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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설 그해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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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amorgan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3-18 11:37 조회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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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봄

그해 봄
대지진과 해일
원전 사고와 전쟁
배고픔과 죽음과 추위와 슬픔과
목마름과 어두움과 아픔과 두려움이
한꺼번에 우리를 찾아왔습니다

믿고 싶지 않았던 일들이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꿈틀대고 있었습니다

기실 전혀 짐작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조짐은 얼마든지 있었습니다
그저 이기심과 욕심에 취해
도무지 믿지 않았을 뿐입니다

우리가 지금껏 부풀려온 욕심은 어떻게든
끝없이 채워질 줄만 알았습니다

결국 우리가
세상을 이토록 병들게 하였고
세상은 그 아픔 고스란히 우리에게
뱉어 놓습니다 이제 우리가 병들게 한 세상이
우리를 병들게 할 차례였습니다

잠을 설친 새벽녘
하얀 눈이 뒤덮은 잿더미 위에
욕심과 이기심을 모르는
꽃 한 송이 피어나는 꿈을 꿉니다

18.03.2011 fatamorg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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