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리 > [비어가르텐] 친목·비영리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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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팬교주2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921회 작성일 11-03-2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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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 논리가 있어야 한다는 건 다들 아시죠. 학교 때, 그 공부도 꽤나 했습니다. 그 덕에, 언젠가 외국인과 15쪽 짜리 영문 계약서를 작성하며 그쪽 변호사와 하나하나 따지다가, 법 전공했느냐, 변호사냐? 소리도 들어봤습니다.

스스로도 평생 Be reasonable!이라는 말을 언제나 명심하며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해도, 언제나 합리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자기 잘못 인정하는 건, 아마 세상에서 제일일 거라고 믿습니다. 내가 잘못했다? 그럼 두말없이 즉시 인정하는 편입니다.

애들하고도 자주 얘길 합니다. 애들도 애비를 닮아서인지, 서로 논박을 할 때가 많습니다.

근데, 제가 친구녀석에게 사기를 당할 때였습니다. 도대체 논리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겁니다. 왜냐하면, 고등학교 동창이란 놈이, 신용불량으로 파산을 했던 놈인데, 그놈 도와주려고 나름 큰 돈을 투자해서 사업부를 만들었거든요. 우리 경리직원이 제게 뭔가 의구심을 제기할 때, 제가 했던 답변이 그거였습니다. 에이, 그거 논리적으로 말이 안돼. 걔가 나 아니면, 그리고 지금이 아니면, 평생 기회가 없을 놈인데 설마 사기를 치겠어? 걱정하지마.

근데, 걔가 사기를 쳤어요. 상당히 큰 금액입니다. 걔는 어케 되었느냐구요? 서울역에서 노숙자를 한다고 합니다. 지가 죽을 길로 간 거죠. 사기친 돈은 어쨌느냐... 전부 도박으로 날렸습니다.

도대체 이해가 안 갔어요. 이게 말이 돼? 지 살아보라고 도와줬는데, 왜 사기를 쳐? 글구 왜 도박으로 날려? 그래서 지가 좋은 게 뭐야? 사람이 설마 저렇게 죽을 길로 간다는 게 말이 돼?

요새 와서야 이해가 됩니다. 논리적으로는 말이 안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제가 너무 이치로만 세상을 보고, 사람을 판단한 겁니다.

그래서 요새는 다시 생각합니다. 논리가 필요한 것이 아니고, 행리가 필요한 것이구나. 말의 이치가 필요한 것이 아니고, 행동의 이치가 필요한 것이구나. 뻔히 죽을 일도 하는 것이 사람이구나.-말이 안되는 듯 하지만, 실제로 제가 나중에 보니, 여럿 봤습니다.

행동의 이치. 행리. 제 말이 논리에 맞느냐 라는 것도 꽤나 중요합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내 행동이 이치에 맞느냐도 한번씩 따져봐야 할 듯 합니다. 아니, 더 자주 따져야죠.

말끝마다, 논리를 따져 보세요. 그러나, 행리는, 행동하기 전에 더욱 자주 따져보세요. 이 행동이, 맞는 행동 맞아? 라구요. 분명한 것은, 행리는 행동하시기 전에 따지셔야 한다는 것. 행동 후에 하시면 늦습니다. 논리는 좀 있다 따져도 되지만요.

추천3

댓글목록

세계로가는기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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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1-03-28 05:52

행리 제가 이 댓글을 쓰는 행위의 이치는? ............ 아무생각없음인데 이를 어쩌죠....ㅋㅋ

목로주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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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1-03-28 20:44

행동하기 전에 따지긴 뭘 따져요. 그게 그거구먼! 그저 행동할 때는 양심의 소리를 들으며 하면 됩니다. 이치에 안맞아도 덮어줘야 할 땐 지, 대충 눈감아 주고 가만히 있으면 안되는  때인지, 양심이란 놈이 다 시의적절하게 알려줍니다.

rhei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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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1-03-29 12:40

바라보는 자식들이 있으면, 출근하여 함께 일하는 동료가 있으면 살아가는 일상이 다 고만고만해집니다. 주말 하루 늘어지게 자는 것 외엔 크게 비논리적일 이유도 계기도 없습니다. 친구분 이야기는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 혜안도 없이 일과 돈을 내 맡기신 펜님도,친구분과 마찬가지로 논리적으로 이해 안되는 행위를 하셨네요. 간접교훈 얻어 갑니다.

예스마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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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1-03-30 09:08

글쎄, 행리나 논리나 같은거 아닐까요? 행동하기전에 논리적으로 생각해서 한다면 행리가 맞게 되는것이구요... 보통 저 사람 논리적이야 하는게 꼭 말끝마다가 논리적인게 아니라, 무슨 일이 있을때 그걸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논리적으로 해결해갈때도 논리적이라고 하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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