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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너똘스또이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8-15 07:04 조회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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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도/나의 신음


생애처음으로 자살충동을 느꼈다.

사는게 이렇게 힘들바에야

사는게 이렇게 희망도 꿈도 없을바에야
세상과 사람들이 이렇게도 절망적일 바에야

(싫은 세상사람들과, 하고싶지않은, 무의미한 싸움을 도대체 왜 계속해야하나?)
어쩌면 조용히 이세상에서 사라지는 것도

삶의 한 방법일 거라는 생각이

난생처음으로 들었다.

 

믿기지 않는 일이다-

나같이 생의 욕구와 욕망이 강한사람이,
나처럼 욕심으로 똘똘뭉친 욕망덩어리가 

어떻게하다! 여기까지 왔는지?

며칠간 회사측과 팽팽한 싱갱이를 하다가

결국 서면으로된 ‘해고통지’를 받아들고 나왔다.

사람들이 너무 무자비하고 터무니없어서

정식으로 노동쟁의 신청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나의 절망과 좌절이

이렇게 위험천만한 수준으로까지 곤두박질친것은,,,

아마도,

어쩌면,

12년간의, 생과사를 넘나들었던 처절한 ‘유학전쟁’때문에

더욱 더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10년도 훨씬넘게
인생을 걸고 밀어부쳤던
독일에서의, 내 마지막공부
졸업까지 간 것은 작은기적이었으며
일전한푼없이 그 오랜세월을 살아나온것과

독일학생들도 웬만하면 포기하고 마는 마기스타과정졸업까지 해낸 것은

-그것도 나이47세에!-

나니까 할 수 있었던 처절한 전쟁이었다.

이제 더 이상 고통도 절망도 어려움도 없을거라고

너무도 쉽게 미래에대한 푸른꿈을 꿨던 내가 바보였을까?
눈이너무도 피로하고 많이 아프다.

죽을 때 죽더라도 먼저 괜찮은 안과의사 찾아가서

눈부터 한번 알아봐야겠다, 뭐가 문제인지.

패너똘스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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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maoam님의 댓글

maoam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그거 아세요?
님의 그 힘든 순간을 혼자가 아닌 남들과 공유하고 있다는걸요.
저도 오해 아닌 오해로 인해 눈이 벌개지고 뜨거운 무언가를 목구멍으로 삼키고 있었는데
님의 글을 읽었습니다.
아...... 그래, 나만 힘든게 아니구나.......

사는게 이렇게 힘든데 내가 왜 살아야 하나를 고민한 적이 많았습니다.
그 고민의 강도는 예전보다 많이 약해졌지만, 불쑥 힘들때 마다 올라오더군요.
지금처럼 날씨가 활짝 개이거나, 조그마한 일처리라도 잘 끝났을때는 아예 나타나지도 않구요.

아무나 할 수 없는 인간승리를 보여 주셨잖아요.
다시 한번 님의 도전을 보여주세요. 그리고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뒤에서 응원합니다.


팬교주님의 댓글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엄청나게 큰 성공을 해내시고 난 다음,

작은 실패에 절망을 하시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절망의 무게라는 것이 턱없이 비중이 높다보니, 희망의 날개를 꺾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사실은 아마도, 패너똘스또이님의 희망은, 지금의 절망을 충분히 이겨내실 수 있을 겁니다.  스스로 꺾지 않는 한.


Noelie님의 댓글

Noel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패너똘스또이님,
그간 안과에 다녀오셨는지요?

살아가면서 지금 님과 같은 생각을
한 번도 안 해 본 사람과는 대화를 하지 말라고 한 작가가 누구였더라
당장 떠오르지 않는군요.

요 아래 제글에 답글 달아 주셔서 정말 고마웠어요.
그렇더군요.
시간이 많이 지나고보니 모든게 다른 각도에서 보이더군요.

요즘같은 날씨에, 사시는 곳에서 가까운 물가는
어딘지 모르겠지만
한 번 다녀오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파크님의 댓글

파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나의 기도/나의 신음
이라고 첫 말을 떼고 나니 목이 메입니다.
그 마음이 무엇인지 제가 너무 잘 아나 봅니다.
패너똘스또이님이 대신 제 말씀을 올려주셔서 실컷 울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패너똘스또이님의 댓글

패너똘스또이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참,  나, 이런 세상에,  아직 살아있습니다!
쑥스럽네,, 허어 참.
........
 

예, 독일유학은 오히려 형벌(혹은 천형=하늘의형벌)이라고 하는 어느 유학동기생의 말이
자꾸 떠오릅니다.

90년대 유학생들을 마지막으로 해서, 한국에 돌아온 사람들 가운데,
제대로 취직하는 사람숫자도 크게 줄어들었지요.

물론, 독일유학생 출신가운데,
실용적으로 취업쪽이건, 아니면 학문쪽이건
어느 한쪽에서도 최고의 경지에 오른 사람 거의 없으니, 본인들의 책임도 있지요.
어차피 이 세상은 최고아니면 소용이 적지 않나요?


독일유학출신이란 점에서 저도 이 범주에 듦니다.
죽지않을바엔 뭔가 이제 살길을 찾아야 하는데,,, 김기덕이 새삼 독창적이란 생각이 드네요.

남의 흉내를 안 내고 나만의 인생을 산다는 것은
어쩌면 혹독한 운명일지도 모르고, 역시 역시 상당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듯 합니다.

지금 한국방송공사(케이비에스) 수요기획에서 보는 김기덕에게서
이런 드문 용기가 보입니다.

그런데,
나의 지난 20여년간의 "환상적인(?)" 용기는 다 어디로 사라졌나?
하늘에 계신 나의 모친, 나의 어머니여, 나에게 다시한번 용기를 주소서.


패너똘스또이님의 댓글

패너똘스또이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인생은 혼자왔다 혼자가는 거라고 믿지만(믿었지만), 꼭 그런것만도 또 아니지요?

여기 관심을 보여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힘을 보내주신 분들께 고맙단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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