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동포 미디어 베를린리포트

Home > [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목록

시소설 문어의 선택

페이지 정보

fatamorgan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7-09 14:00 조회5,108

본문

문어의 선택


내가 사는 곳은
검푸르고 드넓은 바다가 아닙니다
바다의 생명이라 불리우는
작은 콘크리트의 인공 구조물입니다

내가 태어난 지 두 해는
족히 지난 것 같습니다
올 여름 사람들은
나에게 자꾸 이상한 선택을 하라 합니다
유리함 속에 나를 가두고
내가 어떤 조개를 먹는지 지켜봅니다

돌이켜보면 삶은 그냥
선택의 연속일지도 모릅니다
내 앞에서 웃고 울며 박수치고 삿대질하며
내게 눈부신 카메라들을 들이대는 저들의 삶도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그들도
서로를 삶의 틀에 가두고 서로 어떤 조개를 먹는지 지켜 봅니다

비록 내가 그들의 언어를 알지 못해도
비록 그들이 나의 언어를 알지 못해도

우리의 삶의 무게와 한계는
비슷한 것을 알겠습니다
아 나는 이제 몇 달 뒤
바다의 생명 속에서 검푸른
죽음을 맞이하렵니다

추천 1
베를린리포트
목록

댓글목록

왕토깽이님의 댓글

왕토깽이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P>그러게요... 벌써 이름도 유명해진 Paul이란 문어는 그저 좀 더 신선해 보이는 홍합을 까먹었을 뿐이었겠지요... </P>


내토끼님의 댓글

내토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어제 오늘 라디오를 계속 틀어놓고 있었는데 파울의 이야기가 자주 나오더라구요.<br>레쳅트가 어쩌니 저쩌니...스페인쪽 홍합이 더 신선했나 봅니다. ^^<br><br>스페인은 파울의 선택에 합당한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었을 뿐이고~<br><br>남편은 독일이 진게 독일을 응원안한 제 탓이라고 하지만<br>그 순간 전 파울때문이다, 그리고 너의 독일의 승리를 기원하는 마음이 나의 스페인에 대한 그것보다 크지 않았을 뿐이다........<br><br>이제 파울에게 검푸른 바다로의 자유를!!<br><br><br>PS: 사물 생물할 것 없이 남다른 시선으로&nbsp; 따뜻한 언어로 글을 써주셔서 많이 배웁니다. ^^<br><br><br>


fatamorgana님의 댓글

fatamorgan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안녕하세요, 왕토깽이님, 내토끼님.<BR>이 문어는 실제로 두 살 반 쯤이고 동종의 문어들은 보통 3년 정도면 수명을 다한다고 합니다. 자연의 시선이라는 것도 결국 사람들이 꾸며놓은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따금&nbsp;우리가 이름붙이고 이용하고 괴롭히고&nbsp;조롱하는&nbsp;대상들의 입장에서도 세상과 나를 바라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람들 사이에서도 그리하지(상대의 입장에서 바라보기)&nbsp;못하니 답답한 노릇입니다.<BR><BR>오늘밤은 정말 무더워 마치 한국에 있는 느낌입니다. 모두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빕니다.


목로주점님의 댓글

목로주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저도 정말 너무 더워 꼭 한국의 여름 밤 같다고 생각하는 중입니다.<BR><BR>이런 밤은 마루에 대자리 깔아놓고 그 위에 모기장 친 후 모시 이불 덮고 자야하는데..


fatamorgana님의 댓글

fatamorgan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목로주점님. 안녕하세요.<BR>김홍도님 그림 속에 들어가 한 사발 얻어 먹고 나왔으면 좋겠습니다.<BR>오늘도 어제 못지 않게 더운 날이었습니다. 주위가 시끄러운 걸 보니, 방금 독일이 축구에서 이긴 모양입니다.


미미모나님의 댓글

미미모나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br>아~~~ 이 시가 그 문어얘기였군요... 전 신기루님이 신기루를 보셨나.... 했지요..ㅋㅋ<br><br>저도 오늘 티비에서 그 문어 봤어요.. 나참....여긴 문어가 점장이네요..ㅎㅎ<br>


fatamorgana님의 댓글

fatamorgan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안녕하세요 미미모나님.<BR>듣자하니 스페인 사업가들이&nbsp;행사 마스코트용으로 이 문어를 3만유로에 산다고 했다더군요. 그냥&nbsp;이곳 씨라이프에&nbsp;남아있으면 보러 갈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수명도 얼마 남지 않은 문어를 자꾸 이리저리 끌고 다녀서야... 동물보호단체들도 벌써부터 신경쓰고 있는 모양입니다.


Home > [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목록

게시물 검색


약관 | 사용규칙 | 계좌
메뉴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