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설 언년이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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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fatamorgan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5,681회 작성일 10-03-25 08:54본문
언년이의 기억
저의 어릴적 이름은 언년이 였습니다
동네 다른 아이들 만침 곰보얼굴이었고
소헥교도 다녔습니다
언문을 깨칠 무렵
시집을 왔습니다
제 나이 열여섯
분홍저고리 열다섯 꼬멩이 신랑
헥교 댕겨 오께유 숟가락 팽개치며
밥상을 뛰어 넘으면
허허 나무라시는 시어른들과
저의 입가엔 사랑이 그득합니다
신랑이 철이 들어
글깨나 할 줄 알고
밖에서 재물도 벌어옵니다
곳간에 쌓이는 감쥴이며 쌀이며 괴기며
못난 이 잘난 이 싫은 이 좋은 이 가리지 않고
골고루 퍼줍니다 나눌 수 있어 행복합니다
자식들 몇몇은 어려서 병으로 죽고
우물가에서 혼자 아이를 낳은 적도 있습니다
어느 새 자식들은 자기 자식들의 에미 애비가 되고
분홍저고리 신랑도 나를 남겨두고
먼 곳으로 먼저 돌아갑니다
슬픔은 날선 긴 칼 모냥 오래 아픕니다
만남 사랑 행복 헤어짐 슬픔
이 몸도 땅 속에 묻힌 지 스무 해
아 나의 삶은 짧아도
그에 대한 기억은 그렇지 않은 모양입니다
25.03.2010 Fatamorgana
* 관리자님에 따르면 엊그제 게시판 작업으로 이 글의 원글이 사라졌습니다. 그 덕분에 언년이의 기억을 다시 기억하여 고쳐 쓸 기회를 얻었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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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자유로니님의 댓글
자유로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P>제가 야단을 맞아야 하는데 되려 고맙다시네요. 고맙습니다^^</P>
fatamorgana님의 댓글
fatamorgan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야단이라니 당치 않은 말씀을 하시네요. ^^<BR>자유로니 님. 좋은 주말 보내시길 빕니다. 봄비가 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