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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시소설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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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fatamorgan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3,186회 작성일 11-06-29 10:31

본문

동상
 
빛 바랜 오래된 신문처럼
모두 울먹이던 그날의 기억도
그렇게 빛이 바랜다
 
세월은 빠르게 흘렀고
그토록 우러르던 그
역사의 죄인 살인자의 망령으로
제 모습을 드러냈고
 
울먹거리던 그날의 마음도
그렇게 빛이 바랜다
 
정의 역사 인권 모두 옳은 줄 알면서도
아직도 야속한 마음 감출 수 없다
되돌릴 수 없는 것을 되돌릴 수 있을까
바로잡을 수 없는 것을 바로 잡을 수 있을까
정의로운 줄 믿었던 그 시간 속에서 함께 흘러 보았나
 
알고 있다 지금 세워지는 이 동상
누군가에게 이용 당하는 일이며 결국
많은 이에게 부끄러움과 악의 상징으로
남아지리라는 것을
 
빛 바랜 시간과 운명에 던져지는 우리
잘못임을 알면서도 저지르는 이 잘못
우리는 어디까지 용서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어디까지 용서받을 수 있을까
 
지금 빛 바랜 기억에 옷을 입히며
벌써 무너져 내린 동상을 상상한다
 
동상이 무너진 뒤에도 그러나
언젠가 빛 바랠 평가와 해석들
저마다 제가 옳다 소리 지른다
 
fatamorgana 29.06.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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