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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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fatamorgan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5,407회 작성일 10-04-25 00:33본문
나
나는 대체 누구죠
거울 속의 내가
지금 나에게 묻는다
당신의 그 하얀 손끝에 붉은 피가 묻어 있다고
당신의 그 여유있는 웃음에 오만과 위선이 가득하다고
당신의 몸과 마음에서 온갖 더러운 냄새가 풍긴다고
거울 속의 나는 나에게 말한다
아니 결코 그렇지 않다
나는 거울 속의 나에게 되물어 고함 지른다
너는 누구냐고 네가 무엇을 알고 있느냐고
쓸데없는 말을 했다가는 조치를 취하겠노라고 그러나
거울 속의 나와
거울 밖의 나는
기실 모두 알고 있다
젊은 날 굳게 맹세하였던
알량한 신념과 정의 따위가
처음부터 나의 존엄한 욕심들 앞에서
얼마나 하찮은 것이었는지 그러나
나는 끝까지 외면한다
나의 오만과 위선과 욕심이
얼마나 많은 삶을 불행하게 하고 있는지
거울 속의 나에게 속삭인다
너도 다 알고 있지 않느냐고
세상은 원래 삐딱한 것이라고
세상에는 밟히는 놈 밟는 놈이 있다고
24.04.2010 fatamorg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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