에 빠질지
전혀 예측할 수 없기에.

추천1

댓글목록

Minimikrofon님의 댓글

Minimikrofo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세요. 올려주신 글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러나 글을 이해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질문드립니다. 죄송합니다.
1.
Trübsal 이라는 단어의 뜻이  “지나가 버린 세월 속에서 겪은 시련과 환난에 대한 기억” 라고 하신 근거가 무엇인지.
Trübsal로 번역된 thilipsis 라는 그리스어 원어의 뜻이 그렇기 때문에 루터성경의 Trübsal이라는 단어를 전부 이렇게 해석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아니시죠? 루터가 Trübsal이라는 단어를 단지 thilipsis의 번역에만 사용했다는 말이 될 수도 있는데.
설명 좀 부탁드립니다.
2.
그림형제의 사전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림형제도 밝히고 있지만 이 단어가 루터성경에 의해 강한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루터가 이 단어를 만들어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나요?
http://woerterbuchnetz.de/DWB/?sigle=DWB&mode=Vernetzung&lemid=GT13083
3.
님께서 님의 시에 Trübsal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신다면 독일인의 대부분은 슬픔, 비애 라는 단어로 이해할 것입니다.
그 자리에 그리스어를 사용하신다면 달라지겠죠.
다른 독일어 단어를 사용하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http://de.bibleserver.com/text/LUT/Daniel9
1984년의 루터성경을 보시면 Trübsal이라는 단어로 번역되지 않았습니다.
Trübsal이라는 단어가 그리스어 원어의 뜻(님께서 강조하시는)을 담아내지 못하기에 다른 단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답변에 미리 감사드립니다.

한겨레님의 댓글의 댓글

한겨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Minimikrofon  님, 제 글에 관심 가져주셔서 고맙습니다.  실은 독문학 전공자도 어문학 전공자도 아닌 제가 이런 글을 올린 까닭은 신학책에서 처음 대한 Trübsal 이라는 독일어 낱말의 뜻을 좀더 알고 싶어서 읽은 Duden의 설명문을 제가 제대로 이해했는가 점검해보고자 함이었습니다.

1.의 질문에서 제가  Trübsal 을 “지나가 버린 세월 속에서 겪은 시련과 환난에 대한 기억” 이라고 이해한 근거를 물으셨는데, 구태여 근거라고 할 것 까지 없습니다. Duden의 설명문을 읽고 제가 받은 느낌을 토로한 것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루터성경의 Trübsal 을 제 느낌대로 해석해야 된다는 말은 당연히 아닙니다.

2.  Trübsal  이라는 낱말을 루터가 만들었다 ! 라고 주장한 바가 없습니다.  다만 제가 과문한 탓인지 루터 성경 이전의 독일 고전시나 문서에서  Trübsal 이라는 낱말을 본 적이 없기에 괴테-쉴러-니체 등이 새로운 개념어를 창작하여 사용했듯이,  이 낱말을 루터가 만들지 않았나 추측한다고 말했을 뿐입니다.

3. 맞습니다.  보통의 독일사람들은  Trübsal 을 슬픔/비애로 이해할 것이고, 기독교신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환난/시련으로 받아들이겠지요. 그러나 단순한 슬픔으로 한글 번역하기에는 이 시를 쓰면서 제가 의도한 의미가 잘 전달되지 않는 것 같아서, "슬픈 추억" "아픈 추억"의 두 가지를 놓고 고민하다가 "슬프다" 라는 말에는 "아픔"도 포함되기에 "슬픈 추억"이라고 한 것인데, 읽으시는 분들이 너무 슬픔과 비애에 기울어지시기에 Trübsa 의 본뜻을 설명하는 글을 쓴 것입니다.

저는 이제 독일어 공부를 시작한 사람이오니, 추천하실만한 독일어의 다른 낱말을 가르쳐 주시면 더욱 고맙겠습니다.

Minimikrofon님의 댓글

Minimikrofo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겨례 님, 답변 감사드립니다.

제가 답변을 제대로 이해한 것이라면
Trübsal이라는 단어를 해석하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네요.
Trübsal을 슬픔, 비애, 환난, 시련등 어떠한 단어로 번역해도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기독교신학을 공부한 사람이 환난, 시련이라는 단어로 받아들이겠다"는 받아들이기 어렵네요. ^^
Thilipsis 라는 단어가 사용된 범례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고린도후서 2장 4절을 예로 보시면 여기에서는 눌림이라는 단어로 번역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우리말로 옮기던 독일어 의미가 전달됩니다.
Trübsal 이라는 단어는 Duden에서 밝히는 뜻대로 사용하면 됩니다.
슬픔, 비애, 그로인한 눌림 usw.
님의 시에서도 느껴지듯 멜랑콜리한 느낌을 주는 단어임에 분명합니다.

문제는 슬픔이나 비애를 받아들이는 루터와 바울 에게 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슬픔이나 비애, 눌림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단순한 '슬픔'과는 다릅니다.
이러한 슬픔은 새로운 기쁨을 향한 발판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좌절하지 말라. 힘든 시간을 이겨내라.
너희가 고통받는 것은 너희가 곧 나은 시간을 누리게 될 것이라는 표이다.
이 부분이 님께서 강조하고 싶으신 부분 같습니다.
바울이 어떻게 이러한 슬픔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인내를 요구하는지를 보시고
그가 사용하는 단어를 보시면 적절한 단어를 찾게 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리하자면, 
Trübsal의 본 뜻은 슬픔, 비애, 눌림 이 맞습니다.
"내안의 슬픈 추억" 이라기 보다는 "내 안에 담긴 슬픔" 으로 번역해야 합니다.

이제 겨우 6년이 지난 초보인데 독일어 단어를 추천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고민해 보고 답변달겠습니다. 함께 고민해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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