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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유학일기 유학일기 첫번째

페이지 정보

작성자 Kristall이름으로 검색 댓글 2건 조회 7,485회 작성일 02-09-28 00:10

본문

매일 들어와 라이브유학일기를 읽으며, 어쩜 나랑 이렇게 똑같을 수가 있을까 감동받으면서 용기아닌 용기를 얻어가곤 했지요. 그리고 오늘 저도 용기를 내서 제 이야기도 몇자 적을까 합니다.

전 이제 여기 온지 6개월하고 9일째됩니다. 그래도 꽤 되었지요, 처음 삼개월은 마치 3년처럼 길게만 느껴지더니 삼개월이 지나고  나니 역시 이곳 시간에도 조금씩 속도가 붙기 시작하는 것 같군요. 다들 6개월이 지나면서부터는 조금씩 귀가 트이기 시작한다고 하던데 여전히 전 처음 도착하던 그때 그대로입니다. 말도 물론 못하지만 뭐가 들려야 떠듬떠듬 대답이라도 할텐데 들리지를 않으니 대답도 못하고, 이러저래 장님에 벙어리 신세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어학수업은 다녀서 이제 명색이 Mittelstufe 2/b까지 마쳤건만 말하는건 Grundstufe때나 똑같은 것 같네요. 수업에 가면 그저 꿀먹은 벙어리마냥 다른 애들 말하는거 구경만 하다가 문법문제 나오면 간신히 한두문장 읽으며 대답이나 하고,  3시간 내내 한두문장 말하고 죽고싶은 맘으로 학원 문을 나오는게 한두번이 아니죠. 그때마다 내일부턴 나도 열심히 나서서 말해보리라 다짐해보지만 그게 어디 맘대로 됩니까...

한번은 학원 근처 벽에 붙은 Privat 광고를 보고 개인교습으로 받아보면 말하는게 조금 나아질까 메일과 전화로 약속을 잡고 그 집을 찾아갔었었죠. 특히 가격이 싼게 유난히 맘에 들더라구요. 전화목소리도 그다지 나쁘지 않았구요. 감기에 걸렸는지 조금 자주 헛기침을 하긴 했지만 아줌마(?)로 여겨지는 목소리 인상이 그다지 나쁘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초인종을 누르고 문이 열리길 기다리니 왠 남자가 문을 열고 반갑게 아는척을 하더군요. 아줌마 동생인가보다 생각하고 나 역시 인사를 하고 들어가려는데 뭔가 이상하네요... 그 남자의 목소리가 전화목소리와 유난히 비슷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심상치않은 제스쳐와 걸음걸이, 그리고 헛기침....

말로만 듣던 Gay더군요. 유난히 자주 하던 헛기침은 감기걸린 때문이 아니라 목소리를 예쁘게 내려는 헛기침이었고,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는 모양과 손과 힙을 살랑살랑 흔들며 방안을 걸어다니는 모습이 영낙없는 여자더군요. 한 문장 말하는 중간에 'uhm~,  uhm~'이 최소한 두세번은 들어갔고, 길지도 않는 머리, 연신 귀 뒤로 넘기며 말하는 모양이 여자보다 더한 여자였습니다.

물론 전 동성연애자에 대해 나쁜 인상이나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니였지만 왠지 그 사람과 마주대하고 있으려니 내가 이상해지는 것 같더군요. 표정을 어떻게 지어야되는지도 모르겠고... 결국 내내 어색한 웃음만 나누다가 다시 연락하겠다는 말만 하고 도망치듯 나왔습니다. 나오면서 보니 온 벽에 Gay 축제사진과 그리고 이상한 해골바가지 그림, 얼굴에 이상한 페인트 칠한 괴기스런 사람들 사진만 잔뜩 붙여져 있더군요.... 나와서 생각하니 참 별일도 다 겪는다 싶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이었던것 그 사람이 여자(?)였기 다행이지 만약 남자인 여자였다면 어땠을까요(참고로 전 여잡니다)?

결국 그뒤로 전 다시 학원만 열심히 다녔습니다. 다른 애들 말하는거 옆에서 구경이나 하면서... 원래가 말이 없는 데다가 남의 나라에 와 있으니 요즘엔 말수가 더 없어진듯 합니다.  그래도 자꾸자꾸 말을 해봐야 말이 는다는데 걱정이군요. 제가 아는 한 친구는 Grund1만 마쳤는데도 외국애들과 아주 말 잘하고, 친구도 많습니다. 그 친구가 하는 독일어 뭐 간단하지요, '안녕, 잘 지냈어?, 이거 뭐야, 뭐 공부해? 아버지 직업은 뭐야? 형제는 몇이야?' 뭐 이런 내용들이죠. 물론 나도 그 정도는 할 수 있지만 '아버지 직업이 뭐야?' 이런걸 뭘 물어보나, 하는 생각에 그저 입꼭 다물고 지내지요. 하지만 그 친구는 Grund1에서 배운 그 문장들을 정말 최대로 이용하더군요. 정말 옆에서보면 문장 몇 가지 안되는거 가지고도 저렇게 잘 살 수(?) 있는거구나 혀를 내두리게 됩니다. 여기선 그렇게 살아야되는건데 전 아무래도 바보같은 것 같습니다.

(계속)

  


  
추천4

댓글목록

Han in MZ님의 댓글

Han in MZ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조금씩 조금씩 힘내세요... 그리고 저도 말이 작아지는데.... 요즘엔 엉터리라도 막합니다. 독일어도요.. 하스트 두 아니넨 쿠겔슈라이번? 뭐 이렇게.. 나도 있는데..ㅠㅠ

아이디만든 부엉이님의 댓글

아이디만든 부엉이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말을 잘 못하지만... 제가 연습하는 팁을 알려드릴께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서...
1. 교재에 있는 Redemittel을 최대한 활용한다...
Redemittel을 가지고 머리속으로 대화를 상상해 보세요...
z.B
A : $%@#$%@#^@%^#@%^@$^@#$
B : 내 생각은 달라... 그건 부분적으로는 맞을수도 있지만... 부분적으로는 틀릴수도 있지... 아무런 증거도 없이 그렇게 주장하는건 합리적이지가 못한거 같은데...
auf Deutsch : Ich bin anderer Meinung... Teilweise kann es sein, aber teilweise kann es unmögleich sein. Ohne Beweis so zu behaupten, fände ich es nicht vernünftig....

물론 이상의 문장들을 여러가지 형태로 바꿔서 표현할 수 있지만... 일단은 제가 잘 쓰는 말들을 모아본 겁니다... 제가 OA 수업을 들으면서 들었던 이야기중에... 말은 가능한 다양한 표현방법을 통해 하도록 노력하는것이 중요하다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일단은 자주쓰는 표현을 만들어 놓고... 그와 같은 표현을 할 수 있는 것들을 모으는 겁니다... 그리고 나선...물론 다 외워야죠...

말은 해야 늡니다... 저도 Kristall 님과 마찬가지로 수업시간에 거의 말을 안하고 살다시피 했는데... 정말로 Stufe가 올라갈수록 남는게 없어지더군요... 일단 쉬운 표현부터 외우고... 3번이상 사람들이랑 이야기 할 때 써보면... 거의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문장으로 남게 되는 것 같던데... 힘내시구요... 한번 해보세요... ^^

저랑 오신 시기가 비슷한 것 같은데... 너무 걱정마시구요... 은근과 끈기의 한국인의 저력을 한번 보여주시죠... 저도 이쪽에서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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