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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설 사랑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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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amorgan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1-07 00:01 조회4,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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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번역


어리석은 나
진정 그녀가 누구인지 모르면서도
그녀의 바닥없음을
아주 어렴풋이만 느끼면서도
그래서 도무지 그녀를
해석할 수 없으면서도

그녀를 나의 말로
쉽게 번역해 놓습니다
올바른 해석이 없는 번역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알면서도

세월과 곳 삶과 죽음
기억과 망각이 두렵지 않은
반듯한 이마를 가진 그녀

오늘밤 나는
그녀의 품에 안긴 채
그녀를 품에 안은 채
그녀를 사랑이라
번역해 놓고 잠에 듭니다


06.11.2010 fatamorg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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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haki님의 댓글

haki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IMG src="http://www.berlinreport.com/skin/board/mw.basic/mw.geditor/icons/empty.gif"><BR><IMG src="http://www.berlinreport.com/skin/board/mw.basic/mw.geditor/icons/empty.gif"><BR><BR><IMG src="http://www.berlinreport.com/data/geditor/1011/1471163045_0deba9c0_DSCF2874-2.jpg"><BR><BR><BR>사랑이라는 놈은&nbsp;오른쪽 미움이라는 녀석은&nbsp;왼쪽에서 잠을&nbsp;못&nbsp;이루네요.<BR><BR><BR>


fatamorgana님의 댓글

fatamorgan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정말 예쁜 사진 올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haki 님.<BR>이 예쁜 장미에게도&nbsp;날카로운 가시가 나 있었겠지요?<BR><BR>좋은 주말 저녁 보내시길 빕니다.


Bora님의 댓글

Bor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P>그래도..그것이 사랑의 번역이 아니고, 사랑의 해석이 아니고, 사랑의 언저리가 아닌 '사랑' 그 자체인 이유는, 같이 잠을 자기 때문일 겁니다. 욕구로서의 잠뿐 만 아닌&nbsp;휴식으로서의 잠. 그걸 같이 나누는 사람이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죠. 그래서 누구와 같이 잠을 잔다는 것은&nbsp;쉽게 요구할 수도 없고, 쉽게 내어줄 수도 없는&nbsp;마음 안쪽의 가장 깊숙한&nbsp;자리가 아닌가 싶어요.&nbsp;<BR><BR>사랑이라는 추상성이 일상의 구체성 속에서 발현되는 가장 선명한 자리. 당신과의 깊은 잠.<BR>이라고&nbsp;어줍잖이 저는 번역해 봅니다. </P>


fatamorgana님의 댓글

fatamorgan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P>글쎄요. 사랑이 처음부터 추상성이었을까요. 실은 가장 구체적이고 선명한 삶의 부분이었는 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것을 짧은 말과 생각으로 '추상성' 속에 가두어 버린 것은 우리네 사람들이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BR><BR>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것이 그저 사랑을 살아가는 일일텐데, 안타깝게도&nbsp;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영화 속, 노래가사 속 이미지 정도로&nbsp;가두어 놓고, 남들과 사랑하며 살기보다, 남들보다 '더 잘 살기 위해' 원래 사랑이 무엇이었는지 생각 조차 하려 들지 않습니다.<BR><BR>내가 사랑이라 부르는 것을 나의 사랑으로 번역하는 일이 사랑에 대한 해석보다 먼저인 까닭은,&nbsp;그것이 살아야 하는 무엇이지, 배우고 분석하여 알&nbsp;수 있는 무엇이 아니기 때문입니다.<BR><BR>'당신과의 깊은 잠'이라는 번역도 아주 마음에 듭니다. 부족한 글 읽어 주시고 함께 생각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Bora 님. 좋은 저녁 시간 보내세요.</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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